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山村日記) - 별무(別無)

독자시단

2007-04-21     관리자


산촌일기(山村日記) - 별무(別無)



아는 게 별로다.

꽤 살아온 듯 싶어도


고작 60년
맨날 아내의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며
내 남루한 몸뚱어리를 보존하느라
허둥대며 살아왔다.

그래도 지금은 산촌(山村) 우거(寓居)에서
저녁마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피는
소임으로
게다가 이따금 구례나 하동 장날이 되면
봉고차 몰고 나가 푸성귀며
간 고등어 두어 마리 사들고 오기도 하는
농부인 아내의 시봉으로
산다. 무전(無錢)인 채로….

오늘 산촌에
봄이 분분하다.

아마도 산 아랫동네
화개골 벚꽃이
홍역을 치르고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