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조화가 기적을 낳는다

신앙실록(1)

2009-04-03     관리자

     [1] 구원은 행(行)에서
   우리 모두는 불자인 것을 믿습니다. 불자는 부처님께서 갖추신 공덕을 모두 다 갖추고 있는 것을 믿습니다.
   이것은 필자의 그릇된 소견이 아닙니다.
   분명히 경의 말씀에도 중생이 모두 다 여래의 지혜 덕상을 갖추었다 하였고 역대 조사께서도 또한 말씀하시기를 일체중생이 본래로 부처님과 더불어 털끝만큼도 차이가 없다 하셨습니다.
   참으로 우리의 본성에는 부처님께서 이미 무량공덕을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불자로서 부처님께서 주신 끝없는 큰 공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믿더라도 그것이 생각으로만 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이 믿음은 행(行)이 따라야 합니다. 만약 믿기만 하거나 생각으로 알기만 하고 실지 행은 중생을 자처하는 행을 한다면 우리의 생활환경에는 결코 부처님이 주신 아름답고 행복한 공덕이 구현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자의 행 가운데는 감사와 조화행(調和行)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감사와 화합을 성실히 행하면 거기에는 자연히 아름답고 행복스런 생활환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 점은 본인이 그동안의 신앙과 포교 경험에서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 불행은 가정의 갈등에서
   벌써 6년 전 일입니다. 친지의 소개로 나를 찾아온 사람이 있습니다. 당시 서울 금호동에 살고 있는「김봉한」씨라 했습니다. 연세는 환갑이 막 지난 나이였습니다. 사연인즉, 이 분의 부인이 중병으로 누워있는데 치료비는 커녕 네 식구의 호구조차도 어려운 형편이라 했습니다.
   부인의 병은 7년쯤 전에 신경통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당뇨병에 고혈압까지 겸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김씨는 사업이란 백사불성(百事不成)이고 이제 거의 절망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필자는 그 분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하루에 두세 시간씩 3일 동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동안 김씨는 자기의 소견보다는 시종 필자의 의견을 묻고 듣는데 그치고는 다음 다시 만나기를 청했습니다. 그러하기를 4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김씨는 비로소 자기 가정 사정을 털어 놓았습니다. 김씨의 고향은 평안북도이고 지금의 부인과는 해방 후 월남하여 재혼하였는데 15세의 나이 차가 있었습니다. 김씨는 13세 때 세례를 받은 착실한 기독교 신자였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그런대로 지내고 1남 1녀를 두었습니다. 그런데 10여 년 전부터 사업이 부진하자 부부 사이에는 종종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그 후 부인이 신경통이 발작하더니 앞서 말한 다른 병이 병발하였고 지금은 바깥 출입도 못하고 죽기만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는 동안 부부 사이에 여러 갈등이 엉킬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세가 기울어지자 부인은 자기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무능 무기력을 추궁하는 데는 정말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필자는 이 사람의 불행의 근원이「이것이다」고 느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부부의 불화입니다. 가정의 부조화입니다. 이것이 근본원인이 되어 병도 나고 사업도 엎어지고 오늘의 역경을 장만한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래서 김씨에게 말했습니다.
  『김선생, 잘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불행도 끝장이 났습니다. 원인을 알았습니다.』
   필자는 그에게 힘주어 권했습니다. 기독교를 믿더라도 부처님의 진리 공덕은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 그리고 부부 조화만이 오늘의 곤경에서 빠져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부인에게 불평 없이 감사하라는 것, 부인은 병객이고 잔소리꾼이고 되어먹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겉모양이지 실로는 누구보다도 착하고 아름답고 정숙하고 성실한, 당신에게는 하늘이 점지해 준 배필이라는 것을 믿고 부인에게 감사해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하여 잠들기 전에 딴 방에 혼자 앉아 부인을 대한 것처럼 생각하고 조용히 참회하고 감사하고 합장 배례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했습니다. 눈물겹게 참회하고 감사할 때 부인의 병은 낫고 가정의 곤경도 해결할 것이라 했습니다.
   김씨는 고마운 사람이었습니다. 복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필자의 말을 그대로 믿고 행한 것입니다. 그리고 부인에게 그 사실을 말했던 것입니다. 늙은 남편의 이 진실한 변화에 부인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부인도 남편 앞에 엎드려 참회했습니다. 세 식구조차 거두지 못하는 무능한 남편이라는 불평과 경멸—이제까지 쌓이고 쌓인 남편에 대한 항거 반발을 눈물로 씻어 버리려는 듯 눈물을 한없이 흘렸다는 것입니다. 부부를 가로막은 10년의 얼음이 단번에 녹아내리는 것이었습니다.

     [3] 기적은 감사와 조화에서
   다음날 아침이었습니다. 필자가 조반상을 받고 있는데 밖에서 손님이 찾는 소리가 났습니다. 금호동 김씨였습니다. 무턱대고 자기 집으로 가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필자는 김씨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문에 들어서니 김씨 부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필자를 보자 빙긋이 웃어 보였습니다. 필자는 초면이었지만 인사도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를 보고 웃는 걸 보니 이젠 병이 없군요. 병은 없어요.』
   하고 필자는 단언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부인은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지금 막 꿈에서 깨어났다는 것입니다.
   부인이 철로 한 복판에 서 있었는데 멀리서 기차가 세차게 달려왔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피해 볼 겨를도 없이 부인은 이제는 죽는구나 하였더니 기차는 자기 앞에 와서 다른 곳으로 피해 지나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또 하나의 꿈을 꾸었는데 그것은 자기가 어렸을 때 존경하였으나 지금은 생사조차 모르는 진사댁 아주머니(먼 친척이었다고 한다.)가 나타나 등을 어루만져 주면서「네가 이젠 살았다.」하였는데 바로 그때였답니다. 김씨와 필자가 찾아왔다는 것이었습니다.
   필자는 부인에게 정성드려 말했습니다. 겉보기에 당신 남편은 늙고 거칠고 무능하고 흠이 많아 보여도 그것은 거짓모양이고 실지의 당신 남편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잘 생기고 마음씨 곱고 늠름한 대장부이며 당신에게는 하느님이 보내주신 주인이라는 것을 꼭 믿어라. 그리고 지금까지 당신의 병은 당신이 하늘이 주신 이런 훌륭한 남편을 불신하고 모멸하고 항거한 데서 나온 것인데 이제 당신이 하느님 섬기듯 남편을 섬기고 공경하면 병은 물론 낫고 당신 집안에는 행복이 꽃필 것이라는 것을 거듭거듭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침 저녁 앉아서 합장하고 당신에게 하느님의 큰 은혜가 가득히 넘치는 것을 마음속으로 관하면서 열심히 기도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 부인이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일러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확실히 이 실상관(實相觀)에 의한 기도법은 위력적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부인은 남편에게 참회하고 감사하였을 뿐 아니라 필자가 권한대로 열심히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진실을 다했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기적은 바로 다음날 새벽에 나타났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일어나 앉아 기도를 하고 있자니 별안간 불 같은 기운이 화끈하면서 몸 아래로 뻗혀 나가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얼음장 같던 무릎 아래가 더워온 것입니다. 부인은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놀라고 신기하고 기쁨이 뱃속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옆에 잠들어 있는 남편을 깨웠습니다. 그리고 그의 손을 끌어다 자기의 무릎 아래를 만져보게 했답니다. 둘이는 정말 감격했습니다. 놀라고 놀랐습니다. 고마워서 어쩔 줄 몰랐답니다.
   부인은 일어섰습니다. 그리고는 남편 앞에 눈물 어린 얼굴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당신께서 돈 한푼 안 벌고 놀고만 계셔도 결코 불평대지 않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광주리 장사를 해서라도 우리 살림을 꾸려가겠습니다.』
   하고 굳게굳게 맹세했답니다.
   날이 밝았습니다. 부인은 비록 다리에 힘은 없어도 이제 아무 병도 없다는 듯이 생기있게 돌아쳤습니다. 집안에 화기가 가득히 넘쳐나는 것이었습니다. 실지 병은 그날부터 씻은 듯이 없어졌습니다.

     [4] 조화있는 곳에 자비의 은혜는 넘쳐난다
   김씨 가슴 속에서는 감사한 생각과 신기한 생각으로 술렁거렸던 것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배부른 것 같고 이유 없이 웃음이 자꾸만 솟아나더라고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기나긴 가시덤불 속에서 빠져 나온 것 같고 끝모를 수렁에서 헤쳐 나온 기분일 것입니다. 헌데 그의 마음에는 그렇게도 기쁘고 즐거웠지만 현실이란 마당에는 여전히 장벽이 있었습니다. 당장 다음날이 되자 김씨는 큰 아들의 고등학교 등록금이 닥쳐왔습니다. 중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는 야간을 지망했는데 등록금은 7천원, 그런데 수중에는 70원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필자의 말을 믿었답니다.
   바로 부처님을 믿었던 것입니다. 부처님은 우리 아들을 고등학교 교육시키는 것을 보증해 주신다고 굳게 믿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실상관을 하면서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아침 기도 끝에 홀연히 4, 5년 동안 소식이 없었던 고향 친구의 생각이 났다는 것입니다. 형세가 기울어지자 그 친구가「좀 사노라」하고 배를 내미는 것 같아서 김씨는 그와 만나지 않고 지냈던 것인데 이제 생각하니 그럴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를 찾아갈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하여 날이 밝아 그 친구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랬더니 크게 반가와 하면서 아이들 학비 걱정을 묻더랍니다. 그래 사실을 말하니 잘 왔다 하면서 자기 수중에서 4천원을 주고 또 한 친구를 소개해 주어서 찾아가니 그도 역시 고향 친구라 반갑게 도와 주어서 학비 걱정은 끝났다고 했습니다.
   그 후 김씨는 친지의 요청으로 당신이 가지고 있는 약간의 한약지식을 활용하게 되어 영등포에 있는 한약방에서 일하였고, 다음에 다시 구파발에 있는 농협관리인이 되어 3년을 지냈고, 그 후에는 조치원에 있는 친구의 공장을 맡아 관리하여 성공시켰고, 지금은 송이재배 등 여러 일에 손을 대어 젊었을 때를 능가하는 활약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정말 고난의 수렁에서 행복의 언덕으로 뛰어 나온 것입니다.
   진실로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두를 주셨습니다. 무량공덕을 이미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마음에 감사와 조화를 채워 우리의 생활 위에 부처님의 은혜로운 광명을 구현하여야 할 것을 거듭 굳게 믿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5] 감사하여 고질병을 고치다
   감사의 기적을 다시 한 토막 더 하겠습니다. 지금은 노량진 흑석동에 살고 있지만 그때는 신당동에 살고 있던「윤순이」씨의 일입니다. 신경통을 염불하여 고친 적이 있는 분이라 필자와는 깊은 이해가 되는 분입니다. 하루는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데 그의 딸의 부축을 받으며 필자를 찾아 왔습니다. 안질로 병원에서 한 달을 치료 받았는데도 오히려 증상은 악화하여 그때는 거의 앞을 볼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필자가 이사를 한 때였기 때문에 집을 몰라 우중에 여러 곳을 수소문하여 근근이 찾아 왔다는 것입니다. 보아하니 백내장입니다. 눈동자에 하얀 막이 덮이고 또한 눈이 아파서 뜨지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지낸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니 이 분의 잘못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염불한다면서 마땅히 감사할 사람에게 감사는 커녕 도리어 심한 원망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연은 이러합니다.
   윤 노파는 젊어서 5남매를 안고 혼자되어 그때부터 시누이댁에 들어와 5남매를 키우고 살아왔답니다. 4남매는 이미 장성해서 제대로 성가했고 특히 귀여워했던 막내딸을 출가시키게 됐는데, 시누이가 무관심할 뿐더러 친척에도 말하여 아무 도움도 못 주게 했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말하면 시누이가 출가 준비를 다 해주었을 터인데 이번에 이렇게 냉담한 것은 사윗감이 시누이 눈에 차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어떻든 결혼은 치뤘지만 시누이의 냉정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미워서 한 집에 한 살림살이로 지내면서도 시누이가 몹시도 미워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눈병이 생겼고 치료는 해도 악화일로였습니다. 원인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평생을 5남매를 키워준 시누이에게 극단의 반감을 가졌고 그 마음속 반감이 눈병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필자는 윤 노파에게 잘못을 타이르며 시누이에게 깊이 참회하고 감사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는 납득이 됐습니다. 진정으로 뉘우치고 감사했습니다.
   두어 시간이 지난 후 옆방에서 점심을 먹고 있던 딸이 별안간 소리치기를「아이구 우리 어머니 눈 떴어요.」하지 않겠습니까? 음식도 더듬어 먹던 그가 눈을 뜬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입니다. 감사의 기적—필자는 감사밖에 다시 할 말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