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光茶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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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5     관리자
 
  ♣ 언제부터인지 알지 못할 기나긴 우리 생애에 이제 또 하나의 푸른 새 마디가 막 시작한다. 푸른 하늘 향하여 기나긴 과거 속에 싹 트이고 키우고 익혀온 생명의 의지를 불꽃 튀듯이 막 내어뿜는 순간이다. 나의 숨결의 순수성을 나의 맥박의 진실성을 나의 의지의 무잡성을 나의 체온의 밝고 뜨겁고 부드러움을 이제 막 푸른 하늘을 향하여 새로운 장으로 펼쳐내는 것이다.
  우리의 생애는 결코 무엇에도 거리낄 수 없다. 결코 겁약할 수 없다. 푸른 대 마디마디 푸른 하늘을 솟구쳐 오르듯이 우리는 거침없이 나의 뜨거운 생명을 펴나갈 것이다.
  영원히 물결치는 바다여, 영원히 진동하는 우뢰의 울림이여 영원히 식을 수 없는 대지의 체온이여 쉴 줄 모르는 화산인양 나의 가슴을 폭발하고 나의 가슴을 토해내고 나의 가슴의 노래를 읊어다오.
  원래로 이 같은 낳음이신데 원래로 이 같은 거룩함이신데 원래로 이 같은 청정함이신데 원래도 이 같은 위덕자재 원만구족 함이신데 누가 있어 죄 죄 죄업을 말하는가.
  온 우주 가득히 퍼져나는 햇살로 하여 그대 영원한 가슴의 노래를 읊으게 하라 우리의 영원한 생명 푸른 새 마디가 이렇게 막 시작이다.
  이제 여기 불광은 노래하는 다정한 벗들이 불광 형제 모두에게 새아침의 기쁜 인사를 드린다. (합장)

  ♣ 낙엽도 다 날렸다. 제자리에 자리 잡았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서릿발이 나리고 초롱초롱 별빛이 그 위에 쌓였다. 휘영청 달 밝은 밤 부엉새 소리만 구성지다. 아 이 밤. 만상이 고요히 잠들고 온갖 생각 물 속 깊이 제자리를 찾는 이 시간. 여기 무수한 성자들은 빛나는 눈빛을 더해 간다. 밤이 낮이고 낮이 밤이다. 밤과 낮이 없는 것이다.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로 뛰어나오고 숨을 헤치고 흰 구름 등 넘어 저 봉우리 위에 솟구쳐 오른다. 오직 두 손에 가득한 오직 한 가슴에 뿌듯한 오직 전 심신과 영혼이 함께 부들대는 이 하나만을 쥐고 이 하나만을 향하여 가고 또 뛰고 또 뛴다.
  기나긴 과거의 어두운 시간을 물리치고 빛을 향한 용자의 숲이여, 여기 태양은 눈부시고 뭇 새는 읊조리며 짐승은 뛰논다.
  허위의 둥지를 박차고 진실만을 생명으로 삼아 살려는 이 우직스러운 숭고한 순결들이여. 이들에게 역사는 분명히 납월 8일이 있는 것을 보여 주었다.

  납월 8일(1월 16일)은 석가모니 부처님께 우리의 역사위에 大覺의 현재성을 보여주신 날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법화경에 말씀하신 바와 같이 시간과 공간 이전의 실다운 생명이지만 우리의 미망을 깨우치고자 이 세간에 출생·고뇌·수도·성불의 과정을 보여주셨다.
  우리는 부처님이 성도하셨다는 역사적 사실에서 특별히 두 가지를 가슴 깊이 명감하는 것이다. 첫째는 부처님의 성도가 중생이 성불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바른 뜻을 세워 바르게 정진할 때 기필 대각이라는 태양은 그 눈 가득히 담아지는 것이다. 부처가부처가 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이 분명한 약속은 엄연한 현실로서 맺어주시고 보여주셨다. 그렇기에 그를 믿고 배우는 자 조사가 되고 오늘 그를 믿고 행하는 자에게 납월 8이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위대한 인간 승리의 실증을 여기서 배운다. 둘째는 대각의 현전(現前)이다. 대각은 딴 곳에 있지 않고 성자에게만 있지 않고 지금 여기 만인에게 펼쳐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 보이신 바를 바로 믿고 행하여서 부처님이 열어 주신 무한생명·무한보고를 쓰고 누리게 된다. 나무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