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환(幻)이고 돈도 환이라면 방법은 하나、이환치환이로구나

우승택의 행복경제

2007-02-13     관리자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유명한 『금강경』의 아리아인 사구게 게송입니다.
경제, 투자, 혹은 돈과 관련된 주제로 생각하고 고민한 지 몇 년이 되었습니다. 요즘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2001년 9.11 테러로 그 동안 옳다고 생각되던 모든 투자방식이 완전히 무너졌을 때, 저는 제가 무슨 일을 해야 좋을지 몰랐습니다.
일단은 일타 스님의 『기도』라는 책을 사보고,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받고 싶은 마음에 천수경부터 관음경으로 공부를 하던 중, 관세음보살이 정말 계신 것인가, 안 계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고, 그 흔들림은 수행정진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어거지로 경전 공부를 해나가던 중 ‘관세음보살이 있네 없네’를 떠나서 ‘도대체 나는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내가 있느냐, 없느냐?’는 사실 풀기 쉬운 문제였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스님들이 무아(無我)라고 이미 정의를 내려 주셨기 때문이지요. 그리고는 모든 의문이 풀렸습니다. 내가 없다는 말이지? 그러면 당연히 관세음보살도 없는 거지! 그래 내가 환(幻)이고 공(空)이라면 돈도 환이고 공이라는 소리겠구나. 그렇다, 방법은 하나다.
‘돈을 버는 것은 이환치환(以幻治幻)이다’ ‘환으로써 환을 잡으면 되겠구나’, ‘그리고 나중에 다 없어지든지 놓고 가든지, 아니 내가 없어지면 돈도 없어지므로 일단은 나를 알아야겠다’라는 생각으로 『반야심경』과 『금강경』으로 공부 방법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통한 것은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으니 『천수경』과 『관음경』, 『원각경』, 『유마경』이 조금씩 이해가 되며,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받는 법, 돈 버는 법, 사랑 받는 법 등이 머릿속에 혼란 없이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실천이었습니다.
요사이는 회사 대표이사 즉 사장을 ‘CEO’라고 합니다. ‘Chief Exe-cutive Officer’의 약자입니다. 그런데 ‘Executive’는 ‘실행하는, 실천하는, 행동으로 옮기는’ 등의 뜻이거든요. 내가 돈을 벌자면 환으로 환을 잡는 것은 알겠는데, 내가 환이라는 것을 뚜렷이 알아야 하는 과정이 생긴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문제도 어렵지 않게 풀렸습니다. 그런데 기독교 성경책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더라도 시골 버스 정거장 혹은 약국의 약 봉투에서 많이 보는 성서의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가 영어로는 ‘Blessed the poor man in sprit’으로 시작되지만, 중국어 성경에는 허심자(虛心者) 곧 ‘마음을 비운 자’로 되어 있더군요.
사실 불교와 기독교는 전혀 다른 종교입니다. 그렇지만 대상을 지구와 인간으로 놓고 보면 기독교 공부가 불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마음이 비워지나요? 마음을 비우는 방법은 단 하나! ‘내가 없다’라는 것을 자각해야지만 가능한 것 아닌가요?
그래서 우리는 실체가 없는 무아(無我)고, 투자도 실체가 없고, 돈도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고, 실체가 없는 존재들이 어떤 연기(緣起)로 이루어져 있는가를 연구하면 그 때부터 돈의 실체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10대 명호 중의 하나에 세간해(世間解)라는 것이 있습니다. 세간에 대해서 완전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저는 세간에 대해서 완전하게 알 생각은 하지 않고 세상을 기피하면서 불교신자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저희 집 아이들에게 공부해라, 연구해라, 책 읽어라 하면서 아이들 교육방침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세간은커녕 제가 몸담고 있는 직장의 경제관련 상품조차 제대로 몰랐다는 사실에서 제 실패의 원인을 찾았습니다.
우리 불광지 독자 분들에게 부처님 법대로 공(空)과 환(幻)인 재물을 잡는 법을 기고하게 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