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의 향기] 제주 법화사

바다의 수호신 장보고의 불심, 제주 법화사

2009-04-27     사기순

맑고 푸른 바다로 둘러싸인 섬 제주의 자연은 참으로 아름답다. 섬의 한복판에 우뚝 선 한라산의 신령스런 자태, 절벽에서 떨어진 폭포수, 신비로운 용암동굴···. 이국적 풍광이 물씬 풍기는 종려나무 가로수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음이 있다. 뉴욕타임즈, 뉴스위크지 등의 격찬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제주의 아름다움은 완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자연에 비해 제주의 역사는 모질고도 험난한 것이었다. 해서 제주에는 이렇다할 유형의 문화유산이 없다. 경상도 다음으로 불교신자가 많은 제주에 몇년전까지만 해도 사찰다운 사찰이 없던 것도 제주 수난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그러나 얼마나 다행인가!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옛가람의 향기를 오늘날 되 살릴 수 있으니··· 중생의 번뇌와 업을 녹여 생불(生佛)을 배출하는 도량이 옛터 그 자리에 복원되고 있으니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옛부터 제주 최대의 거찰(巨刹)이자 최고의 명찰(名刹)로 이름나 있었던 법화사의 정확한 주소지는 서귀포시 하원동 1071번지이다. 서귀포시에서 일주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가면 중문 가기전 4km쯤 되는 지점에 있다.

'법화사 사적 13호'라는 푯말이 법화사를 말없이 일러주고 있다. 가을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익어가는 감귤밭을 양옆으로 둔 법화사 진입로를 따라 250m정도 들어가면 새로 중수된 법화사가 그 웅자를 드러내고 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자그마한 농막과도 같았던 법화사를 역사적인 현장으로 재현해내고 있는 시몽 스님으로부터 법화사 창건에 얽힌 얘기를 들어보았다. "제주에 불교가 언제 누구에 의해서 전해졌는지는 어떤 스님네들이 불음(佛音)을 펼쳤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처럼 법화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나마 법화사는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사적지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부터 250년전에 지은 [탐라기구]에는 법화사가 원나라 때 창건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발굴이 진행되고 또 여러가지 역사적 시실로 미루어 보건대 장보고에 의해서 창건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발굴이 진행되고 또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로 미루어 보건대 장보고에 의해서 창건되었을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장보고가 해상을 지배한 9C 중엽 경 완도에 법화사를 창건하고 산뚱반도에 법화사를 창건했듯이 이 제주도에도 법화사를 창건했으리라 봅니다. 20회에 걸쳐 중국에 학술조사를 다녔던 중앙대 기성훈 교수(중국문제연구소장)의 보고에 의하면 역사는 동북아시아 세 국가가 좌우한다는 환태평양 시대가 열리고 있고, 동양정신의 정수인 불교문화만이 인류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감지한 납자의 마음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법화사지 복원추진위원회를 만들고 85년 5우러 법화사 복원에 대한 세미나도 개최했다.

법화사지 복원은 불교의 역사를 위해서 일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역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제주 사람의 손에 의해 복원되어져야 한다는 스님의 설득이 제주인들에게 인식되어졌다. 그 결과 지난 87년도에 공사를 시작한 대웅전이 88년 하순에 완공되었으며 요사채인 남순당도 잘 지어졌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시몽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요. 1단계로 대웅전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사원을 복원해서 대중스님들이 모여 수행할 수 있는 도량으로 일굴 계획입니다. 신도들은 공부하는 스님들을 보면서 신심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지요. 제2단계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데 구품연지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정재훈(문화제관리국장)씨에 의해면 옛 법화사의 연못이 6500평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고의 이상세계인 구품연지를 복원해서 이 땅 젊은이들에게 축제의 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연꽃이 활짝 피는 칠석 무렵 전통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만남의 장으로 이용할 생각입니다. 또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할수 있는 회관을 짓고, 재가불자들이 한정적이나마 출가생활을 할 수 있는 수련장, 사회복지법인인 양로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법화사는 단순한 복우너이 아니라 전통적 사원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하고 대중과 함께하는 사찰로 뿌리내릴것입니다."라는 시몽스님의 계획은 구체적인이고도 힘찬 것이었다. 제주의 법화사. 옛가람의 향기도 고고하지만 미래의 향기가 더욱더 절절하게 기대되어지는 법화사 복원에 관음보살의 가피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