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는 처음부터 완벽해야

2001-08-06     관리자

[불자는 처음부터 완벽해야]

부처님 가르침의 가장 큰 특징은 지혜와 자비의 동시 완성입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따르면 우리는 지혜와 자비가 동시에 구족되는 것입니다. 또한 본래부터 불생불멸이요 자재(自在)한 지혜와 자비가 수행을 통해 더 크고 더 넓고 더 원만하게 성숙되는 것이 우리 불교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불자님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불자의 수행은 처음부터 완벽해야 합니다. 지혜를 먼저 완성하고 자비를 나중에 갖추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는 완전한 부처님 공덕이 나오는 수행을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지 못하고 어느 한 쪽이 원만하지 못한 탓으로 불교를 공부하시는 분들이 상에 빠지고 법집에 걸려 그 깊은 수행을 가지고도 원만한 중생 구제가 잘 안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무슨 장사를 하든, 처음부터 도덕적으로 나가야 합니다. 내가 보잘 것 없는 식품 장사를 하니까 불량품이나 농약을 써도 되겠지, 좋은 식품은 내가 돈 더 벌어 좋은 시설을 갖추고나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은 건강하지 못한 마음입니다. 큰 기업을 운영하나 좌판 하나 놓고 장사를 하나, 자동차를 만드는 장사를 하나 콩나물을 기르는 장사를 하나 규모의 문제이지 본질적인 차이는 하나도 없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작고 보잘 것 없다고 아무렇게나 만들고 성의없이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별로 가치도 없는 제품 하나를 만들더라도 그 제품 자체는 완벽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작은 물건이라도 사 쓰시는 분들에게는 진실로 작은 도움이나마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나중에 더 큰 물건을 만들게 되더라도 불량품이 나오지 않으며 또한 그런 기회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아직 초발심자니까, 수행한 지 얼마 안되니까 지혜와 자비, 어느 한 쪽이 좀 못해도 되겠지...가 아닙니다. 성냥불은 2-3 초만에 꺼지고 볼 품도 없지만 불의 속성은 모두 갖고 있는 것처럼, 비록 초발심 수행자라 하더라도 여래의 공덕은 그 자체로 무량합니다. 그러므로 그 공덕이 비록 보잘 것 없지만 그대로 타오르게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무명의 어두운 밤을 비록 잠시나마 온전히(불완전하게가 아니라) 밝혀야 하는 것입니다.

불자님들
행여나 나는 발심한 지 얼마 안 된다고 자신의 무능을, 자비 없음을 변명하려 들지는 않으시는지요. 불법은 처음부터 지혜와 자비가 같이 구비되는 완벽한 가르침이니, 늘 자신을 뒤돌아 보아 지혜와 자비가 동시에 성숙하는 수행을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나무 아미타불

이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