겨울 선물

보리수 그늘

2009-05-26     관리자

  「아저씨 저쪽으로 가셔서 줄 좀 서주시겠어요?」   

   「아주머니, 여기로 건느시면 위험해요, 육교로 건너가세요.」 

   「운전수 아저씨, 여기는 택시 승차장이예요, 여기에 차를 주차히시면 안됩니다.」 

  이것이 내가 매일 하루 4시간씩 하는 교통질서 아르바이트에서 하는 말이다.

  대학에 들어와서 한번도 아르바이트를 못해 본 나는 3학년이 되면 서 이번에야말로 학교에 부직 신청을 해서 꼭 알바이트를 해야겠다고 굳게 다짐을 하고서 광고가 붙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그렇고 부직신청을 하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은 것은, 우리 학교는 부직 신청자가 많기 때문에 새벽에 가야 하는데 늦잠을 잘자는 나는 아직 한 번도 신청을 못해 본 것이다.

   드디어 선청 날짜가 공고되고 일찍 일어나야지 하면서 잠을 잤는데 그날도 역시 늦잠을 잣으니... 허둥지둥 뛰어 갔으나 나의 번호는 918번이었다.  운이 좋아야만 겨울방학때나 내 차례가 돌아올 것이고 그렇지 안으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기대하지도 않았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아르바이트가 연락이 온 것이다.  그리고 교통질서라는 것이 더 기뻤다.  그것은 교통질서는 아침에 2시간, 저녁에 2시간 하기때문에 그렇게 시간은 많이 뺏기지 않고 일도 별로 힘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내 생각이 잘못 되었음을 느꼈다.  별로 힘들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처음 해보는 나에겐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특히 겨울이라 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고 눈물이 날 정도의 추위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학생, 여기서 뭐해?  공부나 하지 왜 이런데서 떨고 서있어?」 라고 말하는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  앞의 차 때문에 빠져 나갈 수가 없다고 투덜거리면서 일하려면 좀 똑바로 하라고 야단치는 택시 운전수 아저씨.  차를 주차하지 못하게 했다고 온갖 욕을 펍으면서 차를 모는 운전수 아저씨.  줄 서달라고 얘기했다고 흪겨보는 아가씨.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 속에서 공손하게 말해야 하고 또 처벌이 목적이 아닌 선도가 목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에 울고 싶은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꼭 불친절한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엇다.

  수고한다고 말해 주는 아저씨.  아가무렇게나 서 있다가도 내가 다가가면 말도 꺼내기 전에 줄을 서는 사람들, 주차하지 말라는 말에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차를 모는 기사 아저씨.  특히 옆의 군고구마 아저씨 께서는 수고한다면서 우리가 들어 갈 때는 꼭 우리들 숫자만큼의 군고구마를 주시곤 하셨다.  파출소로 들어가면 수고했다면서 커피를 시켜주시는 소장님.  추운 날씨에 어떻게 서있겠느냐면서 걱정해 주시는 순경 아저씨들, 모두 우리들에게 훈훈한 인정을 느끼게 해 주신 분드이었다.

  비록 15일간의 짧은 아르바이트기간이었지마는 나는 그동안에 너무나 많은 경험을 한 것같은 느낌이다.

  사회생활이라는 것. 잘못을 저질렀을대는 항상 따끔한 질책이 따른다는 사실.  또한 사람들의 마음은 항상 따뜻하다는 것...

  이러한 겨울 아르바이트가 준 선물은 평생을 간직할 만한 가치있는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佛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