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순례기] 미얀마 1 쉐다곤 파고다

미얀마 황금의 나라 미얀마의 황금대탑

2009-04-10     범라 스님

-쉐다곤 파고다 (1)

지난 10여 년간 미얀마에 머무르면서 수행자로서의 삶에 잊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그것들을 보고 느끼고 아는 만큼 소개하여서 독자들과 기쁨을 함께하고자 한다

미얀마의 불교는 그 역사가 부처님 당시까지 이어져 있다. 요즈음은 미얀마에 다녀오신 분들이 많은데. 미얀마 황금대탑, 쉐다곤 파고다를 참배하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크고 화려한 황금대탑의 위용에 놀라움과 찬사를 보냈을텐데, 자세하게 그 역사와 사연들을 알면 더욱 신심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황금대탑은 2천 5백년여 년 장구한 세월 동안 그 나라를 다스렸던 많은 왕들과 거부 장자들,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처가 외었던 만큼 미얀마 인들의 자부심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성스러운 애대상이다. 그 기원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부처님께서는 긴 세월 동안 붓다가 되려는 서원으로 열 자지 바라밀을 모두 완성하고 성스러운 설산 자락에 위치한 까삘라국 슛도다나 대왕의 마하마야 왕비의 몸을 빌어 태어나셨다. 그리고 꽃보다 아름다운 나이 스물아홉에 왕궁을 뒤로 하고 진리를 찾아 떠났다

부처님께서 어느 바라문에게 법문하실 때 “내가 성을 넘어서 출가할 때, 나의 나이는 힘이 충실한 젊은 나이 스물하고도 아홉이었노라.

철따라 아름다운 3시 궁전에는 야쇼다라 태자비를 비롯한 4만의 아리따운 궁녀들이 날마다 나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나만 바라보고 있었노라...“라고 말씀하셨듯이 부처님께 서는 영원한 행복을 찾아 많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서 자신의 개인적인 행복을 포기하였던 것이다.

쉐다곤 파고다의 유래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을 다 아는 붓다의 지혜(모르는 것이 없이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삼마삼붓다. 무상정각의 지혜)를 성취하시고, 그 행복감의 정상에서 차례로 7처에서 7주야씩 선정에 들어서 49일을 지내셨다. 그 49일 동안은 수자따의 유미공양을 드신 이후 어떠한 음식도 들지 않으셨다. 그때 인도의 한 지역이었던 옥깔라빠에서 상인 형제가 지나다가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보리수나무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지창에 빠진 것처럼 5백 대의 수레들이 바퀴가 옴짝달싹도 하지 않게 되자 사람들이 놀라서 웅성거렸다

그때 상인 형제들과 전생에 가까운 친척이었던 한 천인이 하늘에서 뭄을 드러내 보이면서 그들에게 알려 주었다.
“형제들이여, 세상의 밝은 눈이 되시는 부처님께서 출현하셨다. 그 부처님께서는 여기서 가까운 모리수나무 아래 앉아 계신다. 그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다면 그대들에게 세세생생 복이 되리라....”

그 소식을 들은 상인 형제들은 너무나 기쁘고 반가운 마음에 음식을 요리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가지고 다니던 보릿가루로 꿀떡을 만들어서 부처님께 정성껏 공양을 올리고, 그 때는 아직 승가가 탄생하기 전 이었으므로 세상에서 처음으로 “거룩하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하신 가르침을 잘 받들겠습니다.” 라고 2귀의 계를 서원하고 나서 부처님께 청하였다. “저희들이 어느 때나 부처님을 대신해서 예배 올릴 수 있도록 징표를 한 가지 주십시오....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선한 사람들의 복전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오른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으시자 여덟 올의 머리카락이 따라 나왔다. 물건들이 다 팔릴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상인 형제들은 가지고 다니던 물건들을 모두 나누어 주고, 루비 보석으로 만든 사리함에 그 성발을 모시고 자기들의 나라로 급히 돌아왔다. 그리고는 옥깔라빠 국왕에게 사실을 모두 말씀드렸다. 그래서 지금의 황금대탑이 세워지게 죈 것이다.

미얀마의 자존심

이 나라 사람들은 불교에 관해서라면 지나칠 만큼(?) 큰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다음 첫 번째 공양을 올리고, 첫 번째 재가 제자가 되어, 처음으로 2귀의 계를 서원한 이들이 우리 미얀마 인이다.”라고.... 그뿐만 아니라 이 황금대탑, 쉐다곤 파고다는 우리 부처님 교단에 최초의 파고다라는 자긍심 또한 대단하다. 그러나 그러한 외형적인 일들 못지않게 미얀마 인들의 신심은 경전 공부와 수행을 바탕으로 단단하게 일상생활 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들과 같이 재내가 보면 자기들에게 부처님의 핏줄이 내려 혼다고 하는 그자부심이 너무나 확고한 만큼 깊은 신심을 느낄 수 있다.

과거 4분 부처님의 유물

이 황금대탑은 동서남북으로 커다란 문이 4개가 있고 그 정문에 올라서면 먼저 동굴 모양의 법당이 있으며, 그 법당 마당에는 과거에 출현하셨던 부처님을 모셔 놓았다. 『마하붓다완사(미얀마에서 펴낸 부처님의 생애)』에 의하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부처님이 다섯 분 출현하시는 세상이다. 그런데 이 쉐다곤 파고다에는 이미 출현하신 과거 4분 부처님의 유물이 모셔진 세게 에서도 전무후무한 곳이다

동쪽 문에는 과거 까꾸다아 (kskusaja)부처님(이 부처님께서 사용하시던 지팡이), 남쪽 문에는 꼬나가마나(konagamana) 부처님 (이 부처님께서 사용하시던 물 거르는 주머니), 서쪽 문에는 까싸빠(kassapa)부처님(목욕가사), 북쪽 문에는 우리 석가모니(gotama) 부처님)머리카락 성발 8가닥), 이렇게 4분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쉐다곤 파고다의 사기에 기록되어 있다)

순례자들이 찬찬히 둘러본다면 지금도 구석구석 건물마다 과거 역사를 바탕으로 하여서 현재가 공존하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이 황금대탑은 참배하러 갈 때마다 시간ㅇ,f 뛰어 넘어 과거와 미래, 그리고 크고 작게 스쳐갔던 그 많은 인물들을 충분하게 만날 수 있다. 각자의 능력과 안목에 따라서...

또한 이 대탑이 현재의 상태로 존재하기까지는 그 동안 수많은 왕들과 그 나라 사람들의 신심이 어느 한 구석 모래 한 알까지 역사가 스며있지 않는 곳이 없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2천 5백 년 전의 부처님이 아니라 현재의 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이다.

음력 9월 보름 해제하는 날에는 탐의 한쪽 마당에 베틀을 놓아서 베를 짜고 가사를 만들어서 가장 빨리 잘 만들 편에게 상을 준다. 각 단체마다 흥을 돋우기 위해서 아름다운 전통 옷으로 치장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응원전을 펼치는 것 또한 순수한 신심을 바탕으로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즐겁게 해준다. 베를 짜서 가사를 만들고 나서는 가사와 공양물을 머리 위에 이고 탑을 돌며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각 부처님마다 가사를 올리는 행사를 거창하게 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선업 인연이 있는 이들이라면 아마도 그런 행사를 더러 보았을 수도 동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
범라 스님은 혜일 스님을 은사로 해인사 삼선암에서 출가하여 봉녕사 승가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제방선원에서 안거 수행. 1989년부터 태국의 촌부리 취백아솜 위바싸나 수행센터를 거쳐 미얀마 양곤의 마하시 메디테이션 센터에서 수행, 그간 미얀마 어너와 팔리어 경전을 배우며 수행과 통역을 해왔다. 번역 서로 위숟디 막가(전2권), 아난 존자의 일기(전4권), 초전법륜경. 무아경. 위빠사나빠라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