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庭을 지키는 아내의 지혜

여성·가정·행복의 장

2009-04-15     관리자

 
  얼마 전에 佛光에서 이 章을 시작하면서 몇 번 펜을 들었었다. 많은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과 격려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나를 친히 아는 몇몇 분들은 말하기를 스님으로서는 여성·가정문제에 대하여 깊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진지하게 권해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재가형제들과 대하고 보면 불가불 가정이나 여성문제가 언급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불법이 우리의 가정에서 어떻게 피어나는가를 커다란 관심사이며 또 한 가정의 건전 가정의 행복을 떠나서 인간과 사회의 건전도 행복도 없는가 한다. 더욱이 물질가치· 황금만능의 바람이 거세게 부는 계절에 우리의 가정이 너무나 무방비 상태가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해서 이번에 여기 또 이 장을 계속한다. 역시 재가불자들을 위한 강화 중에서 정리해 보기로 하였다.

ꊱ 신년설계는 신앙에서부터

  정월달이 되면 일도 많다. 새로운 희망을 설계를 하기도 하고 새로운 사업도 새로운 공부도 새로운 취미생활도 생각해 본다. 이런 것을 떠나서 인간생활을 따로 없는가 싶다. 사회나 직장이나 이웃이나 친척이나 가족과 더불어 함께 붙들고 있는 우리생활의 측면은 각양각생이다. 그 사이에 어떻게 처신하고 자기를 지켜갈 것인가 하는 문제도 역시 중요한 문제다. 가정생활과 자신의 정신생활을 진리에 비추어 보아 바르고 아름답고 윤택하게 가꾸어 간다는 것은 우리의생활 모두를 밝고 행복스럽게 가꾸어 가는 근본이 아니겠는가. 살림 늘리기나 사업 늘리기나 권세 늘이기를 위해서라도 역시 진리의 믿음만큼은 한해 설계에서 반드시 고쳐보고 지나 갈 과제이다.
인생에 있어 개인을 붙들어가는데 있어서나 가정을 붙들어가는데 있어서 마음을 굳세게 만들고 우리의 생활을 밝고 따뜻하고 지혜스럽게 하며 모두와 함께 우애와 풍성을 즐기게 한다. 어떤 사람은 신앙을 「약한 자의 것」이라고 말하나 어째서 신앙이 가장 지혜스럽고 가장 인간적인 태도인 것을 알지 못할까? 아마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첫째 신앙의 체험이 없고 안다는 종교라 해봤자 약간의 건강과 아집으로 자기라는 세계를 붙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시 모르는 사름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 자신에게 참으로 공명하고 삶을 키워가는 길이 있는 길이 있는 것을 외면하는 것이니 이런 것을 두고 딱하다 할까?
  믿음은 바른 이해가 함께 있어야 한다. 바른 이해가 없는 믿음은 무력하고 지혜가 없고 다라서 창조가 없다. 이 한 해를 한 생애 중 참으로 값있는 한 해로 만들기 위하여 바른 믿음 바른 이해에 깊이 마음 쓸 것이다.
  생명을 올바로 관리하고 쓰는 기술을 종교는 가르친다. 이것은 믿음과 꾸준한 정진으로 그 깊은 경지를 알아 들어간다. 지나가는 말 몇 마디나 종교를 비평하는 글 몇 구절 읽은 사람이라면 종교에 좀 더 겸허하여야 할 것이다.

ꊲ 아내의 신앙생활

  가정관리의 담당책이 있다면 그것은 아무래도 아내편이다. 아내에게 착실한 신앙이 없고 신앙에 대한 바른 이해가 없고 신앙심이 미지근하다면 그 집안은 허술하게 인 지붕 밑 사람이 되고 만다. 온 가족을 감싸고 바람을 막으며 밝고 따뜻한 햇빛을 받아들이고 간직할 환경에 결함이 있는 것이다. 가정에 있어 기본적 분위기 형성은 아내로부터 시작되며 아내의 밝고 따뜻하고 너그럽고 싱싱한 기운은 신앙으로부터 공급되기 때문이다. 가정 안에 부모님이 함께 계시고 어린 자손들이 오순도순 커가며 다정한 형제들이 온상인양 모포인양 또는 다듬어진 숲 인양 밝고 다정하고 활기 있게 커간다. 가정의 관리자야 할 아내에게 생명의 따뜻함이 애정의 넉넉함이 밝은 지혜가 빠져 있다면 그곳에서는 이미 문제가정의 터전이 잡혀가는 것이다. 가정에 있어 아내의 바른 믿음, 바른 이해, 바른 신앙생활은 집안의 등불이나 화롯불처럼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말하고 싶다. 뜨거운 신앙심이 감도는 가정에는 남편은 능력이 향상되고 용기와 성공이 함께 있다. 아이들은 구김 없이 활달하게 커가고 원만한 인품과 숨은 재능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원래가 인간해방의 진리다. 인간을 관ㄴ에서 해방시키고 속박에서 해방시키고 재난과 불행에서 행방시키며 내지 유형무형의 인산 한정 상황에서 해방시킨다. 인간과 그 사회에서 어둠을 몰아내고 불의를 소탕하며 허위와 허망을 몰아낸다. 그리고 진실과 지혜와 우정과 그리고 크나큰 덕성과 창조를 우리 앞에 열어 준다. 부처님의 법에서 인간이 개혁되고 가정과 사회에 밝음과 뜨거운 우정이 넘치게 된다. 가정을 지키는 아내는 반드시 부천미의 가르침에서 일정한 수행과업을 가져야 한다. 매주 한번은 법회에 나아가 청법 수행한다던가. 매일 일정한 신앙과정을 수행한다던가 하는 신앙 기초 생활이 착실히 다져져야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뜻이 있어도 시간이 없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중요한 시간으로 잡아야 하는 것이다. 가정을 밝히고 가족을 지켜갈 신앙생활을 여가에 하자는 생각은 버려야 하는 것이다. 가정의 기초를 신앙에 두겠다는 믿음이 없는 아내는 가정을 지켜나가기 힘들 것이다. 가정이나 밖에서 오는 정신적 물질적 개인적 또는 사회적 고난을 이겨낼 슬기도 없고 힘도 없기 때문이다. 혹 그런 일은 당하면 곧 허둥대고 방황하며 혹은 좌절하여 실패하기 쉽다. 아내들이여, 사랑하는 나의 남편을 사랑하는 나의 가정을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라고 믿음의 생활에 용기를 내자. 아내는 진정 집안의 밝음이고 행복의 배분자인 것을 잊지 말자.

ꊳ 아내는 강하고 장하다

  많은 남편들을 대해보고 아내 되는 분들을 만나 보면서 느끼는 것은 여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남성은 겉보기에 위세가 대단해 보여도 기실은 약하고 부드러운 편이고 여성은 오히려 굳세서 능히 남편을 성숙시키고 그에게 있어 힘의 기초가 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아내에게 진실하고 높은 소망이 있고 그리고 식을 줄 모르는 애정이 계속되는 산 그 아내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표정에서 온 가정이 억세게 온갖 어려움을 딛고 앞으로 피어가는 것이다. 속담의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말을 흔히 아내가 남편에 대한 권고에다 비유한다. 아내가 말하는 것이 처음 한두 번은 마음에 들지 않다가도 드문드문 같은 말을 듣게 되고 그것이 소망과 애정이 담긴 말이라면 어느덧 남편도 그 말에 소회되고 만다. 대개들 겪어보면 남편들이란 속마음이 착한 것이어서 아내가 기뻐하고 아내가 만족해하는 표정에서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을 갖고들 있는 것이다. 반복되는 아내의 애정이 담긴 그 말을 남편의 마음은 마침내 저버릴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의 너그럽고 덕스럽고 지혜스러운 조언은 남편에게 있어 다시없는 큰 기쁨이다. 「부드러운 것이 능히 굳센 것을 제어한다.」는 말은 아내의 덕성과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통하는 말이다. 아내의 마음가짐이 능히 그 남편의 성격을 영향 짓고 가정의 분위기를 결정지으며 자녀들의 성격에 공통의 빛깔을 준다.
만약 남편이 하는 일을 아내가 핀잔주거나 과소평가할 때 어떠할까? 자기가 하는 일에 아내의 동조를 얻지 못하고 아내로부터 칭찬을 받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남편은 자기가 믿은 기초가 이미 허물어지는 것은 가슴 속 깊이에서 느끼는 것이다. 반대로 아내로부터 칭찬과 열렬한 동조를 얻을 때 남편에게는 백절불굴의 용기가 솟아난다. 그의 능력은 향상되고 하루하루가 성공의 나날로 바뀌어가는 것이다. 결코 나쁜 말로 남편을 평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남편의 공허감이나 반발심이 그의 지혜와 능력을 감퇴시키고 아내로부터의 공격적 말과 생각은 이것이 남편의 일에 장애로 나타나는 것을 안다면 아내의 말 한 마디가 가벼울 수 없는 것을 알 것이다. 아내들이여,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말자. 비판과 냉정한 말은 이것이 남편의 용기를 좀먹는 것을 알아 두자

ꊴ 아내가 지닐 가정의 지혜

  워낙 가정이라 하는 것이 정신적 결합체인 만큼 그 사이에 불화의 실마리도 퍽이나 많다. 부부로 이루어진 가정의 핵심의 원래가 개성을 가지고 별개의 성장과 교양을 통해서 각기의 인격을 형성한 사람들의 만남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동질적인 것보다는 오히려 이질적인 것이 더 많을 것이다. 더욱이 가정에 있어서는 특히 부부관계에 있어서 설사 하찮은 것이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심리적으로 대소의 차이가 없다.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되기에는 모두가 같은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부부가 원만하게 화합된다는 것은 어쩌면 기적인지도 모른다. 맞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리라. 설사 깊은 이해와 깊은 신뢰로 이루어진 부부사이라 하더라도 역시 여러 가지 사태를 당하는 동안에 제각기의 자연스러운 개성이 두드러지게 마련이다. 부부사이의 다툼 속에 들어가서 들어보면 대개 하찮은 것이 실마리다가 된다. 그러나 그것이 비록 태풍같이 폭발적인 것으로 바뀌었다하더라고 역시 태풍처럼 본질적으로 일시적인 것이다. 부부의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들 하지만 정말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싸움은 거짓싸움 같은 성격이기 때문에 바깥사람은 좀체 개입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시성을 띄운 다툼이 묘하게 장기화하는 경우가 있다. 냉전화하는 것이다. 서로 대면하지 않고 서로 말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에게 좋은 소리 들리지 않게 하고 서로 골낸 시늉을 한다. 이것이 문제다. 골이 나서 골이 풀리지 않아서 속이 부풀어 있으면 역시 얼굴도 호박처럼 부풀어진다. 이런 시기가 장기화하면 할수록 또는 자주 있으면 있을수록 차츰 문제의 싹이 돋는 것이다. 씨에서 싹이 나고 성장하여 성목하는 것처럼 하찮은 것 가지고 종자가 되어 가지가지 의혹과 분쟁을 낳을 수가 있다. 말하지 않는 냉전시대에 접어들면 불쌍한 것은 어린 것들이다. 중간 틈에 끼어서 아버지 눈치 엄마 눈치 보자니 어린 마음 상태가 어떠할 것인가. 냉전시대에 있다면 서도 역시 할말은 없지 않은 것이다. 이런 때에 통신기 노릇하는 것이 어린 것들. 아빠한테 이렇게 전해라, 또는 엄마한테 이렇게 말하라 하는 것으로 최소한의 간접통신을 하지마는 이렇자니 당사자는 어쩌면 재미가 있을지는 몰라도 어린 것들에게는 절말 못할 노릇이다.
  무가 먼저 말하는 가 줄다리기다. 이렇게 하여서 혹 아내 쪽이 승리해서 남편에게서 항복을 받았다고 치자 결코 그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내가 아는 어떤 부부는 아내가 워낙 꿋꿋해서 번번이 남편이 항복을 받고야 해결이 안 것으로 들었다. 그것이 반복되는 동안 남편의 병은 진행되었고 마침내 남편은 세상을 떠났다. 아내가 여장부여서 그 후 어린 것들은 잘 거두고 키우기는 하였지만 내가 보기엔 남편 죽인 사람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남편을 이기고 남편을 항복받은 것을 장한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알아둘 일이다. 남편 길들이기는 결혼 초 6개월 이내에 달렸다는 불량한 슬로건을 입데 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말하지 않는 전법으로 남편을 조복받으려는 전략은 가정과 행복을 뿌리부터 흔드는 위험이 있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ꊵ 가정과 평화를 지키는 아내

  남편이 머리 숙이고 먼저 말하고 웃는 얼굴을 하고 또는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것이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사리로 보아 자기 잘못을 뉘우칠 때도 있고 질실할 듯한 가정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일 때도 있을 것이고 또는 타산으로 보아서 우선 후퇴하는 수도 있을 것이지만 어쨌든 냉정을 해소시키는 것이 아내편이든 남편 쪽이든 일단은 먼저 머리 속인 편이 금도가 넓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먼저 사과하는 편이 그 인격이 놓은 것이고 그에겐 너그럽고 넓은 덕이 틀을 잡아갈 것이다.
  그런데 만약 아내가 편협하고 외고집이어서 남편에 대해서 새로운 이해와 사랑을 갖지 못하고 이론이나 조리를 내세워 남편의 행위를 하나하나 비평하고 평가한다면 그러한 상황 아래 부부의 마음 기상(氣像)이나 가장 기상은 심히 불안전하게 된다. 마음 놓고 모두들 아내에게 주고 아내에게서 무한한 신뢰와 이해를 받는 보람을 빼앗긴 남편은 어딘가에 그 억압된 심정을 풀고 메우지 못한 공허를 채울 길을 더듬게 되기 쉽다. 그뿐만 아니다. 진정 남편의 깊은 마음속에 깃들어 잇는 아름다운 덕, 유능한 능력들이 고개를 들고 나서지 못하고 빛을 보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갈등과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다른 기회에 말하겠지만 가정에 있어 부부의 위치는 위치가 없는 가운데 분명히 있는 것이다. 모두를 받아들이는 너그러움, 모든 거친 것을 감싸주는 부드러움 모두들 이해해주는 따뜻함 이것은 가정의 기본 기상을 지켜나갈 아내의 길인 것이다. 가정은 이 위에서 행복의 햇살과 꿈과 신기루를 가득 싣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