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강의실] 13.보현행원품 강의

성전 강의실

2009-04-15     광덕 스님

  자기와 이해·기쁨·성장을 같이 하는 동일생명이란 깊은 신앙에서 비로소 다른 사람의 공덕을 함께 기뻐할 수 있다.

隨喜功德分

  復次 善男子 言隨喜功德者 所有盡法界虛空界 十方三世一切佛刹 極微塵數諸佛如來-從初發心爲一切智 勤修福聚 不惜身命 經不可說不可說 佛刹極微塵數 頭目手足 如是一切難行苦行 圓滿種種婆羅密門 證入種種菩薩智地 成就諸佛無上菩提 及般涅槃 分布舍利 所有善根 乃至一塵 我皆隨喜 十方三世一切聲聞 及僻支佛 有學無學 所有功德 我皆隨喜 一切菩薩 所修無量難行苦行 志求無上正等 菩提 廣大功德 我皆隨喜 如是 虛空界盡 衆生界盡 衆生業盡 衆生煩惱盡 我此隨喜 無有窮盡 念念相續 無有間斷 身語意業 無有疲壓

ꊱ 함께 기뻐하는 것이 의미하는 것

  다른 사람이 짓는 공덕을 함께 기뻐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원래 다른 사람을 전혀 자기와 대립하는 존재로 안다면 다른 사람이 착한 일을 하였더라도 자기가 기뻐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다만 다른 사람이 하는 행위가 자기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그 행위를 기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짓는 공덕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것은 그 입각처가 다른 데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자기와 이해를 함께 하고 기쁨을 함께하고 성장을 함께 하는 동일생명이라는 깊은 신앙에서 비로소 다른 사람의 공덕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대립하고 있을 때는 다른 사람이 설사 착한 일을 하고 잘 되었을 때, 자기와 대립하는 존재가 자기보다 우위에 있게 되는 것이므로 거기서는 불가불 불안과 시기심이 싹트는 것이 일반이다. 함께 기뻐한다는 것은 사람을 대립하는 존재로 보지 아니하고 적어도 뜻을 같이 하고 행을 같이 하며 원을 같이 하는 사이인 것이며 보다 근원적으로는 같은 생명의 나뉨이라는 사실에 근거한다 할 것이다. 원래 일체중생은 이 세간에 태어난 것이 수행을 위한 과제를 안고 온 것이므로 사람들이 착한 공덕을 지을 때 그러한 수행의 성과를 이룬다는 점이다. 반드시 함께 기뻐하여야 마땅하다. 또 그러한 덕스러운 행이 많아지고 덕 있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환경과 국토가 밝아지고 맑아지므로 또한 기뻐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며 나아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수행을 성취하여 보리도를 성숙시킨다는 사실을 온 우주와 중생들을 위하여 함께 기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보현행원의 함께 기뻐함은 그런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동일생명관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착한 행을 하면 그것이 바로 자기의 기쁨이여 다른 사람이 깨달음을 성취하면 그것이 곧 자신의 기쁨이다. 다른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이며 다른 사람의 행을 타인의 행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큰 생명관에서 보살의 기쁨은 있는 것이며 보살의 슬픔도 있는 것이며 보살의 자비도 있는 것이며 보살의 원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보살의 눈에는 성인과 범부를 보지만 차별하지 않는다. 친하고 먼 사이가 있지만 그 사이의 거리가 없다. 어리석거나 지혜스러운 사람이 있지만 그 사이가 평등하다. 내지 일체중생의 사는 형태와 생활하는 양상과 행하는 차별에 상관하지 않고 그 모두의 선악 고락을 자기 것으로 안다. 그 가운데 티끌만한 공덕을 짓는 일이 있더라고 자신의 기쁨으로 삼고 함께 기뻐한다. 그러하거늘 어찌 부처님과 보살들과 그 밖에 많은 성자들이 닦으시는 공덕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 생명 영원하듯이 그 영원이 다할 때까지 일체 성현과 일체중생이 짓는 공덕을 함께 기뻐하는 것이다.

ꊲ 행원의 기쁨

  경에는 부처님께서 처음 발심하던 때로부터 닦으시는 모든 공덕을 기뻐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그 사이에 몸과 목숨을 돌보지 않으시고 무량겁 동안 닦으시는 난행고행을 모두 함께 기뻐한다. 가지가지 바라밀문을 닦으며 가지가지 보살지지를 이루어가며 위없는 대각을 성취하며 마침내 열반에 드신 뒤에 사리를 분포하실 때까지의 모든 선근을 기뻐한다. 시방세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들이 닦으신 그와 같은 공덕을 다 기뻐하며 시방세계 천상이나 인간이나 지옥 아귀 축생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중생들이 짓는 공덕 가운데 설사 한 터럭만한 것이라도 함께 기뻐하며 또한 시방삼세 일체성문들과 그 밖에 모든 성자와 보살들이 닦으시는 모든 공덕을 다 기뻐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 일체 성자와 일체 중생을 나누지 않고 그 상이에 착한 사람 악한 사람 등 세간적 평가에 걸리지 않고 오직 그 상이에 싹트는 거룩한 빛을 설사 터럭끝 만한 것이라도 함께 기뻐하는 큰마음을 배워야 할 것이며 이 큰 마음의 뿌리 한 생명의 마음에 착안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큰 생명이 본래의 우리 생명이며 우리의 진면목일진대 어찌 이 세상에 대립하고 미워할 자가 있을까? 모두와 함께 마음을 주고 손을 잡고 기뻐하고 서로 돕는 생활이 바로 바른 믿음의 생활이며 깨달음의 행이라고 할 것이다. 이것을 돌이켜보아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세상형태를 바로 잡아갈 표적으로 삼아야 하겠다.

ꊳ 일체에 감사하고 화목하자

  우리는 다른 사람이 짓는 공덕을 함께 기뻐하는 법문에 이르러서 또 한 가지 깊이 반성할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일체중생에게 감사하고 일체중생과 화목 하는 일이다. 감사에 대하여는 이미 언급한 바가 있다. 감사에 대하여는 이미 언급한 바가 있다. 그중에서도 새로이 감사한 생각이 더해지는 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과 모든 사람들에 대한 감사다. 저 분들이 나를 둘러싸고 나와 환경을 함께 함으로써 나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원래로 하나의 생명이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이 분들만큼은 나의 가까이에 와서 나를 대하고 나를 접촉하며 나와 함께 일을 한다. 이 분들이 진정 고마운 것이다. 따뜻하게 대해주고 자비스러워서 감사하고 꾸짖고 때려서 나를 경책해 주어서 감사하고 나로 하여금 슬픔과 괴로움을 당하게 함으로써 그를 이기는 힘을 기르게 하여 감사하고 나의 생애를 통하여 수행의 성과 있는 생애를 구성하여 주어서 감사하다. 진정 부처님의 은혜는 모든 나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과 형제와 이들 모든 사람들을 통하여 나에게 흘러오는 것이다. 나를 기쁘게 하고 나의 생명의 진실을 알게 하며 나를 진리 위에 키워주고 단련해주는 사람들이 바로 이 분들인 것이다. 나는 감싸주어서 고맙고 매질하고 욕하고 억압을 주어서 고마운 것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진정 감사할 줄 안다는 것이 나의 진실한 생명을 사는 것이며 남이 짓는 공덕을 나의 공덕으로 알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보살의 생명관이 이러함으로 이 천지 누구와도 대립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아무리 밉게 대해오고 아무리 쓰라림을 안기어 주더라도 그를 미워할 수 없고 그와 대립할 수 없는 것이다. 알고 보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저들이 나에게 한없는 은혜를 주고 있는 것이며 앞으로도 주는 것이다. 동시에 원래에 한 몸인 때문에 나의 성숙을 진정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이웃과 대립할 수 없다. 모든 사람들 공경하고 서로 화목하여야 한다. 만약 대립하고 화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보살의 은혜와 대립하고 등을 지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를 붙여서라도 형제나 이웃과 결코 불화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복을 받고 소망을 이루려거든 먼저 부모님이나 부부간이나 형제나 이웃과 화목하여야 하고 일체중생에 감사할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부모님이나 부부나 형제나 이웃과 불목하고서는 아무리 독경 염불하더라도 공덕을 입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은혜의 물줄기와 등졌기 때문이다.

  원래로 부처님은 일체중생과 함께 하시며 일체생명 위에 함께 하신다. 그러므로 부처님께 공양하고 기원하자면 모름지기 먼저 일체이웃과 화합하고 입체이웃에 감사하여야 한다. 일체이웃과 불화하고서는 부처님께 공양이 성취될 수 없는 것이다.

  또 일체와 둘이 아닌 진정한 화합에 도달할 때 거기서는 결코 재앙이 있을 수 없다. 천지만물에 감사하여 둘이 아닌데 누가 그를 해롭게 할 것이며 일체중생과 화합하여 둘이 아닌데 어찌 그를 해칠 것인가? 모두가 나의 편이 되고 나의 성공 나의 공덕을 찬양하고 기뻐하며 서로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는 일체와 더불어 둘이 아닌 이 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법문으로서 이 함께 기뻐하는 도리를 배워야할 것이며 일체에 감사하고 화목 하는 도리를 배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