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함께하는 정부라야 한다

석촌수필

2008-07-14     관리자
무더워지는 여름을 앞두고 연일 어두운 뉴스로 국민들의 심기는 불편할 대로 불편해진 상태이다. 미국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파동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협상결과와 그 후 정부의 태도를 보는 국민의 시각은 미국 축산업자를 위한 정부인지 대한민국의 정부인지 헷갈리는 상황이다. 전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하를 이명박 정부는 ‘하천정비 사업’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내각에 이어 청와대 고위직 인사들도 ‘강부자(강남 땅부자)’들로 구성하고, 그래도 능력은 있다고 자랑하던 대통령의 소개와는 달리 이들은 무능과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는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국정 운영으로 민심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중국인의 무법천지를 지켜보아야 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어 그 피해가 막대하다. 국민들은 ‘유전자 조작 옥수수’ 대량 수입과 광우병 소동을 겪으면서 국민 건강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국내 뉴스만이 아니다. 국외 소식도 어두운 것이 많다. 중국에서 일어난 대지진과 미얀마에서 발생한 태풍은 각각 수만 명의 사망자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과거를 묻지 않고 건강한 미래를 위한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던 한일 관계는 일본 정부가 독도를 자국의 영토라고 일본 교과서에 싣기로 했다는 뉴스로 우리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다행히 북한 핵을 둘러싼 북미관계는 매우 호전되고 있다. 북한이 미국에 핵 신고를 성실히 했기 때문이다. 곧 6자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며 미국은 북한에 식량 50만 톤을 지원키로 했다는 보도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 남북관계는 전 정부보다 매우 후퇴하여 교착 상태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정세가 급박하게 변하는데도 우리는 미국의 종속변수로 전락한 형국이다. 대다수 국민은 ‘실용외교’니 ‘미국과 전략적 동맹관계로 격상’ 등 화려한 수사보다는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주권과 자존심을 지키고 강화할 수 있는 외교를 원한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이명박 정부는 여전히 홍보가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듯하다. 그래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미국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신문광고를 하고,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듯하다.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중고생을 막기 위해 수업지침을 내리고, 교사들을 집회 현장에 투입하여 학생들의 참여를 막는 5공화국 식의 대처로는 상황을 호전시키기 어렵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천명한 ‘국민을 섬기겠다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산적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지율 20%대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전면적인 인사쇄신과 함께 국민과 함께하려는 마음자세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 해먹기 어렵다”는 항간의 소리도 잦아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