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불교] 효자에게 내린 福

2009-05-13     관리자

 ꊱ 효자와 노인의 지혜

  옛날에 늙은 사람을 버리는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의 사람들은 누구든지 노인이 되면 머나먼 들에 내다 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그 나라에 한 대신이 있었는데 나라의 법이라고는 하나 늙은 아버지를 차마 버릴 수가 없어 깊이 땅굴을 파고 그 안에 방을 꾸며놓고 그 안에 아버지를 모시고는 극진히 효성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나라에 큰 일이 생겼다. 그것은 꿈에 그 나라 임금에게 무서운 신이 나타나서 어려운 문제를 물어왔다. 뱀 두 마리를 왕 앞에 내어놓고 하는 말이 「이 뱀의 자웅을 가려봐라. 못 가려내면 네 나라를 멸망시키리라.」
  왕은 아무리 보아도 자웅을 가릴 수가 없었다. 신하들은 모두 불러 물어 보았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꿈이 깨고 나서도 그 뱀은 여전히 왕 앞에 있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자웅을 가려낼 도리는 없었다. 마침내 전국에 포고를 내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자에게는 중상을 내리겠다고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기일이 가까워도 아무도 자신 있게 나서는 사람이 없다. 아버지를 숨겨둔 대신도 나라일이 걱정이 되어 슬며시 이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여쭈었다.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쉬운 일이다. 부드러운 자리를 깔고 뱀 두 마리를 옮겨놓아 봐라. 그때 부산하게설치는 것이 수놈이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암놈이다.」대신은 아버지가 가르쳐 주신대로 왕에게 고하였다. 그래서 뱀의 자웅문제는 해결할 수 있었다.
  그 다음에 신은 차례차례 난문제를 또 내밀었다. 왕을 비롯하여 신하들이 다 대답을 못하였지만 아버지를 숨겨둔 대신은 아버지에게 여쭈어서 난문제를 모조리 풀었다.
「잠들어 있는 자에게는 깨여 있다고 하고 깨어 있는 자에 대하여는 잠들어 있다고 하는 것은 누구인가?」
「그것은 도를 닦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도를 모르는 사람에 대하여는 깨달은 사람이라고 불리 우고 도를 깨달은 사람에게서는 잠들고 있다고 한다.」
「큰 코끼리의 무게를 어떻게 달 수 있는가?」
「그 코끼리를 배에 태우고서 물이 닿은 자리에 금을 그어놓고 다음에 코끼리를 내려놓고 이번에는 돌을 실어서 코끼리무게에 이르렀을 때 그 돌을 꺼내어 달아보면 안다.」
「한 움큼의 물이 큰 바다의 물보다 많다고 하는 것은 무슨 말인가?」
「맑은 마음으로 한웅큼의 물이라도 부모님이 병자에게 베풀면 그 공덕은 한량이 없다. 그러나 바닷물은 많기는 하지마는 마침내 다할 때가 있으니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음에 신은 뼈와 가죽만 남은 굶어죽게 된 사람을 끌어다놓고 말하게 하였다.
「이 세상에서 나보다도 더 굶주림에 고통 받는 자가 있을까?」
「만약 세상에 간탐심이 많고 불법승 3보를 믿지 않고 부모나 스승을 공양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마음은 굶주려 있을 분만 아니라 그 과보로써 후세에는 아귀도에 빠지게 되어 기나긴 시간을 굶주리고 괴로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여기 네모가 난 전단향의 판대기가 있다. 이 판대기의 어느 쪽이 뿌리 쪽일까?」
「물에 띄어보면 뿌리 쪽이 얼마간 더 가라앉는다. 그렇게 하면 알 수 있다.」
「여기 모양도 크기도 똑같은 말 두 마리가 있다. 어느 것이 어미이고 어느 것이 새끼인가?」
「풀을 주어봐라. 어미 말은 반드시 풀을 새끼 쪽으로 밀어 줄 것이다.」
이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에 대한 시원스런 대답에 신은 크게 기뻐하였고 임금도 대단히 기뻐하였다. 이런 지혜가 어디에서 나와서 나라를 구해주었는가 하고 임금이 알아본바 마침내 땅굴에 숨겨두었던 노인에게서 나온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임금은 늙은이 버리는 국법을 없애 버렸다. 그리고 나이 많은 노인에게 효성을 다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ꊲ 복도 초월해야 한다.

  옛날 어떤 집에 눈부신 옷을 입은 아름다운 여성이 찾아왔다. 그 집 주인은 문에서 맞이하였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부자가 되게 하는 복신이올시다.」이 말을 듣고 주인은 기뻐서 그 여성을 집안으로 청해 모시고 정중히 대답하였다. 그랬더니 그 뒤에 또한 사람의 여자가 찾아왔다. 옷 모양도 불결하고 생김새도 추악했다. 주인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시오?」
「나는 가난뱅이가 되게 하는 신이올시다.」주인은 깜짝 놀라 그 여자를 내쫓으려고 하니 그 여자는 말하는 것이다. 「나를 쫓는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요. 앞서 들어온 복신은 나의 형인데 우리 자매는 항상 붙여 다니게 되어 있으므로 나를 내어 쫓는다면 우리 형도 뛰쳐나올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는데 과연 보기 싫은 여자가 떠남과 동시에 먼저 들어온 아름다운 여성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생(生)이 있으면 사(死)가 있는 것이고 사가 있으면 생이 있는 것이다. 복이 있으면 재앙이 있고 재앙이 있으면 복이 있다. 선한 일이 있으면 복이 있다. 선한 일이 있으면 악한 일이 있고, 악한 일이 있으면 선한 일이 있는 것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무턱대고 재앙을 싫어하고 복만을 구한다. 복과 화는 상대가 되는 것이다. 도를 구하는 자는 이 둘에 집착함이 없이 그를 초월하여야 한다. 집착하지 아니할 때 영원히 다함이 없는 참된 복이 구하지 않아도 갖추어지는 것이다. 설사 재앙을 만났더라도 그 재앙에 마음을 뺏길 것은 없다. 잠시 있는 것이고 나타나면 사라지는 것이며 집착 없는 맑은 마음에서 끝없는 보배 문이 열리는 것을 믿고 좌절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