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의 넋두리

푸른 목소리

2009-05-15     관리자

매서운 겨울의 차가움이 옷깃을 스쳐간다. 그러나 그 추위가 얼마 안 있으면 부드러운 봄바람에 도망가고 희망과 꿈과 활력의 활기찬 날이 펼쳐질 것이다.
사람은 희망을 가지고 그 희망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오늘의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만약 이 희망이 없어져 버린다면 인간은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어두움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불교는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희망의 내일을 위해 도약하여 괄목할 만한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불교방송국이 개국하였고, 곳곳에 불교회관이 건립되고 있으며, 일요법회가 열리는 사찰이 많아지면서 어린이, 청소년, 일반법회 더 나아가 사회 소외자를 위한 각종 법회도 미흡하나마 정착하여 가고 있다. 참다운 발전의 모습이 모든 불자에게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여 준다.

그러나 만족하기엔 어딘가 답답함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해마다 대규모의 각종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많은 법회의 성행으로 많은 불교인이 탄생되어지고 있으나, 그 뒷받침이 부족하여 한국불교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는 느낌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
오늘날의 사회는 변화가 빠르고 가속적이며 다양한 사회이다. 얼마나 접근하여 가고 있는가. 이러한 염려가 나의 무지의 소산이라면 더할 나위없는 즐거움일 것이다.
오늘 이 순간에도 열심히 한국불교의 무한한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는 불자들에게는 더 할 말이 없으나 한국불교가 더욱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넋두리 한마디 하고자 한다.
한국불교가 발전을 거듭하여 이루어졌는지 많은 수의 종단이 존재하고 있다. 이것이 사회의 다원화에 발맞추어 변화 발전하는 모습이라면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다원화는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은 다원화는 대립, 갈등으로 인하여 발전을 저해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종단의 다양한 형성은 또한 각종 전문적 단체의 수도 무한정 난립시킴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불자의 길을 가는 사람에게는 혼란만을 야기시키게 되는 것이며 외부인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이는 힘의 분산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각 종단은 서로가 타협, 양보, 대화로써 각 전문적 단체를 지도, 양성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라일락 향기가 코 끝을 매만질 때면 불가에서는 큰 잔치를 벌이게 된다. 드넓은 광장에서 수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대규모의 잔치를 벌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잔치이든 잔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잘못하면 잔치에 온 사람들은 오히려 욕만 하고 말 것이며 잔치의 효과는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잔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구태의연한 자세를 벗어나 보다 전문적인 인재를 포용하여 진취적인 자세로써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잔치는 여러 사람이 모임으로 자기의 위상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요, 또는 자기의 아상만을 고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잔치는 한 종단의 잔치 한 사람의 잔치가 아니라 한국불교 전체가 참가하는 잔치이며 한국인 전부가 지켜본다는 사실을 우선 인식하여 민족종교로서의 참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한국불교의 승단에 관하여 살펴보면 불교의 승단은 4부 대중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 구성되어 있다. 앞의 들은 출가승이요 뒤의 둘은 재가승이다.
다시 말하면 승단은 출가승과 재가승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의 모든 것은 재가와 출가가 서로 맞물리어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이 생사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출가만이 혹은 재가만이 불교의 모두인 양 이야기함은 잘못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둘은 서로 제각기의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 그러므로 제각가의 역할을 원만히 수행한다면 함께 더불어 성장, 발전할 것이다.

만약 출가승이 재가승의 역할을 침범한다면 재가승 또한 출가승의 역할을 침범할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에게 부여된 역할을 원만히 수행하며 최선을 다할 때만이 발전이 될 것이다.
옛날에 부자가 있었습니다. 부자는 어느 날 이웃에 있는 부잣집을 구경갔다가 멋있는 삼층 누각을 구경하고 와서는 그 웅장하고 화려한 삼층 누각을 갖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내 재산이 저 사람 것만 못하지 않다. 그런데 왜 나는 아직까지 저 누각을 짓지 않았을까?”
부자는 곧 누각을 짓기로 마음을 먹고 목수를 불러 물었습니다.
“이웃에 있는 부잣집 누각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누각을 지을 수 있겠소?”
목수가 답하길
“그 누각은 제가 지은 것입니다.”
부자는 그 소리를 듣고는 당장 누각을 지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목수는 곧 땅을 고르고 벽돌을 쌓아 누각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부자는 벽돌을 쌓아 집 짓는 것을 지켜보다가 의심이 나서 목수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집을 지으려는 것이요?”
목수는 답하길
“삼층 누각을 짓는 중입니다.”
그 때 부자는 말하길
“나는 아래 두 층은 필요없으니 맨 윗층만 속히 지어주시오,”
『백유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나오는 부자처럼 우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불교가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강물이 바다로 들어가면 강물은 없어지고 모두가 바닷물이 된다는 평등의 사상을 모두 숙지하고, 모두가 부처님의 진리를 믿고 따르고 실천하는 일을 하는 승단은 출가와 재가가 모두 평등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했듯이 역할은 서로가 다르다. 그러므로 제각기의 역할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도록 평등하게 모든 일을 분업하여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불교의 발전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원만성취하기 위해서는 각 종단은 서로 화합하여 모든 불자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출가승단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며 다양한 전문인으로서의 재가승을 수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보다 발전된 법회의 모습이 자리잡아갈 것이며, 보다 발전된 각종 행사가 원만히 이루어질 것이며 보다 발전된 한국불교의 모습이 발현될 것이다. 佛光

장현재 :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진선여고 교사로 있다. 불교
레크리에이션 포교회 지도위원,
불광사 어린이 지도법사로 불교
포교일선에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