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이혼 급증!

2001-07-10     관리자

[중년 이후 이혼 급증!]

며칠 전(01.7.3) 신문에는 우리나라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전체적인 이혼율은 인구 1000 명 당 2.5 건으로 미국(4.2)보다는 낮지만 프랑스(2.3)나 일본(2.0) 대만(2.2)보다는 높고 이혼한 4 쌍 중 1 쌍은 15 년 이상 함께 살아 온 부부였으며 이혼 여성 3 명 중 1 명은 40 세 이상의 중년 여성으로, 특히 중년 이후의 이혼은 10 년 전보다 2 배 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합니다.

다들 좋아서 하는 결혼인데 왜 이리 이혼율이 높은가? 그리고 철 없을 때 젊은 기분으로야 이혼한다고 하지만 중년이 넘어서 하는 이혼은 또 무엇인가? 아마도 이런 의문을 모두들 느끼실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부부 인연이 가장 깊고 좋은 줄로만 압니다. 부부가 되려면 오백생을 같이 지내야 된다거나 소설이나 영화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소위 전생에 못 이룬 사랑이 현생에 이루어진다든지 하는 아야기 등이 아마 그런 생각을 더욱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생에 못 이룬 사랑이 현생에서 비로소 이루어지는 영화를 볼 때 더욱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부부 관계는 인연법으로 볼 때 반드시 좋은 인연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인연이 깊은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나쁜 인연이 더 많고 대부분은 '전생의 빚관계' 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부가 되면 그 때부터 빚에 대한 처절한 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갈등이 끊이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빚은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진 경우도 있지만 서로에게 같이 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지요. 그러함에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자기 빚 갚으라고만 상대방에게 요구하므로 갈등은 더욱더 깊어만 가는 것입니다.

밝은 분들의 말씀을 들어 보면 이 세상 부부들 갈등 대부분은 과거 생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상대방에게 진 빚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또 이 상처는 새로운 인연이 되어 다음 생에도 이어진다니 참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제적으로 무능하거나 바람기 심한 남편, 허영과 낭비벽 심한 부인,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그렇게 호인일 수 없는데 배우자만 보면 조그만 허물도 덮어 주지 못하고 질책하고 말이 험한 부부, 까닭 모를 배우자에 대한 분노 등등이 모두 지난 생에 서로 지은 빚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빚이 성숙하게 보상되면 진정으로 좋은 부부가 되나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이혼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빚을 갚을 기회가 다음으로 미루어질 뿐이지요. 지금 못 갚으면 다음 생(來生) 일인 것입니다.

저는 이혼을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빚쟁이들이 모여 부부라고 살고 있으니 오죽 하겠습니까. 그러니 내게 다가오는 갈등 불만을 너무 섭섭하게 생각할 일은 아닙니다. 나에게 모질 게 대하는 저 분 역시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생의 업력(業力)에 의해 나도 모르게 그러는 것입니다.

마치 영화 속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가 정말로 인간성이 나빠서 주인공에게 모질 게 대하는 게 아니라 대본이 그렇게 되어 있으므로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그러하듯, 나를 욕하고 나를 울리는 저 분 역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기도 모르게 나에게 그러하신 것입니다. 그저 내 빚 갚으라고 저 분이 저러시는 것이려니 알고 보면 사실 얼마나 안타깝고 가여운 일입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같이 맞서 싸우며 원망할 게 아니라 오히려 감사와 측은한 마음을 낼 일입니다. 이렇게 저 분의 그 모진 모습마저 내가 참회와 감사로 맞아 들일 때, 내게 날아오던 비수는 언제부터인가 솜방망이로 바뀌고 우리는 진정 좋은 부부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