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날 절기 좋은 철에

편집 후기

2007-03-09     관리자
 
본격적인 동장군이 몰려오기도 전에 어느덧 봄을 알리는 입춘지절입니다. 새로운 해의 시작을 의미하는 입춘지절, 스님들이 희망을 만들어가는 지혜를 일깨워준 덕분에 우리 조상들은 새해 벽두부터 기도공덕과 복지공덕을 지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은 “입춘날 절기 좋은 철에/ 헐벗은 이 옷을 주어 구난공덕(救難功德) 하였는가/ 깊은 물에 다리 놓아 월천공덕(越川功德) 하였는가/ 병든 사람 약을 주어 활인공덕(活人功德)하였는가/ 부처님께 공양드려 염불공덕(念佛功德)하였는가”라는 상여머리에서 부르는 향도가(香徒歌) 대목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불교의 근본 목적은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즉 깨달음과 중생 구제에 있습니다. 기도공덕과 복지공덕, 수행과 보살행은 수레의 양 바퀴처럼 함께 굴러가야 합니다. 겉보기에는 둘로 나뉘어 보여도 실로는 하나입니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행을 통해 이 세상이 인드라망처럼 서로서로 의지하고 있다는 인연법을 깨닫고, 우리 모두가 불성(佛性)을 갖춘 ‘부처님 무량공덕생명’임을 체득하면 보살행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불교를 믿고 수행하는 까닭입니다.
벌써부터 햇살 좋은 곳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있습니다. 겨울날 꽁꽁 언 땅에서는 죽은 듯했는데 푸른 생명이 움트는 것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됩니다. 우리 안에 본래 깃든 불성, 깨달음, 보살행도 좋은 인연을 만나 싹틔워야 합니다. 아무리 잠재되어 있어도 발현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모두가 부지런히 수행하고 전법하고 보살행을 실천해야겠다는 의지가 샘솟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