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빠른 정토선 염불삼매

수행의 현장 / 정토선수행도량 보정사 주말 철야정진

2008-09-09     관리자


경남 창녕군 영산면 구계리 영취산 자락에 자리 잡은 보정사. 오늘은 정토선 주말 철야정진이 있는 날이다. 멀리 서울에서 부산, 마산, 창원, 대전, 문경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신 분들은 모두들 반가운 듯 합장을 한 채 ‘나무 아미타불!’을 외치며 인사를 한다. 저녁예불을 올리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밤 9시부터 시작된 철야정진법회는 다음날 새벽 3시까지 6시간 동안 내내 이어졌다. 참가자는 네 분의 스님을 포함해서 50명 남짓.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티끌 하나 없이 맑고 낭랑한 선용 스님의 염불이 두 번 이어지는 동안 참가자들은 스님의 염불소리에 집중하며 부처님전에 절을 한다. 이어서 참가자들이 일어선 채로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두 번 염불을 하는 동안 선용 스님과 세 분의 스님이 마찬가지로 염불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천천히 절을 한다.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나무 아미타불’을 염송하고, 염불소리를 들으며 절을 하다 보니 잡념이라고는 끼어들 틈이 없다. 집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운율을 따라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가 튀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함께한 대중들이 하나의 운율로 소리 내어 염불을 하고, 염불소리에 맞추어 절을 하다 보니 염불소리, 절 동작 하나하나가 묘한 하모니를 이룬다. 그래서인가 밤새 절을 하며 염불을 하는데도 지루하거나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사이사이 염불을 놓지 않고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잠시 밖에 나가 행선을 하며 염불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6시간 꼬박 쉬지 않고 염불삼매에 빠진 분도 있다.
주거니 받거니 서로 번갈아 가며 하는 염불 속에 절을 대입시킨 것은 선용 스님이다.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정토선이란?

“기존의 염불 방법들은 불규칙적인 가락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염불을 하다 보니 사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도 여전히 마음을 일념으로 모아가기가 어렵습니다. 입으로 염불을 하면서도 생각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지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관정 스님의 정토선 염불 법은 일정한 가락(리듬)을 가지고 일정한 박자에 맞춰서 두 번은 자신의 목소리로 칭명염불을 하고, 두 번은 상대의 염불소리를 귀로 자세히 들으면서 능엄경에 나오는 이근원통(耳根圓通)의 가르침처럼 염불하는 소리를 놓치지 않고 집중하여 자세히 듣는 데 있습니다.
자신이 염불할 때나 남이 염불할 때나 항상 귀를 기울여서 자세히 들으면서 마음으로 따라하게 되면 우리의 내면에 번뇌 망상이 들어올 틈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보다 쉽고 빠르게 자성염불의 경지를 체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토선(淨土禪)은 관정(寬淨 : 1924~2007, 중국 근대의 고승이신 허운 대선사의 제자) 스님이 1967년 토굴수행 중 극락세계에서 관세음보살님께 배워왔다는 수행법으로, 정토수행과 선수행의 핵심원리를 결합시킨 수행법이다. 오직 ‘나무 아미타불’이라는 육자 명호를 일념으로 지속하여 모든 번뇌망상을 없애고, 더 나아가서 무념의 경지에 나아가 마침내 깨달음을 기약하고자 한다.
출가 후 주로 선방에서 수행정진 해오던 선용 스님이 정토선 염불법을 만난 것은 1993년 우연찮게 관정 스님의 『극락세계 유람기』를 읽으면서부터이다. 정토선은 어떤 수행법보다 삼매에 쉽게 들어서게 할뿐만 아니라, 복잡다단한 현대인들을 정(定)에 들게 하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정 스님의 가르침대로 정토선 염불수행을 통해 ‘힘’을 얻은 스님은 2004년부터 인터넷 사이트 다음 카페 ‘정토선(http://cafe.daum.net/Jeongtosun)’에서 이 수행법을 알리는 한편, 3년 전부터는 정토선 염불법을 직접 지도하기 시작했다.

정토선의 첫 관문 - 자성염불

“무슨 수행이든 마찬가지이지만 수행의 일차적인 목표는 우리가 마음을 하나로 모아가는 데 있습니다. 절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이고 염불수행 또한 그러합니다. 이렇게 마음을 하나로 모아 염불수행을 하다보면 자성염불(自性念佛)이 되는 단계에 들어서게 됩니다.
자성염불이란 우리 내면에서 마치 녹음기나 오디오를 틀어놓은 것처럼 실제로 염불소리가 울려 퍼지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굳이 소리 내어 염불할 필요 없이 내면에서 들려오는 염불소리에 주의를 집중하면 되는 것이지요.”
자성염불의 단계도 역시 사람마다 많은 차이가 있는데, 자성염불의 초입단계에서는 귀에서 음악 같은 소리가 들려오거나 일정한 소음이나 잡음이 들려오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현상없이 바로 염불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창원에서 이번 철야정진법회에 온 연지행(55세) 보살님은 7박8일 정진을 하고 집에 가는데 자동차 소음소리가 염불소리로 들리고, 찌개 끓는 소리,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컴퓨터 돌아가는 소리,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모두 염불소리로 들리는데 그 환희로움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차를 오래 타도 자동차 굴러가는 소리가 다 염불소리로 들리니 지루한 줄을 모르고, 한달음에 목적지에 도착한 듯하니 환희심에 사무치게 되며, 공부 또한 탄력이 붙어서 저절로 열심히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잠이 줄고, 매사에 집중력이 생겼으며, 피곤한 줄을 모르고, 일상이 즐거워졌다는 것이다. 자성염불을 이루었다고 하는 분들의 체험이 거의 이와 비슷하다.

자성염불-일념삼매-무념-깨달음

“자성염불에 진입한 후에도 좌선을 할 때나 걷고, 서고, 눕고, 말하거나 침묵을 하거나 모든 동작을 행함에 있어서 항상 내면에서 들려오는 염불소리(나무 아미타불)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일념삼매에 들어가도록 노력을 하여야 합니다.
일념삼매에 들어간 후에는 마침내 이 일념삼매마저도 사라지는 무념의 상태에 이르도록 정진해야 합니다. 이렇게 전신이 공적(空寂)하고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경지에 도달하면 비로소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이전의 본래 면목(父母未生前 本來面目)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며, 이러한 경계에 다다르면 자연히 ‘나무 아미타불’을 염할 필요도 없게 되는 것이지요.”
자성염불은 정토선의 첫 관문인 셈이다. 자성염불의 과정을 통과한 불자들은 근기에 따라 스님의 개별지도를 받으며 선정을 닦는다. 스님은 염불이 어느 정도 익어지면 계행을 지키고, 수면과 음식을 줄이고, 채식과 함께 묵언을 하며, 철야정진이나 가행정진을 하여 가일층 공부를 밀어붙일 것을 권한다. 어떤 수행이든 마찬가지이지만 얼마나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일주일 또는 5일 내지 3일 만에도 자성염불을 이룰 수 있지만 만약 입으로만 염불을 하고 정신을 다른 곳에 빼앗긴다면 설사 3년 아니라 10년을 염불한다고 하더라도 자성염불의 경지는 체득하기 어렵다고 한다.
“수행을 할 때 반드시 염불을 하는 의식과 그 염불하는 자를 돌이켜보는 의식 즉, 정(定: 염불)과 혜(慧: 염불하는 자를 돌이켜보는 의식)를 반드시 겸수하여 잠시도 번뇌가 우리의 의식을 점령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이와 같이 밀밀한 경지가 얼마나 오래도록 이어지는가에 따라 자성염불의 성취 또한 빠르고 더딤이 결정되는 것이지요.”
정토선염불은 현생에 견성오도(見性悟道)를 기약할 뿐만 아니라 임종시에 극락왕생하여 불퇴전의 경지에서 마침내 불도를 이루는 수행법이다.
노는 입에 염불이라는 말도 있듯이 염불수행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지만염불삼매에 들었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선용 스님이 일러주는 대로 정토선염불을 직접 해보면 기존의 염불수행법들과는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될 것이다.
염불삼매에 들고자 하거든, 자성염불을 체험해보고자 하거든, 일념이 되어 무념의 경지, 깊은 선정에 들고자 하거든 보정사 선용 스님과 함께하는 정토선염불 주말 철야정진법회에 참가해보기 바란다. 혹은 마음을 좀 더 내어 3박 4일, 6박 7일 수련회에 참가하여 가행정진을 한다면 염불삼매의 큰 기쁨에 젖어들게 될 것이다. 나무 아미타불.

정토선수행도량 보정사에서는 매월 둘째, 넷째 주 주말 철야정진법회(첫째, 셋째 주 주말은 자율적 참가)와 산문을 통제한 채 오후불식, 염불 외 묵언정진, 마지막 날 철야정진을 원칙으로 하루 10시간 이상 염불로 일관하는 3박 4일, 혹은 6박 7일 정토선염불 여름수련회가 7월 17일에서 8월 말까지 7차례에 걸쳐 열린다. 자세한 내용과 일정은 홈페이지 참조. 문의전화 055) 521-6705, 017-432-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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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용(善蓉) 스님 _ 동화사 종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 송광사 승가대학에서 공부하였으며, 범어사, 칠불사, 고운사, 봉암사 등 제방선원에서 10여 년 안거. 1993년 우연찮게 관정 스님의 『극락세계유람기』를 읽고 정토선에 입문하였으며, 현재는 경남 창녕 보정사에서 수행정진하며 정토선을 지도하는 한편, 인터넷 사이트 다음카페 ‘정토선(http://cafe.daum.net/Jeongtosun)’을 운영, 중생들의 해탈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