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호 특집II] 부처를 신으로 만들지 않는 사람

100호 특집II-이것이 불교 중흥의 길이다

2008-06-03     송금엽

  『아난아, 목이 몹시 마르는구나. 물을 좀 다오.』
   무고안온한 경지에 자적하는 성현으로서가 아니라, 이와 같이 고뇌를 안고 산 한 인간으로서의 석가모니에게 우리는 지극한 공경심과 친근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한 마디에서 불교가 인간적인 종교임을 넉넉하게 짐작할 수 있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인간일 수밖에 없다. 인간이어야 한다. 신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신의 섭리가 감히 어디라고 인간을 손댈 것인가. 또 신의 영역에 인간이 발을 들여 놓는다는 것도 가당치 않은 짓이다. 한 마디로, 신이 있다 해도 없다 해도 그만이다. 우리 인간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일이다.
   헌데, 누가 부처를 신으로 만들 것인가. 그럴 수도 없지만, 부처도 그건 바라지 않는다. 부처는 신이 아니다. 그래서 하신 말씀이다.
  『자신을 등불로 삼아 의지할 것이지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
   부처를 신으로 만들지 않는 사람, 그리고 부처같이 순수한 인간으로 살려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정한 법의 상속자가 아닐까.

 

월간 법시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