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수행 센터(2)

불국토 순레기

2007-03-05     관리자

마하시 수행자들
● 찬매 수행센터
먼저 달에는 마하시 수행센터를 소개하였다. 이번에는 미얀마의 크고 작은 수행센터를 모두 모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미얀마의 수도 양곤 시내에는 나름대로 특색을 가지고 수행을 지도하는 다수의 선원이 있다. 먼저 마하시 사야도의 지도를 받는 곳으로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우 자나까 사야도가 지도하는 찬매 수행센터가 있다. 이분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시기 때문에 직접 외국인 수행자들과 대화를 하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양곤 시내에 있는 수행선원는 주로 내국인 수행자들이 많고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자리한 분원은 망고나무 숲속에 있어서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수행자들이 주로 머물고 있다. 그러나 평소에는 그리 많지 않다.
우 자나까 사야도는 주로 초청을 받아서 외국에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결제 때가 아니면 직접 지도받기가 쉽지 않은 점도 있다. 하지만 수행지도를 하는 다른 사야도들이 항상 상주하므로 크게 어려운 것은 없다. 수행생활은 굉장히 엄격하다. 공양 시간에도 사띠를 가지고 천천히 먹을 것을 요구한다. 식사시간이 4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그야말로 먹는 것 자체가 수행이 된다. 선방에서 자기 숙소로 가는 것도 보통 걸음으로 1분도 걸리지 않을 거리를 3, 40분씩 걸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처음에 잘 적응해서 집중적으로 수행 훈련을 하고 나면 여러 가지로 차분하게 달라진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행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정돈되어진 사고를 가지게 될 것이다.

마하시 사야도 경행하는 모습
● 빤띠따라마 수행센터
양곤 수도의 본원과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숲속에 넓은 장소를 확보하고 수행자를 지도하시는 우 빤디따 사야도 역시 마하시 사야도의 제자인 만큼 마하시 계열의 수행법으로 지도한다. 숲에 있는 수행센터는 그림같이 아름답다. 적절한 구띠(수행자 숙소)와 식사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이 곳 역시 엄격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엄하고 또한 자상하다.인터뷰와 법문을 철저하게 실행한다. 한국에도 몇 차례 와서 수행을 지도하였다. 이 사야도 역시 결제 때를 제외하곤 거의 외국에 가서 수행지도를 하고 있다.

쉐우민 사야도
● 쉐우민 수행센터
처음에 쉐우민 사야도를 가까이서 뵙고는 충격 비슷한 것을 느끼게 된다. 사야도께서는 매우 야위었고 눈만 커다란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 독성님처럼 어렵고도 친근하다. 말수가 적고 조용하면서도 가끔 한마디씩 하는 말씀에서 예리한 지혜가 느껴진다.
지금은 우 때자니야 사야도가 지도하는데, 수행자들이 귀찮은 질문을 해도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해준다. 우리나라 비구니스님이 도맡아서 통역, 수행을 도와주고 있어서 한국 수행자들이 많이 모인다.

순룬 사야도
● 순륜 수행센터
마하시처럼 순륜 역시 지명이다. 순륜 사야도는 글을 전혀 모른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다가 어느 날 발심하여 수행하게 되었다. 그분의 발심은 그냥 보통의 발심이 아니라 한 달 만에 첫 번째 도를, 두 번째 달에는 두 번째 도를, 세 번째 달에는 드디어 세 번째 도를 얻었다. 그리고는 세 번째 도인 아나함 도를 얻은 분은 마을에서는 살지 못하고 출가하여 가사를 입거나 닙바나에 들어야 한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출가하여 사미계를 받고 4번째 달에 드디어 마지막 아라한 도를 깨달았다.
그 소문을 들은 어느 큰스님이 그를 불러서 수행정도를 살펴본 다음 까시나(사마타 대상) 10가지를 마저 수행하도록 지도하셨다. 사야도는 경전에 해박하신 큰스님들께서 질문하시는 문제마다 그 요지를 세간과 출세간으로 나누어서 자세하고도 간결하게 답변하였다. 큰스님들께서 빠알리 경전과 주석서를 다 찾아서 그의 대답이 부처님 말씀과 하나도 어긋나지 않음을 보고 만족해하셨다. 글을 몰라 율장을 읽을 수 없다는 이유로 구족계 받기를 저어하는 그에게 스승님의 가르침대로만 지내라고 권유해서 비구 구족계를 받도록 설득하였다.
사야도는 처음에 수식관으로 시작해서 마음을 집중한 다음 위빠사나로 전환해서 수행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양곤의 순륜 센터에 가보면 2, 3백 명 정도의 수행자들이 천정이 넓고 사방으로 복도가 있는 큰 선원에 모여서 처음에는 40분가량 강한 호흡으로 마음을 집중시키고 난 다음 자기 몸에서 일어나는 강한 느낌을 찾아서 관찰하는 식으로 수행을 하고 있다. 하루에 서너 차례씩 선방에 모여서 수행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기 숙소에서 지내며 특별히 사야도와의 면회를 주선하기 전에는 정해진 인터뷰 시간은 없다.
사야도의 고향인 민찬의 절에는 닙바나에 드신 지 오래 되었지만 부패되지 않은 그대로의 상태로 사야도의 육신을 지금도 모셔 놓았다.

● 모곡 수행센터
모곡 사야도는 갓 스물을 넘긴 아주 젊었을 때부터 삼장 가운데 가장 어렵다는 아비담마를 가르치는 교수로 이름을 떨쳤을 만큼 지혜가 뛰어난 분이다. 그렇게 지내는 중 2차 대전이 나서 모두 피난을 가는 상황이 되었을 때 모곡이라는 도시 근처 숲속 동굴에서 혼자서 수행을 한 다음 종전이 된 뒤부터는 수행을 가르쳤다. 모곡 수행 센터의 특징은 하루에 서너 차례씩 법문을 듣도록 시간표가 짜여 있다. 4성제의 진리를 12연기법에 배대시켜서 도표를 그려 놓고 아주 체계적으로 설하여 준다. 그밖에 아비담마라든가 접하기 어려운 법을 아주 열성적으로 지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터뷰는 없다.
특별하게 이름을 떨치는 뛰어난 제자는 없지만 전국적으로 모곡 수행센터가 퍼져 있다. 만달래이 아마라뿌라라는 도시에 사야도가 많이 주석하셨던 절에는 특이하게도 다비를 하여도 타지 않은 왼쪽 눈동자와 머리카락 등 다수의 사리를 모셔 놓았다.

● 파아욱 수행센터
본부는 미얀마의 남쪽 해변가 몰라먀인이라는 도시에서 멀지 않은 숲속에 있다. 사마타 수행을 지도하는 곳으로 특히 서양인 수행자들이 좋아한다. 요 근래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가는 추세이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40가지 사마타 수행 가운데 수행자의 성향과 가까운 수행법을 권해주며 자세하게 수행지도를 해준다. 사마타의 특성은 수행 중 장애가 생기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면 낙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밖에 우바킹이 지도하는 계열의 수행 센터에는 10일씩 수행코스를 정해서 그때만 수행자를 받는 곳도 있다. 내가 미얀마에서 현지인들에게 들은 소식에 의하면 행주좌와로 나누어서, 서서만 24시간 수행한다든가 등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행을 가르치는 곳이 있다고 들었다. 미얀마 북부로 가면 한 달이나 보름 정도 우리나라의 무문관처럼 방에까지 식사를 가져다주며, 사야도와의 인터뷰 시간 외에는 일체 묵언 수행하는 곳도 있다.
특별히 주의할 것은 우기에는 숲으로 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하는 곳이 많아서 물 때문에 고생할 수도 있고, 말라리아 모기와 여러 가지 독충들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방문 앞에서 코브라와 마주칠 수도 있고, 우기의 풀밭은 거머리가 좋아하는 곳이다. 열대지방의 숲속은 그야말로 매순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행 중의 건강과 식사는 그야말로 최대의 관건이 된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얀마에는 120여 종 이상의 각기 다른 부족들이 각기 다른 고유의 언어와 문자를 가지고 있으며 풍습이나 관습이 너무나 다른 부족들도 많다. 태국과는 달라서 외국인들에게 매우 친절한 편이기는 하지만 그 많은 부족들의 각기 다른 풍습을 정부가 모두 책임질 수는 없으니 외국인들에게 허락되어 있는 곳이 아니면 가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어느 수행 센터를 선택해야 하는지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서 다르지만 목적의식이 분명하게 얼마만큼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최소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는지를 계획하고 떠나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