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가정의례] 화혼의례 - 약혼식

불자 가정의례

2009-04-22     관리자

불교에서는 혼례를 화혼(華婚)이라 부르는데, 화혼의례는 아득한 옛날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 수행시절의 인연에서 비롯하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과거 전생에 선혜라는 수행자로 있을 때, 연등(燃燈) 부처님을 뵙고 공양할 꽃을 구하던 중 구리라는 궁녀에게 일곱 송이 꽃(七莖花)을 구하여 공양올리고 그 대신 구리 궁녀의 장래 청혼(請婚)을 수락한 아름다운 이야기에 근거하여 의식을 봉행한다(佛本行集經, 修行本起經, 增一阿含經, 過法現在因果經).

이때 선혜 청년은 구리 처녀가 자신에게 준 다섯 송이 연꽃과 처녀의 몫인 두 송이를 연등 부처님께 올렸다. 그러자 일곱 송이 연꽃이 부처님을 장엄하는 훌륭한 광명의 꽃으로 변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였다. 또한 연등 부처님은 뜨거운 신심과 구도의 열정을 지닌 선혜 청년에게 장차 석가모니 부처가 될 것을 예언하여 수기(授記)하였다 한다.

혼례는 인생에 가장 엄숙하고 정중하게 치루어야 할 큰 일 중의 하나인데, 현대생활에서는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형식적인 요식 행위로 끝내버리는 경향이 있다.

천생(千生)의 연분(緣分)이라 하여 오백 생 오백 생이 모인 천 번의 생(生)을 거듭하여 착한 인연을 맺어야 부부가 될 수 있다는 깊은 인연의 철학과, 천정배필(天定配匹)이라 하여 하늘이 맺어준 짝이니 인위적인 힘으로 가를 수 없다는 운명적 만남의 철학을 우리 선조들은 가졌었다.

특히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인과(因果)의 도리를 믿고 깨달음의 생활을 열어가는 불자들은 불교적인 의식을 통하여 더욱 의미있는 혼례가 되도록 해야 하겠다.

우리가 불편하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민족의식(民族意識)이 내재된 전통혼례식을 미련없이 내버리고 서양의 의식을 맹목적으로 흉내내어 이제 굳어버린, 철학없는 오늘날의 혼례의식은 다시 검증되어야 하겠다.

특히 많은 비용을 들여 한 번 입어보고 마는 헌옷(대부분),  소위 면사포는 그 자체가 원초적 성차별을 상징하는 기독교의 교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면 남이 입는다고 무조건 따라하지는 않을 것이다.

바이블(Bible)에 보면,

"남자는 머리에 베일을 덮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남자는 하나남의 모습이며 하나님의 영광의 거울이고, 그에 반하여 여자는 남자의 영광을 드러낼 뿐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원래 여자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며, 여자가 바로 남자로부터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남자는 여자를 위하여 창조된 것이 아니며 여자야말로 남자를 위하여 창조된 것이다. 그러므로 여자들은 하나님의 사자들이 무서워서라도 그 머리위에 그들을 초월하는 권위의 상징으로서 항상 베일을 덮고다니는 것이 그들의 의무이니라."(고린도전서 11장 7절부터 9절 김용옥 번역 인용)라고 하였다.

불자들은 전통 혼례식이 아닌 경우 법당이나 일반 예식장에서 신랑은 양복이나 한복 정장으로, 신부도 한복 정장으로 예식을 치르면 되겠다. 다만 어떤 장소이든 신랑 신부의 위치를 바르게 하여 서야 할 것이다. 대개의 경우 예식장에서 신랑과 신부의 서는 위치가 잘못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돌아간 이의 경우 시신을 매장하는 경우에는 서쪽에 남자가 묻히고 동쪽에 여자가 묻힌다. 위패(位牌, 神主, 紙榜)를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혼인 예식에서는 전통적으로 신랑이 동쪽이고 신부는 서쪽이다. 이는 우리의 전통일 뿐만 아니라, 카톨릭과 기독교 그리고 불교 및 일본의 신도(神道)식 의식에서도 모두 같다.

이는 신랑은 양(陽)인 남자이므로 해가 뜨는 동쪽에 서고, 신부는 음(陰)인 여자이므로 해가 지는 서쪽에 서는 것이다.

다음 그림을 참조하여 잘못된 것은 고치고 바르게 세우도록 하자.

일반 예식장에서 불교식 혼례를 치르는 경우 상단에 불교기(佛敎旗, 卍자 혹은 법륜마크)나 불상 액자 등을 준비하고 식순과 내용을 담은 안내장을 미리 인쇄하여 배부하면 좋다.

1) 약혼식

약혼(約婚)이란 장성한 한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게 되어 남은 일생을 함께 살아가기로 뜻을 합하여 머지 않아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하나의 약속이다. 약혼은 두 사람의 구두 약속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으나, 사후의 법률적 보호와 사회적인 공인(公認)을 위하여 약혼서를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과 친지 몇 명이 모인 가운데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하되, 날짜와 시간은 좋은 날이 따로 없으므로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불편이 없는 때를 선택하면 된다.

선물의 준비는 남자쪽에서는 '卍'자가 새겨진 작은 금반지 정도가 좋으며, 여자쪽에서는 타이핀 또는 만년필 등을 준비하면 될 것이다. 약혼 반지에 소위 탄생석(誕生石)은 미국의 풍습으로 우리가 따를 바가 못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