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습니다."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한 시국법회

2009-04-23     관리자
지난 2월 5일 밤 서울 종로 거리에 ‘나무 아미타불’ 염불이 울려퍼졌다.
이날 저녁 6시 30분 조계사에서 시국법회추진위원회(공동추진위원장 수경 스님 외) 주최로 시국법회를 봉행하며, 고인이 된 6명의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천도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추모법회가 열린 무대에는 괘불이 걸리고, 그 앞에 6명의 위패가 놓여졌다. 수경 스님(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의 집전으로 천도의식이 봉행됐고, 500여 명의 사부대중은 죽비 소리에 맞춰 108배를 하며 공업중생으로서 시대의 아픔을 참회했다.











이후 대중들은 위패, 영정, 만장(輓章), 영가등(백등), 촛불을 들고 조계사 일주문을 나서 인도(人道)를 이용해 청계광장으로 향했다. 차도는 꼬리에 꼬리를 문 경찰버스로 원천봉쇄되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50개 중대 4,000여 명의 경찰이 배치되었다. 행진은 ‘나무 아미타불’을 염불하면서 평화롭고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청계광장에서 영가들의 위패를 태우는 ‘소전의식’을 마지막으로 시국법회를 회향했다.
우리의 친구였고 이웃이었을 영가들의 선량한 영정 사진을 보며, 왜 그들이 법을 어기는 행위인 줄 알면서도 화염병을 던지며 온몸으로 저항했는지를 생각해본다. 막강한 공권력을 앞세운 개발정책에 맞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힘없는 서민들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선택한 마지막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수경 스님은 ‘여는 말’을 통해, “제가 몸담고 있는 불교계는 입만 열면 중생구제와 정토구현을 말합니다. 과연 생존의 벼랑에서 신음하는 이웃을 두고 어디에 있는 중생을 구제할 것이며, 지금 여기를 떠나 어디에서 정토를 구현할 것입니까. 중생이 없으면 부처도 없다 했습니다. 중생과 부처가 둘이 아니라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는 부처가 죽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불조의 혜명을 이어가겠습니까.”라며 불교계의 책임있는 성찰을 촉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