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어] 중생심중의 청정 광명심이 자재를 성취 / 고암

불자 믿음의 기초는 우리들 모두가 부처님의 대광명 속에서 운수동족(運手動足)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부처님의 청정 대광명 속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부처님의 청정 광명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 우리의 생각이 모두가 부처님의 청정 광명의 나툼인 것입니다. 

혹 어떤 이들은 우리의 마음은 중생심이어서 죄악에 물들어 어두운 마음이고 부처님의 마음은 청정하여 태양보다 밝은 마음이니 어찌 둘이 같을 수가 있겠느냐? 오래오래 닦아야 우리도 부처님과 같이 밝은 마음을 바라볼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말은 중생 마음의 겉모양을 들어 말한 것뿐입니다. 조금만 살피면 중생심이 바로 여래심에 근거하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원각경에「일체 중생의 허망하고 어둑한 마음 모두가 여래의 밝고 뚜렷이 깨달은 마음이 건립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도 바로 중생의 근거가 부처님 마음이라는 것을 밝힌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는 우리들 불자는 우리의 마음이 부처님의 광명스런 마음과 둘이 아닌 것을 굳게 믿어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 마음은 일대 광명 덩어리이고 우리의 마음도 또한 같다는 말입니다. 이 가르침을 믿을 때 우리의 마음은 밝아집니다. 우리는 고통 속의 범부 중생이 아니라 부처님의 자비하신 지혜와 위신력으로 살아가는 불자라는 긍지와 기쁨이 솟아 나오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위 등 삼업(三業)이 청정해지는 것입니다. 

참으로 청정한 마음이 부처인 것입니다. 마음속의 부처님을 믿는 것이 청정한 마음입니다. 마음이 청정할 때 우리 마음은 밝은 빛이 가득해지고 지혜와 자비가 솟아 나오고 기쁨과 용기가 넘치게 됩니다. 

계행을 닦으려고 하지 않아도 이 믿음이 바로 설 때 모든 행이 깨끗하게 갖추게 됩니다. 이렇게 되어 삼업이 청정해집니다. 왜냐하면 맑고 깨끗한 불심(佛心)에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불행(佛行)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청정하기 이를 데 없는—오직 광명 덩어리 속에 한량없는 공덕이 함장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는 막힘이 없고 장애가 없고 어둠이 없습니다. 희망이 생동하는 활기만이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성공적으로 성취시키는 지혜가 있습니다. 용기와 늠름한 자신이 있습니다. 행복은 바로 이런 사람의 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지금만큼 국민에게 지혜와 용기가 절실한 때가 없다고 봅니다. 국토는 분단되고 세계정세는 심히 혼돈 상태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마음이 불심임을 믿고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믿음과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오늘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나가야 하겠습니다. 불심의 지혜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서로가 불심으로 단결하여 나라의 평화와 겨레의 행복을 이룩합시다. 우리의 참마음인 부처님의 대광명이 우리의 성공을 보증합니다.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