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의 세계] 육도집경의 구성과 중심사상

*특별기획:六度集經의 世界

2009-05-21     관리자

  [1] 구성(構成)

   본 경은 육도무극경(六度無極經) 혹은 도무극집(度武極集)이라고도 하는 경으로서 육도(六度:육바라밀)의 차제 순서에 의해서 보살행에 관한 인연을 종류에 따라서 갈래를 모은 일종의 본생담(本生譚)이다. 여기서 도무극(度無極)이란 바라밀다(波羅蜜多)를 말하고 줄여서 바라밀이다. 이 경은 9권본도 있다고 하지만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과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 3권 등에는 8권으로 되어 있어서 경록(經錄) 사이에 권의 수는 일정치 않다.

  본래 보살의 인연을 모은 본생담이기 때문에 많이 애독되어진 이 경은 그 구성 내용에 있어서 대략 다음과 같이 짜여져 있다.

  8권본을 대본으로 하여 보면, 단나[布施]바라밀만 3권 26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나머지는 각각 1권씩으로 총 8권이 되며, 시라[戒]바라밀에는 15장, 찬데[忍辱]바라밀에 13장, 비리야[精進]바라밀에 19장, 선나[禪定]바라밀에 9장, 반야[智慧]바라밀에 9장 등 합해서 91장으로 되어 있다.

  각 권의 내용으로는, 먼저 권 제1에는 보살본생(菩薩本生), 살바달왕본생(薩婆達王本生) 등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여래가 보시행을 하는 인(因) 가운데에 어떤 때는 보살로 되고, 어떤 때는 국왕, 빈인(貧人), 재산가(財産家)가 되기도 하면서 굽힘없는 보살행을 닦아서 많은 중생을 구제하는 내용이 전부이다. 다음으로 권 제2는 파야왕(波耶王)의 본생과 파라나왕(波羅奈王), 살화단왕(薩和檀王), 수다나태자(須大拏太子)등의 4본생담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고, 권 제3은 화묵왕(和默王) 본생 등 12가지 본생담이 실려 있어서 보시도무극장(布施度無極章)의 단원을 총 3권 26장으로 종결짓고 있다.

  권 제4는 계도무극장(戒度無極章)으로서 예전에 보살이 청신사(淸信士)로 태어나서 혼탁한 사회에서 참된 보살행으로 불법을 잘 닦아 그 나라의 왕에게 감명을 주어 과거를 회개케 했다는 등의 본생담이 총 15장으로 나누어서 소개되고 있고, 권 제5는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인욕도무극장(忍辱度無極章)으로 도무극(度無極)이란 바로 바라밀(波羅蜜)을 의미한다.

  권 제6은 정진(精進)도무극장으로서 범인(凡人)의 본생담 등이 19장에 걸쳐서 갖가지로 소개되고 있으며, 권 제7은 육바라밀중에서 선(禪)바라밀장을 설한 내용으로 9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대체로 선의 종류와 실천수행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끝으로 권 제8은 명도무극장으로 명(明)이란 지혜를 말한다. 이 권은 선바라밀장과 같이 9장으로 되어 있고, 역시 여래가 여러 형상으로 나투시어 중생을 제도한 설화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본 육도집경은 보시도무극장이 3권이고 나머지 장이 각각 1권씩으로 총 8권 91장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2] 중심사상(中心思想)

  육도집경이 육도무극경(六度無極經) 또는 도무극집(度無極集), 잡도무극경(雜度無極經) 등으로 불리우는 것은 도무극(度無極)이란 말이 신역에서 이를 바라밀다라고 번역하는 데서 연유된 것이다. 이 바라밀다는 또한 도(度)를 의미하고 도무극(度無極) 혹은 도피안(到彼岸)을 말한다.

  승우(僧祐)의 출삼장기집(出三藏記集)등에 본경의 이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육도의 순서에 따라서 보살행에 관한 인연을 모은 갖가지 내용의 본생담으로, 보살은 이 육도의 행을 닦아서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 상락의 피안에 도달함을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성문은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성제(四聖諦)를 관하고, 연각은 무명. 행. 식 내지 생. 노. 사 등의 십이연기를 관하므로써 피안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한다.

  육도에 대한 부처님의 설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설명되고 있는데, 미치기 어려운 높은 수행인 보살의 육바라밀을 말씀하시어 중생이 빨리 부처가 되게 하려고 한 것으로, 무엇이 육도인가 하면, 一에 보시(布施)요, 二에 지계(持戒)요, 三에 인욕(忍辱)이요, 四에 정진(精進), 五에 선정(禪定), 六에 명도(明度)를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육도를 살펴 본다.

  보시바라밀이란, 사랑으로 인물을 기르고 삿된 무리를 딱하게 여기며, 희열과 현명으로 법도를 이루어 중생을 보호하여 건지되, 하늘에 뻗치고 땅을 덮는 혜택이 하해(河海)처럼 너른지라 널리 중생에게 베풀어져서 굶주린 자를 먹이고, 목마른 자를 마시게 하며, 추위에 떠는 자에게 옷을 주고, 더위에는 시원하게 하여 주며, 앓는 자에게는 약을 주고, 수레. 말. 배. 가마. 진귀한 보배. 처자. 국토를 찾는 대로 주되, 마치 태자 수다나(須大拏)가 가난한 이에 보시하기를 어버이가 자식을 기르듯 하여, 부왕(父王)이 가두고 쫓아내고 하여도 딱하게만 여기고 원망하지 아니함과 같이 그렇게 법보시를 하여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계바라밀에서는 중생이 미치고 어리석고 흉칙하고 포악하여 생명을 잔해하기를 좋아하고, 탐욕한 나머지 빼앗고 훔치며 음탕하여 더럽고 탁하며, 입으로 죄짓고, 뜻으로 죄지어서, 어버이를 해하고 성현을 죽이며, 부처님을 비방하고 현자를 어지럽히는 등 이러한 으뜸 가는 악을 짓느니 차라리 저미어서 포를 뜨고, 난도질 당하고, 절이어서 시장에 팔릴려고 내감을 당할지언정 끝까지 파계치 않아서 부모. 국왕. 중생. 삼보의 사은(四恩) 등을 믿고서 널리 중생을 제도해야 함을 설한 것이다.

  인욕바라밀이란 무엇을 말한 것인가 하면, 한때에 보살이 깊이 생각하여 상상하기를, 만약 어떤 중생이 식신(識神)을 우치함으로 스스로 막고, 큰 체 높은 체 하며, 항상 남을 이기려고 하고, 관작(官爵)과 국토와 육정(六情:六根)의 좋음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며, 남이 가진 것을 보면 곧 어리석게 탐내고 질투하는 등 안에는 탐욕과 질투가 들어 있고, 밖으로는 성냄과 분노가 나타나서 행동하되 그칠 줄을 모르니, 그것이 취한 것이어서 오래 눈멀어 어둠에 처하였고, 오도(五道)에 전전하다가 태산지옥에서 태워지고 지져지며, 아귀와 축생계에서 고통을 한량없이 받고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탄식하여 말하기를, 중생이 나라를 망하고 집을 파하고 몸을 위태롭게 하고 겨레를 멸하고 하여, 살아 있으면 이러한 환난이 있고, 죽으면 삼도(三道)의 허물이 있는 것은 다 능히 참는 마음을 갖고서 인자하게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고 하고, 이어서 스스로 맹세하기를, 내가 차라리 끓는 물, 타는 불의 형벌과 도마에 난도질 당하고 소금으로 절이는 환난을 당할지언정 끝까지 성낸 독기를 중생에게 가하지 않으리라 한다는 내용이다.

  정진바라밀은, 정력을 도의 깊은 데 두고서 나아감에 게으름이 없이 하고, 눕거나 앉거나 행보하거나 숨을 쉬거나 항상 생각을 바꾸지 않고, 그 눈을 모든 부처님의 신령한 상의 변화가 방불하게끔 그렇게 자기 앞에 선 것을 보고, 그의 귀는 소리를 듣되 항상 바르고 참된 가르침을 드리우신 덕음(德音)으로 들으며, 코는 도의 향기를 맡고, 입은 도의 말을 하며, 손은 도의 일을 하고, 발은 도의 당(堂)을 밟아서, 호흡하는 동안에도 이와 같은 뜻을 바꾸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선바라밀은 마음을 바르게 하고, 그 뜻을 하나로 하며, 여러 가지 착한 것을 마음 속에서 지어서, 모든 더럽고 사나운 뜻을 착한 것으로 지워야 한다는 등의 선 수행을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반야바라밀장에서는 여러가지 비유들을 들어서 삿된 중생의 소견을 일깨워 주려고 설하신 내용으로서, 본 8권의 아리염미장자본생장(阿離念彌長者本生章)에 보면, 사람의 수명은 짧은 것이어서 몸의 편안함이 얼마 없고 곧 저승으로 나아가니, 하늘이나 사람이나 모든 것들이 생함이 있으면 죽지 않는 것이 없거늘, 어리석고 우둔한 사람은 인색하고 탐욕심만 있어서 보시하지 않고 떳떳한 도[經道]를 받들지 않으면서 착하게 행하여도 복이 따르지 않고, 악하게 하여도 별로 화가 따르지 않는 것이라 하여 제 마음대로 뜻에 따라 못된 짓을 안한 것이 없이 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었으니 뒤에 뉘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하고 지혜있는 처신을 강조하셨다.

 이상은 8권 91장으로 나누어서 육바라밀의 차원높은 보살 수행을 강조한 본생담이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의 숙세(宿世)에 대한 이야기로서 단순히 석존 생애의 위대성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기에는 미비한 것 같다. 따라서 오늘과 같은 현실에 있어서 육도집경을 읽고서 음미하는 것은 오히려 생동감있는 신앙심을 고취시켜 줌에 새로운 감정으로 인식하는 것이 보다 진일보한 신앙심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