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호 특집II] 어린 불자를 버리는가?

100호 특집II-이것이 불교 중흥의 길이다

2008-06-03     월운 스님

   지난여름 방학 중의 어느 날이었다. 절에 다닌 지 오래되는 어느 여신도 한 분이 이런 상담을 청해 왔다.
  『저희 여섯 살짜리 손자놈이 이런 질문을 했어요.
  「할머니, 우리는 절에 다니니 교회에 가면 안되지?」하기에
  「그럼!」했더니 다시,
  「그런데 친구들은 모두 교회에 가서 공부도 하고, 콘도 얻어먹는데 나 혼자 남았으니 누구하고 놀지?」하도 어이가 없어서 무어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 할머니는 그 한 마디에 이렇다 할 말을 못하였으니 그에 적합한 대답을 나더러 해보라는 뜻일 게다.
   나 역시 그에 대한 시원한 대답을 할 능력이 없음을 새삼 발견하고 헛김이 빠졌다.
   이 철부지의 간단한 질문에 신경을 쓰는 나 자신의 병적인 체질을 꾸짖어야 할지, 아니면 그 철부지놈의 되바라진 질문을 꾸짖어 주었어야 할지?……엉거주춤한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반성해 본다.

 

봉선사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