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불교 성지] 태국

불교가 생활화된 나라 태국

2009-03-03     관리자
▲ 왓 탐마까야. 400만 평의 대지에 1,200명의 스님이 수행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사원.

천혜의 자연으로 세계의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태국. 실제로 태국은 연령대에 따라, 관심사에 따라 여러 가지 여행이 가능한 매력적인 곳이다. 북쪽 치앙마이에 있는 고산족 마을을 따라가며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산악 트래킹, 미용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스파투어, 아름다운 열대의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스쿠버 다이빙 등 태국은 실로 다양한 여행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태국은 6천5백만의 인구에 남한의 약 6배에 달하는 면적을 갖고 있다. 일 년에 세 번 쌀농사를 지을 수 있는 풍요로운 농업국가인 동시에 한 해 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관광대국이기도 하다.

아유타야, 불교 국가의 기반을 닦다

태국인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타이족은 중국 남부로부터 지금의 태국으로 이주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13세기에 랑나타이, 수코타이, 란산 등 소왕국들을 세웠는데, 이 가운데 중부 지역에 자리 잡았던 수코타이 왕국(1257~1350)은 태국 최초의 왕조였다.
수코타이 왕조 이전의 태국에서는 크메르 왕조의 힌두교를 가미한 대승불교와 이웃 미얀마의 상좌부 불교의 영향을 받은 복잡한 양상의 불교가 전개되고 있었다. 하지만 수코타이 왕국에 이어서 일어난 아유타야 왕국(1350∼1767) 때 스리랑카에서 정식으로 상좌부 불교를 들여오면서 오늘날 태국의 상좌부 불교가 자리 잡게 되었다. 아유타야 왕국은 1750년 불교의 세력이 약해진 스리랑카에 불교 사절을 보내 7,000명에게 비구계를, 3,000명에게 사미계를 줌으로써 스리랑카 불교의 부흥을 돕기도 했다. 오늘날 스리랑카 최대의 불교 교단인 시암 니카야의 전통도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 태국의 불교 부흥을 이끈 불교유적도시 아유타야. 1991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지금도 태국은 국민의 90% 이상이 불자인 불교 국가이다. 태국의 사찰 수는 2만4천여 개에 이르고, 스님들은 20만 명이 넘는다. 한국의 사찰 수는 1천여 개, 조계종 스님이 약 1만3천여 명이라고 하니, 태국의 수행 환경과 불교적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태국의 승단은 마하니카야(대중파)와 담마유타니카야(정통파)의 두 파로 나누어져 있다. 이 가운데 마하니카야는 계율의 엄수를 강조한 차크리 왕조 라마4세의 불교교단개혁에 따라 생겨난 종파인데, 현재 2만여 개의 사원을 거느리며 압도적으로 우세한 교세를 갖고 있다.

사람이 있는 곳에 불교가 있고

태국에서 불교는 종교이기 이전에 생활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출산·결혼·장례 등 일상의 모든 의식이 불교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남자들이 군대에 가는 것처럼 만 20세가 된 남자는 일정기간 동안 삭발하고 수도생활을 하는 관습이 있다. 태국에서는 대부분의 초등교육기관이 사원에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에서의 교육을 통해 태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불교의 가르침과 문화에 친숙해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사찰과 스님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사찰은 주민들을 위한 집회장·병원·양로원으로 기능하며, 스님들은 태국 사회 곳곳에서 교육, 의료, 분쟁 해결 등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교가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다 보니 스님들이 직접 탁발에 나서는 것도 일상적인 풍경이다. 이른 아침에 우견편단으로 가사를 수하고 맨발로 탁발을 나가는 스님들의 행렬, 그리고 정성껏 준비한 공양물을 올리는 불자들의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기도 한다.

 

▲ 태국 스님들의 탁발하는 모습


태국의 세계적인 명상센터들과 사찰들

최근 들어 태국은 그동안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많은 불사(佛事)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태국은 남방 불교를 대표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전 세계 불자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자 하고 있다.
태국의 대표적 명상센터 가운데 하나인 왓 탐마까야는 400만 평에 이르는 대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1,200여 명의 스님들이 수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 것에서 보듯 왓 탐마까야는 30만 명이 동시에 법회에 참석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는 100만 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수행관을 건립하고 있다고 하니, 이슬람의 메카와 같이 불교의 공동법회성지가 되는 것을 원력으로 삼고 있는 곳답다 하겠다.
왓 탐마까야와 함께 손꼽을 수 있는 명상센터로는 왓 마혜용을 들 수 있다. 순수하게 보시만으로 운영되는 왓 마혜용은 단출하고 군더더기 없는 수행시설이 인상적인 곳이다. 왓 마혜용에서는 이틀에 한 번씩 개인별로 수행을 점검하는데, 이는 수행을 내실 있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붓다몬톤 또한 언급할 만한 수행센터이다. 국왕의 명령에 따라 만들어진 이곳은 120만 평에 달하는 광대한 규모에 더해 아름다운 주변 풍광까지 갖추고 있다. 위빠싸나를 비롯한 남방 불교의 수행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1,418개의 팔리어 석경이 모셔져 있기도 하다. 지난 2006년에는 태국 국왕 즉위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제3차 국제불교회의가 이곳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전통과 영험함으로 순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찰[왓(Wat)]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방콕의 황금 사원과 여러 등신불 사원, 에머랄드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왓 루엉, 물 위에 뜨는 비구니스님으로 유명한 왓 탐망컨,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고 있는 도이수텝 사원 등은 꼭 가볼 만한 사찰들이다.

 

 

▲ 왓 롱쿤(백색사원): 다른 금빛 찬란한 사원들과는 달리 백색으로 만들어졌으며, 지옥과 극락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원이다.


1939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태국의 국명인 ‘타이’는 ‘자유’라는 뜻이다. 그 이름대로 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서구 세력의 식민 지배를 받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태국으로 관광을 떠나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 역시 자유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기대하는 자유는 단순히 일상에서 벗어난 자유이겠지만, 태국은 찬란한 불교문화를 통해 정신의 자유까지 만나게 해주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태국은 한 송이 꽃과 같이 매력적인 땅일 수밖에 없다.

 

 

 

▲ 암파야 수상시장: 수로를 중심으로 상가가 형성되어있는데, 태국의 수상생활 상을 볼 수 있다.

 

 

▲ 태국사람들은 복권을 참 좋아한다. 어린아이들이 좌판을 깔고 복권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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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국 _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조계종 포교사로서 불교성지순례 전문여행사인 아제여행사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