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음악

푸른 목소리

2009-04-27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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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문화권이나 나라마다 그 나라 특유의 문화가 있듯이 불교음악에
있어서도 언제, 어떤 상황에 있어서라도 한국의 '불교음악'이라는 분명
한 색채를 지닐 수 있는 음악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고유' 불교음
악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함께 현대의 시대감각에 맞는 불교음악을 작
곡해야 할 것이다.

 10월의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던 어느 날, 월간 불광으로부터의 원고청탁은 서양음악(피아노)을 전공한 나에게 불교음악에 대한 좀 더 큰 관심을 갖게 한 계기가 되었다.
   대개 음악의 사전적 의미는 음을 일정한 방법에 의하여 조화·결합시켜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에술이며 사람의 목소리에 의한 것은 성악, 악기에 의한 것은 기악이라고 한다고 정의한다.
   음악에는 대중가요·팝음악·가곡·서양음악·전통음악 등 여러가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음악 가운데서도 인간의 목소리를 통한 노래는 음악과 관련된 인간의 활동 중에서 가장 친밀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음악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 음악이라는 말은 보통 서양음악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음악을 가리킬 때는 국악이라는 용어를 따로 사용한다.
   이렇듯 서양음악은 우리의 생활과 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양음악이 우리나라에 보급된 것은 약 100년전의 일이며 이 서양음악의 보급은 우리 고유의 음악문화의 위축을 가져옴과 동시에 교회음악(찬송가나 성가로 대표되는)의 자연스러운 전파를 가져오게 된다.
   서양음악의 보급이 교회음악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할 때 우리 전통고유의 종교인 불교에는 어떤 음악이 존재하였는지에 관한 언급 또한 필요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불교음악은 일명 범패 또는 범은이라고 하며 절에서 주로 재를 올릴 때 부르는 노래이고 가곡·판소리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三大)성악곡 중의 하나이다. 범패는 그 발생연대가 8~9세기이며 장단과 화성이 없고 재를 올릴 때 쓰는 의식음악으로서 서양음악의 그레고리아 성가와 비슷하다.
   범패에는 그 음악적인 스타일로 보아 흔히 염불이라고 하는 안채비소리(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는 애용을 민요의 엮음 가락처럼 촘촘하게 엮어나간다)와 범패 전문 스님이 부르는 겉채비소리인 훗소리와 짓소리, 그리고 축원하는 화청(和請)이나 회심곡(回心曲) 등 4가지 종류가 있다. 좁은 의미의 범패는 훗소리만을 가리킨다.
   범패는 종교의식에 수반되는 것이므로 사설내용은 묘사하지 않는다. 범패의 음악적인 맛은 심산유곡에서 들려오는 범종의 소리 같아서 파도를 그리는 듯 들리고 맑고 깨끗하며 장인굴곡(長引屈曲)하고 심오한 맛이있다.
   신라시대에 전래된 범패는 고려시대(불교가 국교였으므로 상당히 성행했으리라고 추측되지만 문헌이 없어서 알기 어렵다)를 거쳐 조선시대, (1911년 사창령(寺刹令)반포 이전에는 상당히 성했으나 사찰령 이후 승려의 범패가 금지되었다) 현재는 범패의 짓소리 보유자로 무형문화재 50호인 박송암 스님과 벽응 장태남 스님이 쌍벽을 이루고 있다.
   오늘날에는 모든 의식을 간소화하는 경향이 짙어 며칠씩 걸리던 재(齋)가 시간적으로 단축되어가고 염불소리로만 재를 집행하고 있다. 고유한 의미에 있어서의 불교음악이 범패라고 할 때 현재 우리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교음악─찬불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 또한 필요할 것 같다.
   찬불가의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으나 서양의 음악적 관습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 비교적 빨리 친숙해 질 수 있었다. 이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찬불가를 접했으 ㄹ때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있는 점은 그 음악적인 화음 구성이나 선율, 진행, 방법 등이 교회음악의 찬송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일 것이다. 음악적인 기원(불교;범패, 기독교,그레고리아 성가)이나 그 종교가 갖는 분위기가 모두 다르다고 할 때 이는 분명히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
   즉 서양음악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우리의 음악이 주체가 된 불교음악이 만들어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불교음악이 기반이 된 것이어야만 한다는 전제를 동시에 갖는다. 서양인들이 만들어 넣은 음악적인 문화(서양음악)에 우리의 음악문화(불교음악)를 대입시키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음악문화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문화권이나 나라마다 그나라 특유의 문화가 있듯이 불교음악에 있어서도 언제, 어떤 상황에 있어서라도 한국의 '불교음악'이라는 분명한 색채를 지닐 수 있는 음악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고유'불교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함께 현대의 시대감각에 맞는 불교음악을 작곡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어떤 형태로든지 불교음악에 종사하고 있는 작곡자들의 선결 과제라고 한다면 불교계 내에서의 음악에 대한 관심이나 분위기 조성, 음악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 제공(더 많은 종류의 발표회가 필요하다)등은 불교계 전체가 한번 쯤 고려해 볼 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 불교도들은 새로운 작품이 공연될 때(아니면 현재 있는 작품이더라도)마다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항상 음악과 가까이 한다면 "생활속의 불교음악"이 되었으면 한다.
   불교방송국의 개국은 기독교음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음악의 활성화와 불교음악의 한층 더 빠른 전파를 가져올 것이다. 종단·음악계의 종사자, 일반불교인 모두가 불교음악에 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질 때 불교음악의 비래는 한층 더 밝아질 것이다. 佛光

강경태 서울대학교 암악대학 기악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재학중에 있다. 현재 불광법회 마하보디합창단의 반주자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