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 12.마튜라 佛頭

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의 역사 (12)

2009-05-20     문명대

  인도 역사상 아쇼카왕(阿育王)때 불교문화가 처음으로 꽃을 피운 후 두번째로 불교문화가 극성하게 된 것이 쿠샨왕조의 카니시카왕 때였다. 이 왕은 북인도 천하를 통일하였을 뿐만 아니라 불교문화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켰으니 불교경전들을 수집하고 편찬하는 한편 대승불교(大乘佛敎)를 적극 지원하여 대승불교의 거장인 마명(馬鳴), 용수(龍樹) 같은 고승(高僧)을 배출시켜 대승불교를 완성시켰으며 이를 중국에 전파시켜 불교역사의 새 장을 열게 한 일대 공로자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때에 와서 불교미술에 일대 변혁을 가져 온 불상의 조성이 완전히 성공하였고 특히 인도 독자적인 불상인 마튜라 불상(佛像)을 처음으로 완성시켰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다수의 마튜라불상이 이 카니시카왕 때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앞에서 말한 마튜라불좌상이나 지금 말하고자 하는 이 마튜라 불두(佛頭)도 이 당시 아니면 그 직후에 조성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것은 이 부처님의 머리만큼 큐샨왕조의 조각 특질을 극명하게 나타내 주는 것이 다시 없기 때문이다.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생기차고 청순한 청년 부처님의 얼굴모습을 이렇게도 잘 묘사할 수 있을까. 갸름한 얼굴에 유려한 눈썹, 움푹한 눈주위와 상대적으로 돌출한 둥근 눈두덩이며 여기에 새겨진 은행알같은 날씬한 눈매, 기다랗고 늘씬한 코와 두툼한 입술이며 내면적인 정신성이 강하게 응집된 뺨등이 잘 조화되어 법열의 청순한 웃음이 기막히게 번져나는 이 얼굴이야말로 깨닫고 난 후의 청년 부처님의 중생제도(衆生濟度)의 의지와 기백을 유감없이 표현한 것이 아니겠는가. 즉 깨달음의 환희, 법열의 기쁨, 중생제도의 의지 등을 어찌 이렇게 한 얼굴에 조화시킬 수 있을까 하고 이를 만든 작가에게 묻고만 싶어질 정도로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머리칼은 당시의 마튜라불 통식대로 표현하지 않은 이른바 소발(素髮)이며, 머리 정상부는 우렁상투가 올라간 마튜라불 특유의 헤어 스타일(治髮形)을 보여 주고 있다.

  어쨌든 이 불두(佛頭)는 불상을 처음 만들기 시작할 때의 발랄했던 의지가 멋들어지게 표현되었으며, 그것도 인도 고유의 미의식이 최고로 발휘되어 만들어진 걸작품으로 우리의 심금을 길이 울려줄 것이다.* (불교미술.동국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