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유치원 초대원장 자은만 보살님을 기리며…

보현행자의 목소리

2008-06-01     관리자

자은만 보살님 영가시여!
보살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 지도 벌써 49일이 지났습니다. 23년 전 여름 어느 날, 50일 기도 중 보광당 맨 앞줄에 계신 보살님께서 갑자기 쓰러지셨고 우리 법우들은 놀라서 보살님을 병원으로 모셨습니다. 그것이 보살님과의 인연이 시작된 순간이었습니다.
보살님께서는 그렇게도 고통스러운 몸을 이끄시고 끊임없는 기도와 정진수행을 하루도 빠짐없이 지켜 오시면서, 불광유치원의 영원한 등불을 최초로 찬란하게 밝혀 주셨습니다.
자은만 보살님 영가시여!
간절하게 그립습니다. 초대원장님으로 부촉을 받으신 날, 무척이나 감격해 하셨고, 마침내 유치원을 성대하게 개원하시고 보살님께서는 또 쓰러지셨지요. 늘 병마와 싸우면서도 오직 유치원의 발전을 기원하시는 끝없는 기도와 헌신적인 노력은 가히 옆에서 지켜보는 저희들을 숙연하게 하였습니다.
1998년 보살님은 가족과 도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일 3,000배 백일기도에 입재하셨고 홀로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때의 변화하는 보살님의 모습은 너무나 존경스럽고 성스러웠습니다. 저는 보살님의 도반으로서 부럽기도 하고 매우 자랑스러웠습니다.
자은만 보살님 영가시여!
하루에도 수없이 자은만을 부르던 이 도반은 지금 너무나 허탈합니다. 한날에 태어나 전생에 쌍둥이였다고 여기며 즐겁게 지내왔는데 왜 보살님을 지켜 드리지 못하고 먼저 보냈는지 가슴이 저리고 아픕니다. 이제는 육신의 고통에서 해탈하시고 대자유의 길을 가셔서 불광유치원 등불을 더욱더 영롱하고 아름답게 밝히시겠지요?
자은만 보살님 영가시여!
보살님, 이것 하나는 꼭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제 저희 도반들은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보살님이 그리우면 더욱더 정진하며 기도 드리겠습니다. 보살님께서는 생전에 늘 염원하시기를 누구에게나 포근하고 따스하면서 마음속 깊이 스며드는 미풍이 되어 내 가족, 내 도반, 또 인연이 맺어진 모두에게 다가가고, 스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지요. 이제는 이루어지셨습니다.
보살님께서는 부군 김태문 거사님과 함께 시신을 의학도들이 연구할 수 있도록 기증하시는 등 큰 보살행을 실천하셨습니다. 마지막 떠나시는 날, 때 아닌 봄날의 미풍이 불어왔고 그 순간 저는 보살님의 숨결을 느꼈습니다.
남은 저희도 용맹하게 정진하여 바라밀국토를 성취하는 일꾼이 되겠습니다. 부디 왕생극락하시기를 기원하며 영가 전에 이 글을 올립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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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현성 김용숙_ 1939년생. 1983년 광덕 스님과의 인연으로 신행생활을 시작하여 국립병원 외 다수 병원법당에서 봉사활동을 하였고, 마하보디 초창기 단원으로 여러 군법당에서 찬불가를 지도하였다. 현재 일흔의 나이에도 조계종 사회복지회 및 환경녹색연합회 회원으로 보현행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