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 태어난다고 하는 것, 그 의학적인 의미

특집

2009-04-23     관리자

인간이란 그 자체가 존귀하고 위대한 존재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태어나시자 마자 첫 고고의 발성이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고 하셨고, 공자님께서 근본종지로서 가르치신 ‘인’ 도 절대적인 가치관을 지닌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인간의 ‘인’자도 ‘인 ’자의 변형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 불교에서 인간의 존귀함과 존엄성을 나타낼 때 인간으로 태어나기 어려운 확률에 대하여 비유하기를 겨자씨에 바늘이 꽃히는 비유와 또는 만경창파에서 눈 먼 거북이가 구멍 뚫린 통나무를 만나 개안할 수 있는 비유를 들고 있다. 또한 불교에서는 궁극적인 인간의 가치관을 논할 때 우주의 실상을 깨닫고 불생불멸의 경지를 증득함을 말한다.

 필자는 의학자로서 오랜 세월 의학을 공부하면서 의학적인 견지에서 불교의 교리를 비교, 검토, 실증 또는 설명하면서 후배 불자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필자는 부처님께서 2,500여 년 전 설하신 말씀들이 20세기 현실의 과학문명으로 증명되고 설명가능해졌음을 보고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에 새삼 경의를 표하며 더 부처님께 가까워지게 됐다.

즉 여러 가지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서도 첫째,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관을 나타낸 부분을 살펴 보면 인간으로 태어나기 어려운 확률에 대한 비유로써, 수미산 산정에서 겨자씨 한 알을 지상에 던지고 이어서 바늘 하나를 던졌을때 그 바늘이 하필이면 그 겨자씨에 딱 꽂히는 확률, 그 얼마나 희귀하고 어려운 일인가? 또 다른 비유로는 눈먼 거북이가 깊은 바다 속에서 무변대해에 둥실 떠오르자마자 구멍 뚫린 톷나무를 만나면 실명한 눈을 다시 뜰수 있다는 가르침을 듣고 망경창파에 두둥실 떠오르자마자 구멍뚫린 통나무를 만날 수 있는 확률, 이것이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는 확률이라고 했으니 참으로 어렵고 희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현대의 의학적인 견지에서 살펴볼 때 우리 인간이 부모 사이에서 첫 생명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생리학적 생화학적 복잡한 과정이 이루어 진다. 그러나 복잡한 과정은 생략하고 간단하게 설명해 보기로 한다. 우선 한 생명이 탄생되기 위해서는 부계에서 받는 정자와 모계에서 받는 난자의 결합으로 새 생명으로서의 수정란을 이루고, 이는 모체의 자궁 내로 운반되고 착상하여 태아로서 발육하게 된다.

 그런데 이 경우 정자와 난자의 결합 과정을 볼때 남녀의 성교접시에 남자 측에서 일 회에 나오는 정액 중에는 정자 수가 거의 평균 2억개쯤 된다.이 중 단 하나의 정자가 하나의 난자와 결합하여(일란성 쌍태아일 경우에는 두 개의 정자와 결합) 수정을 이루게 되니 이 때의 확률이 평균 1억분의 1이 된다. 그러나 실제는 이보다도 확률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왜냐하면 남자의 수태가능 기간을 16세에서 60세로 44년을 예상하면 그동안 부계에서 나간 정자 수는 무려 수천 억으로 우리가 헤아리기 힘든 천문학적인 수일 것이다. 한쌍의 부부가 2~3명의 자녀를 두게 된다고 가정할 때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는 확률은 수천 억분의 1로 현재 지구상의 총 인구를 약 50억으로 보았을 때 그의 200~300배 중에서 한 사람을 고르는 꼴이 되니 한 인간으로 태어나기 위한 어려움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 낮은 확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헤아리기 힘든 낮은 확률로 수태된 태아가 모체의 자궁 내에서 성장하여 건강한 모습으로 분만 되기 까지는 또다시 수많은 어려운 고비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중 몇 가지를 설명해 보면 우선 분만시 모체 측의 산과학적 이상출혈은 가히 치명적이다. 그중에는 태반조기박리증 또는 전치태반 또는 자궁파열 등으로 인하여 대량의 급성출혈로 모자 모두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외에도 분만시 자궁의 수축력에 의하여 자궁 내의 양수가 모체의 혈관내에 유입되어 폐포벽 모세혈관을 막히게 하여 발생한 양수전색증은 아주 치명적이다. 그 외에 난산의 원인으로 골반이 좁은 골반협착증, 자궁경부 및 산도의 기형, 산도의 파열 등이 또한 태아와 모체 양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

다음으로 태아 측의 어려운 경우를 열거해 보면 태반형성의 이상, 태아의 순환장애, 선천성 심장기형, 태아의 순환장애, 선천성 심장기형, 제대이상 즉 탯줄이 꼬여 홀쳐지거나 또는 뇌수종으로 인한 두 개평대 또는 태아의 이상위치로서 둔위, 안면위, 횡위, 태아거대증 등 많은 인자들이 태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근래에는 의학의 발달로 적당한 시기에 제왕절개 수술을 함으로써 위험률은 많이 감소되었지만은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어렵게 탄생된 한 생명의 귀중한 존엄성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두 번 째로 우리 인간은 동물과 달라서 자아의 가치관을 갖게 된 원인은 고도로 발달된 뇌신경 계통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즉 우리 인간의 뇌신경 계통은 다른 동물에서 볼 수 없는 극도로 발달된 수많은 뇌신경 세포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기억으로서 저장되고 또는 재생되며, 스스로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이성이 있기에 사람을 일컬어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만약 어떤 불의의 사고로 뇌손상을 입어서 식물인간이 됐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은 사고불능으로 이성도 감정도 없이 숨만 쉬고 심장만 뛰고 목숨만 유지되고 있으니, 그래서 의학적으로는 식물인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사람도 완전한 가치를 잃은 것은 아니다. 이 사람이 남자라면 그의 고환 속에는 정자가 살아 있고 여자라면 난소 속의 난자는 주기적으로 배란하게 된다.

이 정자 또는 난자는 그대로 새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갖고 있다. 따라서 윤리 도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인간만이 인간을 탄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식물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대로 가치를 지닌 만물의 영장이요, 끝없이 영원토록 후손을 이어갈 수 있는 불생불멸의 존분이다.

따라서 의학적으로 볼 때 부모는 죽었다고 하더라도 부모로부터 이어 받은 세포는 새 생명으로 영원히 후손으로 지속되니 세포학적 견지에서 우리 인간이 불생불멸이란 이치가 여기에 있다. 이상 모든 설명은 세간법 속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이다. 출세간법에서는 말이 없는 법인데, 눈 속에 눈을 모르고 마음 속에 마음을 모르고 죽음을 재촉하는 망언을 늘어 놓았다. 참으로 불생불멸 원융상통의 대원경지 에서는 이런 말이 아닌데... . 나와 우주법계가 둘이 아닌 실상을 보았을 때 인간으로 태어난 참다운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나무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