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기대와 정치적 현실

특별기획 / 8.15와 오늘

2009-05-13     관리자
  1945년 8월 15일 이 나릉ㄴ 우리나라의 역사상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일 것이다. 그것은 이날이 우리 민족이 과거에 예속과 의타로부터 자주와 자립으로 수구와 정체(停滯)로부터 진보와 전진으로 탈피하여 현대 세계무대로 웅비(雄飛)하는 역사적 게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8.15당시 일본이 민주주의 연합군에 의하여 패망하고 한민족이 일제의 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사실과 우리에게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독립국가의 건설이 약속되었음을 알게 된 한 민족의 기쁨과 희망은 대한한 것이었다.
  8.15해방으로서 선조 대대로 통치의 대상에 지나지 않았던 한 민족은 역사상 처음으로 피지배자의 종속적 지위로부터 통치의 주체인 주권자(主權者)로 격상된 것이다. 그러니 독립된 민주국가의 시민으로서의 긍지가 생기고 우리 미래에 대한 기대로 밝을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오랫동안 억압금지 되어 온 정치 참여의 폭발상태가 빚어진 것이다. 그러나 해방 직후 국민 대중의 정치참여의 의욕은 공산당과 좌익세력으로 인하여 오도되므로 서 대한민국이 수립된 때까지 피 비린내 나는 이념투쟁(理念鬪爭)과 정치적 사회적 대립과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그 후 북한에는 공산정권이 들어섰고 1950년에는 한국전쟁과는 동포상잔의 참화를 겪었던 것이다.
  금년은 대한민국이 수립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건국 후 대한민국은 공산주의의 위협과 그 외의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착실한 성장을 거듭하였다. 특히 60년대 이래로 경제면에서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동안 국민의 자주의식은 성장했고 자주국방과 자립경제의 토대를 튼튼하게 다져졌다.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가의 대열에 끼어들어 한민족의 우수성을 빛내며 각 방면에 국위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대견스러운 변화인가?
  그러나 해방 당시의 감격과 희열, 당시 우리가 품었던 희망과 기대가 이것으로서 충족되었다고는 볼 수가 없다. 국토의 반이 아직도 공산주의 독재체제 아래 장악되어 있으며 분단된 국토의 통일 전망은 아직도 묘연하다 또 북괴의 남침 위험 때문에 국민대중의 민주 정치 참여가 만족스러운 만큼 제도화되지 못하고 있다.
  신생국가는 그 발전초기에 있어서 민족주의의 과제가 중점적으로 이루지는 단계를 거처 민주주의의 과제가 해결괴는 단계로 나간다. 그리고 사회복지의 과제가 성취되는 단계에 이르므로 서 바람직한 현대선진국가의 면모가 갖추어진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한국은 민족주의의 기본과제 조차 반 밖에 성취하지 못한 격이다. 또 서구 민주주의가 한국적 현실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한 끝에 한국적 민주주의를 정립할 것을 표방하여 왔다. 그러나 누구나 찬양하며 합의할 수 있는 한국적 민주주의의 이념과 제도가 아직 확립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외의 말썽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복지사회 건설로 아직 요원한 미래의 과제로서 뒤를 미루어져 있다. 그러니 8.15해방의 희망과 기대는 아직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늦어도 20-30년 이내에 우리들의 힘으로 곧 자주적으로 해결되어야만 할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