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출산

정무 스님의 생로병사 2

2007-03-09     관리자


지난 호 태교에 관한 글을 읽고 여러 독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대부분 주위 임신부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태교법을 들려줄 수 있어 좋았다는 얘기였습니다. 간혹 본인의 경험을 말하면서 태교의 중요성을 더 강조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특히 다른 태교는 하지 않고 오로지 참선만 했는데, 그 덕분인지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집중력이 뛰어나고 과외 한 번 안 시키는데도 전교 1등을 한다는 불자의 이야기, 그리고 절에 자주 찾아가서 목탁 소리를 들으면서 염불하고 기도하였는데, 아이가 유별나게 신심이 지극하고 총명하다는 얘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실제로 참선을 하고 염불을 하면 뇌파가 안정되어 우리의 심신이 활기차고 행복한 알파 상태가 됩니다. 또한 알파 상태가 되면 정신통일이 되고, 집중력이 강화되고 기억력이 증대됩니다. 목탁 소리 또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보다 태교에 더 좋다고 합니다. 참선과 염불을 통한 임신부의 심신 안정이 가장 좋은 태교입니다. 지난 호에 말씀드렸듯이 출산 때까지 육바라밀 태교법과 일과수행을 하기를 바라면서 행복한 출산에 대해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새로운 붓다를 탄생시키는 성스러운 출산
부모의 소원은 건강한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이요, 이는 인류 번영의 주춧돌입니다. 실로 개인적으로나 대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을 출산하기 위해서는 평소 부모가 자연건강법 6대 법칙*을 실천하고, 바른 태교를 통해 알게 모르게 지은 업을 녹이고 태아를 성장시키는 것이 상책일 것입니다. 그럴 때 출산은 새로운 붓다를 탄생시키는 그야말로 그 자체로 말할 수 없이 성스러운 불사(佛事)입니다.
물론 건강한 자녀는 건강한 부모에게서 나오기 마련이니 출산도 건강한 20대에 하는 게 좋습니다. 젊을수록 좋지만 요즘은 결혼이 늦어지는 상황이니 어쩔 수 없이 30대, 심지어 40대에 출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5세 이상의 노산일 경우 선천성 질병과 난산의 우려가 있기는 해도 개인 차가 큽니다. 주민등록상의 나이는 35세가 넘었더라도 신체적인 나이는 훨씬 젊을 수도 있고, 참선·염불 등의 명상이나 요가, 라마즈 호흡법 등으로 40이 넘어서도 자연 분만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노산이라 해서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노심초사하는 게 병이 됩니다. 사실 아무리 난산이라 해도 산모나 태아가 사망하는 예는 1%도 안 됩니다. 나이든 산모를 큰 병자같이 여기는 의료진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자신감을 잃지 마십시오.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연분만이 힘들어집니다. 심지어 거꾸로 들어선 아이도 기도로써 제대로 자리 잡게 한 일도 있습니다. 그저 임신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태교에 임하고 건강을 살피면서 평소 행복한 출산을 마음속으로 그리면 실제로 별 탈 없이 출산할 수 있습니다.

왜 자연 분만을 해야 하는가
오늘날 현대인들은 도심 한복판의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소음공해, 대기오염, 수질오염, 인스턴트 식품에 이르기까지 임신부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는 상황입니다. 여러 가지로 신체의 밸런스가 깨어져 질병에 취약한 데다 방사선, 전자파 등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임신초기에는 약의 부작용이 크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항암제, 항히스타민제, 부신피질호르몬 합성 항체 등의 복용은 태아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게다가 수시로 받는 초음파 검사도 태아에게 좋을 리가 없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초음파 검사가 영국보다 6배나 잦다고 합니다. 산부인과 기계는 전 유럽을 합친 것을 능가하고, 유도 촉진제와 제왕절개시술을 하는 일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다고 합니다. 어떤 산부인과에서는 100%라고 하더군요.
출산은 붓다를 탄생시키는 성스러운 불사인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지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자연스럽지 못한 의도가 개입되어서는 안 됩니다. 의사의 업무시간을 맞추기 위해 유도촉진제로 출산을 빠르게 하는 것이 결코 좋을 리 없습니다. 더더군다나 제왕절개는 커다란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피해야 됩니다. 제왕절개출생아가 자연분만아에 비해 정신이상아가 2배 이상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만, 아기가 좁은 산도를 통해 나올 때에 뚫고 나오는 힘도 길러지고, 저항력도 길러집니다.

자연건강 순산법
임신도 출산도 자연생리 현상이요, 병이 아닙니다. 걱정할 것도 없고 근심, 불안에 떨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요즘은 중병이 든 것처럼 대부분 병원에서 분만하고 있습니다만 예전에는 집에서, 또 조산원에서도 잘들 낳았습니다. 본인이 출산에 대해 잘 자각하고 있으면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밭에서 일하다가도 아이를 쉽게 낳듯이 자연스럽게 분만할 수 있습니다.
가) 분만 자각증 : 배가 가끔 딴딴해지고 태동이 둔해진답니다. 이때 오줌이 자주 마려오고 간혹 머리가 아프고, 대하가 있고, 체중이 더 이상 불어나지 않는답니다.
나) 분만 시작 : 이슬이 보이고, 진통이 규칙적이면 산실에 들어가 조용히 안정을 취합니다. 녹차, 감잎차 등을 마시고 관장으로 배변을 하고 나서 합장 합척 운동을 하며 조용히 누워 있어야 합니다.
다) 개구기 : 마음을 편히 지냅니다. 진통이 심해지면 복식호흡, 마사지, 압박법 등을 실시합니다. 정상적인 분만은 진통이 심해지고 자궁구가 충분히 열리고 나서 파수합니다.
라) 분출기 : 체력, 기력을 집중해 배에 힘을 줍니다. 이 시기에 비로소 아기의 머리가 좁은 산도 속을 통과하는데, 이때 너무 오래 걸리면 난산이라고 합니다. 평소 복식호흡으로 배에 힘을 주는 법을 기르면 좋습니다.
마) 후산기 : 아기가 나오고 5분 정도면 태반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때 초생아는 태반을 붙인 채라도 딱딱한 침대 위에 타올 한 장 깔고 눕혀 1시간 40분 동안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면 난원공이 폐쇄되고 태변이 배설되어 건강하고 명석한 아이가 됩니다.
그 다음은 20배 정도의 마그밀수로 눈을 닦아 줍니다. 산탕은 처음 40도 온탕에서 몸을 덥히고 충분히 따스하게 해서 태아의 피부가 분홍색이 되면 다음은 냉탕에 냉 온욕을 해줍니다. 30도 물에 씻겼다가 다음 40도 물에 1분씩 씻기는 식으로 6회까지 합니다. 그 후 마른수건으로 몸을 닦아 옷을 입힙니다. 매회마다 냉탕은 점점 온도를 낮추어 18도까지 하면 좋습니다.
예전처럼 집이나 조산원에서 위 내용을 염두에 두며 자연분만하면 더욱 좋고 일반 병원에서 낳을 경우에도 특별히 신경 써서 이렇게 해주면 잔병치레도 하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터이니 꼭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동냥을 해서라도 모유를 먹여야 한다
요즘 모유를 먹이자는 캠페인이 벌어져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성의 몸매가 미워진다 해서 일부러 우유를 먹이는 경우도 있다는 소리를 듣고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모유에는 아기를 지켜주는 각종 면역 항체가 들어 있습니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모유가 암세포도 파괴한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암에 걸린 사람이 모유를 먹고 치유된 사례도 있습니다. 어쨌든 모유를 먹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란다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특히 요즘 인구에 회자되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소아 천식, 알러지로 인한 증상 등도 모유를 먹는 아이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유에 들어있는 영양분과 다양한 항체 덕분입니다. 심봉사가 동냥젖으로 심청이를 길렀듯이 동냥을 해서라도 모유를 먹여야 합니다. 특히 출산하고 처음 나오는 초유는 반드시 먹여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엔 모유가 나오지 않아 먹이지 못하는 분들도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모체는 임신 8, 9개월이 되면 유선이 발달하여 수유를 준비합니다. 이때 마사지를 통해 유선을 발달시켜 주면 좋습니다. 영양실조나 스트레스가 많으면 모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영양실조인 경우는 없을 터이고, 대부분 스트레스 때문에 모유가 나오지 않는데, 무엇보다 수행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스트레스에 강해져야 합니다. 또한 어머니가 아이를 사랑하는 지극한 마음을 가지고 아이에게 젖을 주는 데 깊이 빠져들면 성호르몬을 자극하여 유선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만약 아무리 애를 써도 모유가 나오지 않으면 남편이 협조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산모가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단 것을 삼가는 게 좋습니다. 산모가 건강하면 모유가 잘 나오기 마련이니 평소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한편 여성 불자들의 경험에 의하면, 큰 병원에서 출산했을 경우 처음에 젖이 나오지 않을 때 병원에서 우윳병으로 우유를 먹인 아이들이 젖을 빨지 않아 수유에 실패하였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기들은 태어나서 일주일 동안 물만 먹여도 삽니다. 처음에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차라리 굶기는 게 낫습니다. 배고픈 아기가 있는 힘을 다해 젖을 빨 수 있도록 유도해서라도 젖을 먹여야 합니다. 우리들의 인생에서 젖 먹는 힘이 대단한 것입니다. 아직까지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추측컨대 인생에 있어 모유를 먹은 아기가 우유를 먹은 아기보다 생존의 힘이 훨씬 강할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어쨌든 앞서 말씀드렸듯이 출산은 새로운 붓다를 탄생시키는 가장 위대한 불사(佛事)입니다. 모쪼록 이 땅의 모든 임신부들이 평소 수행으로 태교를 잘하고, 마침내 건강하고 훌륭한 아기를 출산하시기 바랍니다.

-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