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교육의 기본이념과 과제

특집/한국 불교, 무엇을 할 것인가?

2009-05-22     관리자

 넓은 의미의 교육이란 사람다운 사람이 되도록 하는 모든 작용을 말한다. 이때 『사람다운 사람』은 이상적인 인간을 가리킨다.

  불교의 이상적 인간은 궁극적으로 부처님이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통해 주체적으로 지혜와 자비를 실현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불교의 교육은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주체적으로 지혜와 자비를 실현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불교의 교육은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지혜의 밝음과 자비의 따뜻함을 구현하는 부처님이 되도록 일깨우고 자극하며 돕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다.

  이러한 이념을 바탕으로 자기 교육에 매진하면서 민중의 교육에 헌신하는 사람을 대승불교에서는 보살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현실생활에 있어서의 불교의 이상적 인간생활 즉, 불교의 현실적 교육이념은 보살도(菩薩道)의 구현이라고 하겠다. 다시 말해, 부처님이 된다는 불교교육의 최종목적은 보살도의 실현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에 있어서 교육이념은 교육의 방향을 지시하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지만 그 이념으로는 교육을 의도적으로 계획하여 구체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이 계획과 추진의 구체성이 결여될 때 아무리 고상한 교육이념이라도 그것은 추상적 관념에 불과하게 된다. 따라서 현대의 이상적인 불교적 인간성, 다시 말해 현대의 보살상이 구체적으로 이해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보살로 교육하기 위하여 무엇을 알게 하고 습관화 시켜야 할 것인가가 명료하지 못하게 되어 실효성 있는 의도적 교육을 구체적으로 할 수 없게 된다.

  고대에 원효대사는 화쟁(和諍)의 이념을 불교에서 찾아 한민족의 정신적 통일의 방향을 구체화 했고 그 실현을 위해 민중교화의 사회교육에 뛰어 들었다. 현대의 한용운 선사는 구국제민의 이념을 불교의 자유과 평등사상에서 찾아 독립운동과 승려교육의 개혁에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고 또 그 실천에 앞장섰다. 이는 모두 그 시대의 고뇌와 역사적 과제를 깊히 통찰하고 이의 극복을 위한 보살도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명료하게 파악한 결과라 하겠다.

  현대 한국불교는 교육에 관한 고매한 이념만이 무성할 뿐 그 이념의 구체적 파악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그 교육내용과 방법이 모두 관념적 차원에 머물러 있거나 임기응변적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이는 결국 불교인들이 경전 속의 불교사상은 불교사상대로 따로 이해하고, 이 시대의 고뇌와 과제의 구체적 파악에는 무감각한 데에 큰 원인이 있다 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편견. 전쟁. 자원난. 공해. 인간소외 등의 범세계적 고뇌와 남북분단. 불신풍조. 정치적 사회적 민주주의 구현의 미흡 등의 민족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고뇌와 문제의 극복을 위한 교육에 있어 보살도는 의미 깊은 이념이라 하겠다. 그러나 일보 전진하여 이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과제의 극복을 위한 구체적 인간상과 그 교육내용 및 방법이 보살도에 입각하여 구체성을 띤 형상화를 어떻게 모색하고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이의 대답에는 불교계가 각 방면의 목소리와 전문적 지혜를 수렴(收斂) 하여 불교적 안목에서 통합하고 그것을 다시 과학적으로 조직화하여 실천하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요청된다. 따라서 오늘날 한국불교가 해야 할 첫째 과제는 교육에 관한한, 보살도의 이념을 이시대의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다시 파악하고 그의 실현방안을 실천과학(교육학)으로 조직하여 실시하는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