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우리 생명의 원본은 부처님 광명이다 / 광덕

권두언(卷頭言)

2009-04-03     광덕

경에「중생이 본래 성불」이라 했다. 그리고 「일체 중생이 부처님의 지혜, 덕상을 다 갖추었다」고 하였다. 누구나 이미 완전무결한 지혜와 덕성과 위력을 본래로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지혜와 덕성, 자유와 행복, 그 모두를 완전히 갖춘 것은 부처님임을 우리는 안다. 그런데 우리가 본래 부처라 하니 이는 무슨 뜻인가?

이것은 이론이 도달한 결론이 아니다. 겁약하고 비소한 인간의 기상을 돋구기 위하여 꾸며낸 가설이 아니다. 그렇다고 인간이 자기 예찬으로 스스로 기뻐하자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절대자나 신이라는 군림자를 제거하여 놓고 스스로의 오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야심은 물론 아니다.

이것은 부처님의 밝은 지혜의 눈에 비친 사실의 기술이다. 허망한 거짓을 넘어선 참된 존재의 사실을 말한 것뿐이다.

사실—엄연한 이 사실, 우리는 부처님의 인간 사실의 선언을 의심할 수 없다. 이를 믿고 행함에서 우리는 그 진리성을 현증(現證)하기 때문이다.

 —나의 생명이, 부처님 공덕이 가득한 광명적 실재, 무한의 힘과 지혜와 하늘을 싸고 넘는 덕성, 그리고 일체 속박에서 훤출하게 벗어난 자유와 자재성이 강물처럼 한없이 넘쳐나고 바다처럼 끝없이 출렁이는— 이와 같은 부처님의 광명적 위덕 위력— 이것이 우리의 생명의 원본임을 우리는 환희와 경건으로 믿는 바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생명의 원형질은 오늘에 와서 변하였는가. 우리의 얼굴, 우리의 주위에는 어둡고 막히고 불행스러운 일이 널려 있는 이 현실은 어찌된 일인가.

이것은 착각의 탓이다. 생명의 원형을 잊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자유를 구사하여, 보는 대로, 충동대로 생각을 일으키고— 이런 것을 반복하여 마음과 생활에 먹칠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로는 없는 것을 있는 듯이 보는 것이다. 이것을「미(迷)」라고 한다. 미는 착각이다. 사실의 오인이다. 오인하였다 하여 사실이 바꿔지지는 않는다. 그와 같이 설사 몇만 겁을 미하였다 하여도 우리의 생명의 원본에는 아무런 변고도 없는 것이다.

경에「석가모니불을 광명이 비춰 일체처에 두루한다」고 하였다. 광명변조 변일체처(光明遍照 遍一切處)— 이것이 근원 생명의 근본 속성이다. 동시에 우리 생명의 본질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생명이 태양을 넘는 광명적 실재임을 알자. 태양은 차라리 저물 날이 있어도 우리의 본분 생명은 저물 줄 모르는 구원(久遠)의 태양이다. 우리는 이 생명의 위력을 구김 없이 발휘하자. 그리하여 우리에게 찾아 든 일체 불행, 고난, 병고를 소탕하자. 이들「어둠」적 존재는 독자성이 없는 것이다. 그는 생명의 빛의 부재를 의미한다. 생명이 빛을 발할 때「어둠」은 설 곳이 없다.

우리는 우리의 참 생명이 부처님 광명임을 믿고 우리의 마음, 생각, 행동, 하나 하나에 불광을 가득 채워 이 국토 이 겨레에 행복, 평화, 번영을 가득히 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