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初心)과 항심(恒心)

마음의 문을 열고

2007-03-09     관리자

지금 우리는 을유년의 처음 출발의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 시점에선 누구나 새해 희망찬 삶의 계획을 세울 것입니다.
새 해, 새 마음, 새로운 다짐, 초발심 등 새로 시작하는 처음을 내포하는 말은 언제나 무언지 모르는 설레임과 함께 힘찬 각오와 무한한 희망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그 일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힘들다는 생각도 없이 열심히 노력을 합니다.
수행이나 기도를 할 때도 처음 마음은 같습니다. 하지만 초심(初心)을 지키기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여기 초심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말해주는 까치 부부의 예화가 있습니다.
까치네는 오늘 아침에도 부부싸움을 벌였습니다. 사흘이 멀다 하고 일어나면 싸웁니다. 어느 날 남편까치가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둥지에 불평귀신이 붙은 것 같소.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자주 싸울 수 있겠소?”
아내 까치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맞아요, 걱정과 불평귀신이 있는 것 같아요. 둥지에 돌아오면 걱정, 불평이 그냥 쏟아지니….”
부부까치는 다음날 산까치 도사를 찾아가, “처음에 우리 둥지는 행복과 안락의 둥지였습니다. 지금은 불평귀신, 걱정귀신이 붙은 것 같으니. 그것들을 쫓아낼 비결을 말씀 좀 해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산까치는 까치 부부에게, “그대들의 불평과 기쁨은 다른 귀신 때문이 아닙니다. 문제는 자신한테 있는 것이지요. 다만 기쁨은 첫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고, 불평은 변절되고 오염된 마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니 처음 둥지를 틀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시오.”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처음 둥지를 틀 때는 사랑과 행복의 보금자리라 생각하고 힘이 든다는 생각 없이 열심히 둥지를 틀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불만과 걱정이 생겼습니다. 둥지의 상황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아무 것도 변화된 것이 없는데 매일같이 불만에 의한 불평을 하고 싸우면서 불행하게 사는 것입니다. 또 다른 욕심이 생기다보니 처음 마음이 변한 것이죠. 이럴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예화입니다.
초심에는 항심(恒心)이 따라야 합니다. 항심은 처음의 순수하고 의욕적이던 마음을 놓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초심으로 일관해 가는 마음입니다. 그렇게 할 때만이 어떤 일이든 성취할 수 있고 행복과 평화스런 삶을 꾸려갈 수 있습니다. 수행하고 기도하고 큰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초심과 항심은 그 일을 성취하는 힘의 원동력이 됩니다.
을유년 새해 첫 출발선에서 세운 삶의 계획과 수행의 목표를 항심으로 일관하여 우리 모두 성취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