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교리강좌] 2. 불교의 신앙대상 -삼보(三寶)

알기쉬운 교리강좌 2

2009-04-30     관리자

    부처님(佛)과 부처님의 가르침(法)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실천하는 제자들의 단체(僧)인 불. 법. 승 삼보는 곧 불교의 신앙 대상이기도 하므로 우리는 삼귀의계(三歸依禮)를 받고 법회 때마다 삼귀의례(三歸依禮)를 올린다.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歸依佛兩足尊)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歸依法離欲尊)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歸依僧家衆尊)

  이렇게 먼저 삼보께 귀의를 하고 법회가 시작된다. '귀의'란 글자 그대로 '돌아가 의지한다'는 뜻으로 신앙한다는 말이니 이와 같은 의미의 불교용어는 여러가지가 있다. 나무(南無) . 귀명(歸命).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 지심정례(志心頂禮) 등도 다 이에 해당된다. '나무'란 나마스(Namas)의 음사로서 자기의 목숨을 바친다고 하는 귀명의 뜻이요, 지극한 신심으로 목숨을 바쳐 예경한다는 지심귀명례의 뜻이다. 나아가 공경. 예배. 공양. 찬탄 등이 모두 귀의의 뜻이다.

  이처럼 우리 불자들이 귀의하는 신앙대상이 삼보임은 아침. 저녁으로 올리는 예불문에도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

 광명운대 주변법계 공양시방무량 불법승

  이렇게 염불소리가 시작이 됨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상단에 향을 올리고 예불을 하니 이 향은 계(戒)를 뜻하는 계의 향이요, 정(定)을 뜻하며 혜(慧)를 뜻하는 정향. 혜향인 것이다. 계정혜 삼학(三學)인 동시에 해탈을 의미하므로 해탈향이고 해탈하여 모든 세계를 지혜롭게 나타내는 것이므로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이다. 단순히 향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삼학과 해탈. 해탈지견의 오분향이다. 그리하여 그 해탈의 광명, 지혜의 광명이 널리 법계에 두루 퍼져 시방세계의 무량한 불. 법. 승께 공양 올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헌향 공양을 올린 뒤 다음과 같이 예배를 한다.

  지심귀명레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불타야중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달마야중  ...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승가야중

  먼저 부처님께 지심귀명례한다. 삼계(三界 ; 欲界. 色界. 無色界) 의 모든 중생을 이꿀어 제도해 주시고 일체 사생(四生 ; 胎. 卵. 混. 化) 중생의 자비로우신 어버이시며 우리 불제자들의 본사(本師)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 제일 먼저 예배를 올린다. 그리고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난 항상 계시는 모든 부처님들께 예경을 한다. 이어서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한량없는 불법에 귀의한다. 다음으로 제보살. 10대 제자. 제대선지식 등을 위시한 일체 승가에 예경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조석 예불문에 우리가 귀의하는 대상은 통틀어 삼보임이 잘 드러나 있는 것이다. 삼보 가운데서도 불보가 중심이요. 불보 중 가장 으뜸되는 분은 본사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이신 것이다. 이 점은 불교가 부처님(석가모니불)의 가르침에 의하여 성립된 종교이며 도는, 부처(佛)가 되게 하는 가르침이라고 의미지어지고 있는 것에서도 드러나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매일 예경하면서도 정작 부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모르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공경 예배하는 불타야중이 수없기 때문이다. 대승불교의 발달과 대승경전의 성립에 따른 많은 주불(主佛)과 삼신불(三身佛) 사상도 우리로 하여금 더욱 부처님을 알기 어렵게 만드는 결과가 된 것 같다.

  무궁한 자비로 천백억 화신불로 나투신 석가모니불과 영원한 능력으로서의 보신불인 노사나불, 그리고 영원한 생명으로서의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이 계시다는 삼신불 사상에 우리는 젖어 있다. 또 대승초기 반야계 경전의 법신불뿐 아니라 법화경에서의 석가모니 분신불, 화엄경에서의 삼불원융 비로자나불, 정토계 경전의 극락세계 아미타불, 미륵 삼부경의 당래하생 미륵불, 이외에도 약사여래불, 부동지여래불, 연등불, 가섭불, 현겁천불, 심지어 심성불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이 계시다. 우리는 어느 부처님을 어떻게 따라야 할 지 어리둥절하게 된다.

  이처럼 많은 부처님이 출현하신 것은 우리 중생들의 근기와 욕망에 의한 불타관의 변천이 있었음을 시사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불기(佛紀) 2534년의 주인공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재세 당시에는 부처님(佛. 佛陀. 붇다. Buddha)은 석가모니 부처님(釋迦牟尼佛. 釋尊. 釋迦世尊) 한 분 뿐이셨다. 지금부터 214년 전 인도 네팔지방 가비라국의 싣달타 태자로 태어나 출가 수행 후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얻으셔서(降魔成道), 평생 중생을 제도하시다 입멸하신 석존 한 분만이 붇다(正覺者)였다.

  석존은 스스로를 여래(如來)라 하셨다. 여래는 열가지 다른 명호인 여래십호(如來十號)로 명명 되기도 한다. 즉 여래. 응공(應供). 정변지(政변知). 명행족(明行足). 선서세간해(善逝 世間解). 무상사(無上士). 조어장부(調御丈夫). 천인사(天人師). 불(佛). 세존(世尊)을 여래십호라 한다.

  석존은 스스로 모든 이의 공양에 응할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을 갖추었음을 뜻하는 '응공' 즉 '아라한'이라고 하셨다. 녹야원에서 교진여 등 5비구가 석존의 설법을 듣고 처음 깨달음을 얻었을 때 석가 세존께서는 이 세상에 여섯 아라한이 있다고 기뻐하셨음이 전해진다. 석존도 아라한이라 자칭하셨던 것이다. 제자들에게 있어서 석존은 바로 깨달음을 얻게 해주시는 스승이셨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라한이 된 5비구와 제자를 불(佛)이라 하지는 않앗다. 제자들에게 있어서 수행의 극과(極果)는 불이 아니라 아라한이며 불타는 석가 세존 한 분 뿐이신 것이다.

  그런데 석존께서 입멸하신 후 불타관은 바귀어 갔다. 육신의 몸을 가진 석존이 열반에 드신 후 제자들은 석존의 위대함에 대한 추모와 존경의 마음이 더욱 깊어지고, 따라서 점차로 석존을 미화하고 신격화하기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후대의 불교도가 마음대로 공상한 것이 아니라 깨달음이라고 하는 명제를 어떻게 받아 들이고, 또 교리의 발전과정속에 불타의 이미지를 어떠한 위치에 놓느냐 하는 불신관(佛身觀)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서 깨달음은 수행자에게 점점 어렵게 생각되었고 석존께서는 겨우 6년 고행해서 부처님이 되신 것이 아니라 과거 전생부터 항상 선행을 하고 수행을 거듭하여 그 결과 금생에 비로소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여졌다. 그리하여 석존은 과거세 연등부처님 시대에 이미 미래에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앗으며, 수기를 받은 이후 깨달음을 구하고자 수행하던 석존의 과거 몸을 보살이라고 불렀다. 이 때의 보살은 물론 수기를 받은 석존의 과거 몸인 본생보살(本生菩薩)한 분 뿐이었다. 그 본생담의 내용은 쟈타카를 통하여 널리 알려졌으며 불전문학으로서 본연부 경전군에 속해 있다. 또 석존은 전륜성와의 모습과 같은 32상 80종호의 대인상(大人相)을 갖고 계시다 하여 색신(色身)을 장엄하게 되었다. 석존은 32상을 가지고써 전륜성왕과 비견되는 존재로 이해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석존 제세시에는 한 분밖에 없던 불타가 석존 입멸 이후 시대를 거치면서 제자들의 사모의 정으로 인해 석존이 신격화되고 신격화되어 가므로 해서 과거불이 등장하게 된 것을 볼 수 있다. 석존 이전에도 이미 연등불 뿐 아니라 가섭불을 위시한 과거 7불 사상이 확립되어졌다.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다른 국토에는 부처님이 계시며 미래에도 부처님이 계신 것으로 생각하므로 해서 입멸하신 석가세존을 대신하여 제자들의 귀의처가 되어 가기도 했다. 그러나 한 시대 한 국토에는 언제나 한 분의 불타만이 존재하신 것이다. 1세계 1부처였다.

  그런데 서력 기원 전후로 대승불교가 흥기 발달하면서 한 시대 동일 국토에 많은 불타가 있다고 하는 사상이 생겨났다. '시방삼세제불(十方三世諸佛)'의 출현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가시고 상주불멸하는 법신불(法身佛)을 추앙했다.

  대승불교의 흥기자들은 불전(佛傳)에 나오는 색신불에 귀의하고 공양올리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도 본생보살처럼 6바라밀을 닦아 부처가 되어 보겠다는 원을 세웠다. 그리하여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보리심을 일으킨 자는 누구나 보살이라 하였으니, 이 보살을 본생보살에 비해 원생보살(願生菩薩)이라 하였다. 범부중생도 누구나 보살이 될 수 있으므로 범부보살(凡夫菩薩)이라 했으며 그리하여 수많은 각자(覺者), 곧 부처가 상정된 것이다. 나아가 깨달음을 구하는 범부보살만이 아니라 자신의 성불문제는 이미 해결되고 오로지 중생구제를 위하는 대보살(大菩薩)이 출현하게 된다.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같은 대비보살이 그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제대보살을 협시로 하는 많은 부처님이 각 경전의 경주(經主)로 출현하시게 되어 중생의 근기에 따라 나투시게 된다. 대승불교 교리의 발달에 따라 불신관(佛身觀)도 다시 변천되어 갔으며, 법. 보. 화(응) 삼신불로 대표되게 되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본존불은 석가모니부처님이신 것이다.

해주(海注) : 청도 운문사에 출가, 공주 동학사 강원대교과를 졸업하였으며, 동국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화엄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동국대학교와 중앙승가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