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우주처럼 넓게, 실천은 좁쌀처럼 작은 것부터…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07-02-13     관리자

“여보, 쌀뜨물 받아놓은 물 어디 갔어요?” “소변 보고 나서 변기통에 부었죠.”
“설거지하려고 받아놓은 건데...” “어머, 미안해요. 내 생각이 짧았어요.”
우리 집 화장실에는 커다란 통이 두 개나 있다. 비누칠을 한 물, 걸레를 빤 물, 설거지한 물을 담아놓는 통과 비누칠을 하지 않은 조금 맑은 물을 담아놓는 통이다. 그 물로는 걸레를 빨고 나서 대소변을 내릴 때에 사용한다. 그날따라 두 개의 통이 다 비고 없기에 싱크대에 있는 설거지물을 가져다가 볼 일을 보았는데, 그만 남편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남편은 물을 아끼는 것보다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 데 더 열중한다. 샴푸도 쓰지 않고 세제는 더더욱 쓰지 않는다. 나는 조금씩 세제를 쓸 때도 있는데, 남편에게 들키면 “이 사람아, 세제가 물을 얼마나 오염시키는 줄 알아. 쌀뜨물을 받아놓고 쓰면 얼마나 좋아. 밀가루를 약간 풀어쓰든가…”라는 잔소리를 듣는다. 주위 사람들에게 우리 남편이 좁쌀 같아졌다고 흉보며 까르르 웃어대는데, 솔직히 속마음으로는 남편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고 생활 속에 실천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얼마 전 오염된 물이 먹는 물로 둔갑하여 전국의 어린이집과 학교, 가정집 등에서 무방비로 사용된 사실이 밝혀졌다. 지하수 개발업자와 검사기관의 도덕적 해이, 공무원들이 ‘한통속’이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씁쓸했다. 일단 검은 상혼을 철저히 엄단함으로써 후진국형 범죄의 재연을 막아야 하겠지만, 우리들도 자발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합성 세제가 수질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합성 세제는 다른 오염 물질과는 달리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어렵고 거품 때문에 산소가 물속으로 녹아 들어갈 수 없게 되고, 햇빛을 차단시켜 플랑크톤의 정상적인 번식을 방해한다. 또 세척력을 높이기 위하여 넣는 ‘인’이 부영양화 현상을 일으켜 물을 썩게 한다. 식물성 세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오염 시비는 여전하다. 합성 세제의 지나친 사용은 물고기는 물론 미생물도 살지 못하는 죽음의 하천을 만드는 것이다.
수질 오염처럼 심각한 문제가 없다. 우리 모두 마음은 우주처럼 넓게 쓰고 실천은 좁쌀같이 아주 작은 것부터 하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