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곤의 음악과 건강1

지상강연 4

2007-05-01     관리자


노래를 통해 즐거움과 건강을 주라하시던 광덕 스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저는 ‘송학사’를 부른 가수 김태곤입니다. 아, 제가 90년대 초엔가 저 자리(합창단석 바로 앞쪽을 가리킴)에 있었습니다. 그때 박범훈 현 중앙대 총장님께서 광덕 큰스님의 염원이신 ‘보현행원품’을 작곡하신 다음에 여기서 공연을 하셨어요. 제가 동국대에서 석사학위 받을 때 박 총장님이 논문 심사위원장이셨는데, 진작부터 존경했기에 ‘보현행원품’을 듣고 싶어서 왔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다시 오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광덕 큰스님을 친견했을 때, 차를 주시면서 특별한 말씀을 해주셨어요.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미소를 띠시면서, “대중가수로서 참 이렇게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니까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노래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한테 즐거움뿐만 아니라 건강함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음악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보현행원품’에 많은 염원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크신 말씀이 과연 오늘 저한테 살아 있는가 다시 추스르게 됩니다. 여러분과 건강한 모습으로 이렇게 미소로써 다시 뵙게 되니, 정말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범패가 너무 좋아 출가하고 싶었다
오늘 강연하러 오면서 참으로 불광과 인연이 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5년 전인가, 제가 범패를 대중화하겠다고 하니까 월간 불광 기자님이 그게 가능하느냐고 물었어요. 물론 가능하다고 했지요. 그 후 신촌의 삼각산 봉원사에 있는 범음대학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마침 박범훈 총장님이 수업을 같이 받자고 해서 간 김에 공부를 시작했고, 3년 만에 범음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그때 범패도 하고 작법무도 하고 바라무도 배웠지요.
물론 그 전부터 봉원사 송암 스님(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을 친견하면서 한 20여 년간 영산재 할 때마다 촬영과 녹음을 하는 등 제 나름대로 연구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하고나서 보니까 웬만한 가요가 귀에 안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범패로 논문도 쓰고 범패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그런데 범패가 불교의식음악인데,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계속 느꼈습니다. 하면 할수록 건강을 책임지는 음악이라는 판단이 드는 겁니다.
얼마나 범패가 좋았으면 제가 출가할 생각까지 했겠습니까? 다른 스님들은 다 출가를 반기시는데 정작 은사스님이신 송암 스님께선 출가 의향을 들으시고는, “한 삼사 년 있다가 대답해줄게.”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답도 안 해주시고 입적(高僧의 죽음)하셔서 지금까지도 머리를 못 깎고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출가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형 아우 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는 가수 설운도 씨가 “송암 스님이 대답 안 해주신 것은 가수 활동을 하면서 범패를 알리는 것이 더 좋겠다는 뜻일 겁니다.”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면서 “맞다, 그렇겠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그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범패에 푹 빠져 사니까 가수 설운도 씨가 걱정을 하는 겁니다. 자꾸 학문적으로만 깊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걱정하며 얼마 전에 ‘대박 났네’라는 신곡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운도야! ‘대박 났네’를 작곡해줘서 고맙다. 대박 났네 대박 났네 부르다 보니 정말 대박 나는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고, 모든 사람이 대박 나서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항상 노래하고 있습니다.

10년도 더 젊어 보이는 비결
저는 가수이지만, 음악이 건강에 좋다는 것 때문에 강연을 많이 합니다. 사찰에서도 공연만큼 강연도 많이 합니다. 2007년 신년 첫 번째 강연이라 목이 좀 잠겼지만, 불교적이면서도 열정적인 강연을 좀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먼저 범패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범패를 해보면 복식호흡이나 복식 역호흡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생명은 호흡함에 달려 있다’는 부처님 말씀대로, 참으로 이 소리, 범패 소리가 좋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고 보면 사찰에서 접하는 모든 소리가 다 정신건강, 육체건강에 좋습니다.
범종을 가까이 하게 되면, 불경에도 나와 있듯이 번뇌 망상이 사라집니다. 절에서 새벽과 저녁에, 중요한 행사 때, 또 신년 전후로 타종을 하는 이유가, 범종 앞에 있으면 마음이 그지없이 편안해지기 때문입니다. “왜 편안해 질까요?” 오늘 그 비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범종에서 나오는 저주파가 몸을 마사지해줘 건강증진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범종에서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저주파가 나와 우리의 심신이 편안해지고, 종소리를 들으며 무념무상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저주파 얘기를 하니 생각납니다. 불교경전에도 코끼리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부처님의 어머니이신 마야 부인께서 부처님을 잉태하실 때 여섯 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 꿈을 꾸셨다고 하고, 보현보살께서 코끼리를 타고 다니시는 등 코끼리는 불교에서 상서로운 동물로 손꼽는데, 코끼리가 저주파를 많이 내고, 그것이 십여 킬로를 간답니다.
그럼 악기 중에서 저주파를 많이 내는 것은 무엇일까요? 예로부터 선비들도 심신 수양할 때 악기를 쓰곤 했답니다. 이건 피리고, 저건 대금인데, 특히 백 가지 악기 중에서 최고라는 거문고를 즐겼답니다. 이렇듯 악기도 중요하지만 음악을 가까이하면 저처럼 피부가 좋아집니다. 그것 때문에 제가 오늘 강연하러 온 것입니다. 10분 마이크 잡고 두세 곡 노래 부르면 저도 편하고 여러분도 흥겨우신데, 한 시간이 넘도록 목 아프게 강연하는 이유가 그 비결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자, 여러분 눈을 감아보세요. 제가 저주파 소리를 내어 드리면서, 여러분을 그지없이 편안하게 해드리겠습니다. 마음의 귀로 소리를 한번 들어 보십시오. 우리 불자님들은 마음의 눈, 마음의 귀가 열려있기 때문에 참 행복하십니다. 자 이제부터 범패를 하겠습니다.

1. 싱잉 보울(그릇 악기) 연주 : 음악이 흐른다.
2. 대금 연주 (왼손으로 대금을 잡고 불며 오른손으로 싱잉 보울 연주)
3. 범패(범패 곡이 흐른다)
4. 새소리 낸다 우우, 입으로 악기 분다, 대금 분다, 이어지는 새소리
5. 송학사 노래 (산모퉁이 바로 돌아 송학사 있거늘/ 무얼 그리…

(청중 박수), 감사합니다! 아니, 눈 뜨고 계셨어요? 눈 안 감으셨어요? 저는 제가 눈 감아서 다 감으신 줄 알았어요. 요즘 제가 일반 공연무대에서도 이렇게 합니다. KBS TV 쇼 7080에서도 두 번이나 이렇게 하는 등 라디오와 TV에서 많이 했습니다.
여러분 대금을 불면 참 좋아요. 왜냐하면 대금이 오우가에도 등장할 만큼 꼿꼿하게 지조 있으면서도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대금한테 많이 배웁니다. 일단 속이 비었잖아요. 무릇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는 속이 다 비어 있습니다. 이 그릇도 속을 비웠습니다. 중앙아시아에서 많이 쓰는 싱잉 보울이라는 그릇악기인데, 소리 괜찮았습니까? 제가 이렇게 강연을 하고나서, 끝나고 나면 사람들이 이 그릇 사겠다고 어디서 살 수 있냐고 묻습니다. 마치 촛불 한 자루 켜 놓은 것처럼 마음이 참 편안해지지요.
이 그릇악기를 대금하고 같이 연주한 이유를 아시겠어요? 이 그릇악기 소리를 한번 들어보세요. 여러분께서 살면서 놓친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드리려고 하는 거예요. (그릇 악기로 심오한 소리 낸다) 어떠세요? 음파가 물결치듯 퍼지지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들으면 마음이 넓어집니다. 인식의 확장이 이뤄져요. 풍부한 음을 많이 들으면 정서가 풍부해진다는 겁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