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모녀의 불교 사랑, 찬불가 사랑

빛을 더하는 사람들/역사학자 박금표·찬불가 가수 강혜윤

2007-03-28     관리자

인도사를 전공한 박금표(50세, 無碍) 씨와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는 그의 딸 강혜윤(23세, 蓮聲) 양의 불교사랑, 찬불가 사랑은 남다르다. 어머니 박금표 씨는 ‘불교음악 감상실(www.sambori.com)’을 열어 6년 동안 매일 아침 2시간씩 음악방송을 운영하며 불교음악사랑에 대한 열정을 쏟아부어왔고, 혜윤 양은 지난 해 봄 지허 스님과 함께 음반 ‘패랭이꽃과 나그네’를 내면서 본격적인 찬불가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요즈음은 군법당 젊은 장병들을 위해 매주 주말을 고스란히 바쳐야 하지만, 예쁘고 발랄한 혜윤 양의 노래공양 덕분에 수계를 받는 장병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에 마냥 신이 난다. 딸 혜윤 양은 찬불가 가수요, 어머니는 딸 혜윤이의 기사요, 매니저인 셈이다. 어머니도 딸도 모두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행복하다.

생활 속에서 항상 불교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대학시절 우연찮은 인연으로 불교에 귀의한 어머니 박금표 씨의 ‘불교음악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6~7년 전 어느 날 필요한 인터넷 자료를 검색하던 중 ‘세계의 종교’라는 사이트를 열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종교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각 종교관련 음악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불교 쪽에는 음악에 관한 것은 아무 것도 올려져 있지 않았다. 분명 불교에도 찬불가라는 것이 있는데 왜 보이지 않는 것일까. 내친 김에 ‘불교음악, 찬불가’등의 단어로 검색을 시작했지만 ‘찬불가’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 후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교음악 음반들을 샅샅이 찾기 시작했다. 덕분에 지금까지 모은 국내외 불교음반이 200개가 넘게 되었다. 이들 음반 중에는 겹치는 곡들도 많고 선곡할 만한 곡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방송을 진행해오면서 ‘불교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도 갖게 되고 ‘풍경소리’의 ‘찬불가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다. 컴맹이었던 그가 컴퓨터의 달인이 된 것도, 불교음악 전문가(?)가 된 것도 모두가 불교사랑, 찬불가에 대한 깊은 사랑 때문이었다.
지금은 방송을 잠시 쉬고 있지만 이제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마다 몇 개씩의 불교음악을 듣는 음악대화방이 생겨나고, 불자들에게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도 불교음악이 널리 알려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교음악 다양하게 만들어져야

“바쁜 생활 속에서 부처님 말씀을 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경전의 핵심이 되는 말씀들을 쉽게 풀어놓은 노래들을 통해, 생활 속에서 항상 부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부처님 말씀이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의 상당수가 중·장년 층 이상의 연령에 편중된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불교음악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불교, 보다 활기찬 불교를 지향하려고 하면 음악 쟝르도 다양해져야 해요.”
최근에는 많은 불교음악들이 나오고 있지만, 다른 종교음악들에 비하면 아직도 걸음마 단계이며, 불교음반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상당히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선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악, 트로트뿐만 아니라 젊은 층을 위해 발라드, 록, 레게, 랩 등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범패와 같은 우리 불교전통음악은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전통은 그 뿌리이며 알맹이기에 이 알맹이는 한 치의 작은 변질도 없이 지켜져야만 합니다. 그러한 뿌리와 알맹이를 바탕으로 국악풍과 외국풍의 리듬이 섞이는 퓨전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 또 다른 조류가 일어났을 때에도 변화를 겪은 지금의 것을 뿌리로 하기보다는, 고수된 전통을 바탕으로 그것을 씨앗으로 하여 또 다른 류의 음악적 물결이 일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자신은 비록 노래 한 소절 제대로 못하는 음치 중의 음치지만 보다 다양한 종류의 불교음악이 만들어져, 음악을 통해 부처님의 음성을 듣고 ‘부처님같이 살아지기’를 발원하고 또 발원해서일까. 노래를 시작한 딸 혜윤이의 활동에 감사와 함께 적극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어머니의 그 딸, 강혜윤 양의 불교 사랑
그 어머니의 그 딸이라는 말이 맞을 듯 요즈음 표현으로 쿠~울하고 예쁜 강혜윤 양의 불교 사랑, 찬불가 사랑 또한 남다르다.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 손을 붙잡고 집 앞 포교당이나 가까운 절에 자주 갔었다. 물론 어머니는 ‘종교는 개인의 선택이며 자유’라고 하셨지만, 그 역시 불교를 택했다. 불교가 엄마처럼 편안했기 때문이었다. 향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편안해졌고 법당에 들어가 앉으면 복잡하던 머릿속도 시원해져서 좋다고.
노래뿐만 아니라 글 솜씨도 뛰어났던 그녀는 시나리오를 공부하고 싶어서 계원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미션스쿨이었지만 종교시간이 재미있었다. 워십(worship)찬송가라고 해서 모두들 찬송가를 배우고 율동을 하는 데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청소년들에게 맞게 음악이 리듬감 있고 활기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리 불교는 어떠한가. 그 동안의 찬불가라고 한다면 삼귀의나 산회가 같이 조용한 노래들이 대부분이었다. 요즘 명상 열풍과 함께 명상 찬불가들이 많이 나오고 또 트로트풍의 찬불가들 역시 주를 이루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젊은 층의 감성을 이끌어내기에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마침 ‘찬불가를 불러보지 않겠냐’는 제의가 들어왔다. 아직 해야 할 공부도 많이 남아있었지만 만사를 제쳐놓고 찬불가의 세계 속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합창단의 솔로로 활동한 적도 있고, 중학교 때는 가수의 꿈을 갖고 노래연습을 한 적도 있다. 타고난 무대 체질에 특히 목소리가 맑고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기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또래 청년불자들을 위한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리

‘한 생이라는 것이 얼마나 짧은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야 한다.’고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어머니 또한 그러한 분이다. 이 일이다 싶으면 그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무슨 일을 하든 친구처럼 스승처럼 어머니처럼 절대적인 지지자가 되어주시는 어머니가 계시기에 행복하기만 하다. 우스개소리로 ‘어머니의 자궁’을 잘 택한 것 같다고 말하면 어머니도 우스운지 함께 까르르 웃으신다.
어머니나 자신이나 모녀가 돈 안 되는 일만 열심히 하는데도 좋아라하시며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시는 아버지(건축설계사업가)가 늘 감사하다. 무슨 일을 하든 푹 숙성될 때까지 10년은 보장해주신다니 세상에 이보다 큰 고마움이 또 어디 있겠는가. 받은 것만큼은 꼭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 어머니 아버지의 생각. 그래서인지 딸 혜윤이도 받기보다는 주기를 더 좋아한다.
혜윤이의 노래 ‘연꽃이 피었어요’는 빠르고 신나서인지 젊은 층들이 특히 좋아한다. 요즈음 매주 주말마다 어머니와 함께 전국에 있는 군법당 장병들을 위해 공연을 나가지만 앞으로도 군법당과 불교청년대회나 청소년 음악축제같이 청년들이 많은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고자 한다.
“무대 위에서는 ‘가수 강혜윤’으로 노래를 하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 한 구석에 따스함을 전해주고 싶고, 무대에서 내려와서는 ‘청년 불자 강혜윤’으로 불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힘이 되어줄 수 있는 편안한 친구가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말한다.
오는 5월 3일~5일까지 야쇼다라(www.yasodara.com), 좋은 벗 풍경소리(www.budsori.or.kr)와 함께하는 부처님 오신 날 기념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는 어머니와 딸의 모습이 꽃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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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표|숙명여자대학교 사학과 졸업.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숙명여대와 한국외국어대에서 인도사를 강의하고 있으며, 불교음악포교에 특별한 원을 세우고 찬불가 가수로 활동하는 딸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다. 논문에는 「불교와 인도 고대국가 성립에 관한 연구」 「고대 인도 농민의 신분변화」 「붓다시대 왕권강화와 불교에 관한 연구」 「아르타사스뜨라에 나타나는 수드라와 농민에 관한 소고」 등이 있다.

강혜윤|계원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2인 3각’이라는 시나리오와 연출로 감독상을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 발라드와 랩풍의 찬불가음반CD ‘패랭이꽃과 나그네’(봄바람, 연꽃이 피었어요 외 6곡 수록. 음반 구입 ; 연꽃의 소리http://cafe.daum.net/soundoflotus)로 좋은 반응을 받고 있으며, 젊은 또래 청년 불자들을 늘리기 위해 찬불가 가수로 활동하는 한편 좀더 많은 일반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래들을 준비, 연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