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생활 속 불교수행

수행의 현장 사이버 생활수행도량 ‘목탁 소리(www.moktaksori.org)’

2008-06-01     관리자

▲ 사이버 생활수행도량 '목탁소리(www.moktaksori.org)'
수행을 해가는 데 이끌어줄 선지식과 도반, 그리고 도량은 필수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쁜 일상 중 일정한 공간에 모여 선지식을 모시고 함께 수행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참선, 염불, 간경, 사경, 진언, 절 등 수행법도 다양한데다가 마땅한 절을 찾기가 힘들고, 나름대로 수행을 하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 받을 스승을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에 나가 있는 불자들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불교관련 인터넷 홈페이지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찰이나 단체 등 특성화된 몇몇 홈페이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자료제공 정도여서 상호 나눔의 장으로서의 역할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사이버 생활수행도량 ‘목탁소리’는 단순히 부처님 말씀을 듣고 공부만 하는 도량이 아닌 실질적인 수행 실천도량이다. 생활수행인들의 모임 ‘목탁소리’는 ‘사이버 스님 아난’으로 더 유명했던 법상(法相) 스님이 1999년 11월 사이버 공간에 불교신행 칼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롯되었다. 군법당에서 매주 일요법회 때 나누어 주던 설법 내용들을 인터넷 사이트 다음(www.daum.net)의 종교 카페에 올리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카페를 통해 생활 속을 파고드는 잔잔한 수행 이야기를 읽고 실천하는 회원들이 폭발적으로늘어나면서 수행결사가 시작되었고, 2001년 마침내 그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자체 홈페이지인 생활수행도량 ‘목탁소리’의 문을 열게 된 것이다.

▲ '목탁소리'에서는 자신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스스로 선택하고 가까운 사찰, 내집, 내직장을 수행도량으로 삼아 아침 저녁으로 일과수행하고, 매 순간순간 생활수행을 놓치지 않는다.
【내 집, 내 직장이 수행도량 】
‘목탁소리’는 집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일터에서 일상의 경계에 휘둘리지 않고, 마음을 닦아 감으로써 내가 일하는 곳이 곧 수행 도량이고, 내가 마주하는 사람들이 곧 내 수행의 도반이며 나의 부처님이라는 생각으로 모두 함께 공부해 나가는 가상공간이다.
‘목탁소리’에서는 자신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스스로 선택하고 가까운 사찰, 내 집, 내 직장을 수행도량으로 삼아 아침저녁으로 일과 수행을 하고, 매 순간순간 생활수행을 놓치지 않는다. 법상 스님이 지도법사로 있다고는 하지만 스님 또한 함께 수행하고 정진하는 도반이요, 스승이고 제자이기도 한 생활수행인들의 모임이다.
목탁소리 ‘생활수행이야기’ 코너에 들어가면 실천하는 수행자들을 위한 법상 스님의 생활법문을 볼 수 있다. ‘산방한담’ 코너에는 풍경(사진)을 담은 깨침의 편지들이 담겨 있고, ‘가르침의 세계’에서는 금강경, 반야심경, 아함경 등 경전공부와 함께 불교교리를 공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도반의 향기’에서는 수행일기를 올리고, 법상 스님과 공개·비공개로 수행상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상 스님은 도반들의 공부를 돕기 위해 시시때때로 글을 올리고, 도반들이 올리는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 주는 정성도 아끼지 않는다.
한 해 두 차례씩은 일정 기간 집중수행결사를 갖기도 한다. 지난 해에는 ‘신묘장구대다라니’ 108념 100일 정진, 금강경 7독 100일 정진을 함께 했다. 그리고 올 2월 11일부터는 ‘절 수행 100일 기도’ 중이다.

▲ '목탁소리' 초창기 멤버인 홍성덕 님 집 기도방. 절수행 100일 기도 중.
【 매일매일 수행일기 쓰기 】
100일 정진 계획을 세워본 사람은 그런 경험이 있겠지만 작심삼일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목탁소리’ 도반들과 함께 다짐을 하고 ‘수행일기’를 통해 서로 점검하고 경책하면서 하다 보면 서로에게 힘이 되어 100일 정진이 쉬워진다.
“혼자 하기보다 절 수행을 실천하는 도반들과 함께 나누고, 나태해지고 게을러질 때 다른 도반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습니다. 수행일기를 쓰게 되면 서로간의 수행이야기, 마음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고, 끝까지 해나갈 수 있는 정진심을 일으킬 수 있어요. 수행하면서 올라온 마음들, 생각들을 관찰하고 그것을 쓰는 것이 수행일기이며, 그 자체도 하나의 수행이 됩니다.”
2000년 다음 카페 시절부터 회원이었던 명진숙 님은 이제는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여전히 ‘목탁소리’에 맞춰 수행정진하다 보니 자녀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역시 목탁소리 초창기 멤버인 홍성덕 님은 사업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던 중 최근 ‘목탁소리’를 다시 찾아 절 수행 100일 기도를 시작하면서 알콜의존증과 불면증에서 탈출(?)하게 되었다고 한다. 해외에서도 ‘목탁소리’에 맞춰 수행하며 글을 올리는 사람이 여러 명이다. 한때는 붐처럼 출가 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수행일기는 매일 써도 좋고, 일주일에 두세 번, 혹은 기회가 될 때 종종 써도 좋습니다. 가능한 꾸준히 매일 쓴다면 자신의 수행점검도 될 뿐 아니라, 다른 법우님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이렇게 나와 함께 수행하고 있구나’ 하고 힘을 낼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고 일상생활 속 온갖 부딪침 속에서 마음을 어떻게 돌려썼는지에 대한 것을 일기로 쓰다보면 저절로 수행이 되고 마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렇게 30~40일쯤 지나고 보면 수행일기만 보더라도 마음공부가 절로 된다. 생각생각, 매사가 마음 닦을 거리 아닌 것이 없기 때문이다.

【 살아있는 마음공부 】 ‘목탁소리’에서는 한 가지 수행법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절 수행을 하면서 금강경 사경이나 독경,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 염불 등 본인이 이미 하고 있는 수행을 함께 해도 좋다. 지금도 절 수행 100일 기도 중이지만 금강경 독송, 염불이나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을 함께 하고 계신 분도 있다.
동참 방법은 어렵지 않다. 목탁소리 안내 공지사항 ‘절 수행 100일기도 안내’에 들어가 어떤 수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 수희동참의 뜻을 댓글로 밝히고, 그 날부터 매일 절 수행을 하고, 수행일기를 쓰며, 보시를 실천해가면 된다.
“모든 수행법이 마찬가지이지만 절 또한 단순히 절만 했을 때에는 절 운동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절을 하면서 관(觀), 즉 절을 하는 몸과 마음, 느낌을 보면서(알아차리면서) 하면 수행이 됩니다. 일상 중에도 늘 깨어있으면서 일거수일투족을 관하되 분별심을 내지 않으면 그대로 수행이 되는 것이지요.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은 공부하는 만큼 행복해지고 당당해지고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삶과 이 우주의 주인이 될 수 있어야 하며, 나를 변화시키고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지요. 삶과 동떨어진 것은 진정한 수행이 아닙니다. 나의 삶을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은 수행이 아닌 것이지요.”
좋은 것을 공유하면서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기쁨 중 큰 기쁨이다. 시공간을 초월한 사이버 생활수행 도량 ‘목탁소리’는 굳이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들어와 볼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종교와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생활 속에서 싱싱~ 생생~ 살아있는 마음공부를 할 수 있는 참 좋은 수행 공간이다.

---------------
▲ 법상 스님
법상(法相) 스님 _ 동국대와 동 대학원에서 불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불심도문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였다. 현재는 군승으로 강원도 양구 도솔사에서 군장병들과 군가족들을 위해 부처님 말씀을 전하고 있으며, 생활수행도량 ‘목탁소리(www.moktaksori.org)’를 통해 생활 속에서 마음을 닦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고 있다.
저서에는 『생활수행 이야기』, 『마음공부 이야기』, 『관심』, 『반야심경과 마음공부』, 『금강경과 마음공부』, 『날마다 새롭게 일어나라』, 『마음을 놓아라 그리고 천천히 걸어라』, 『부자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라』 등이 있다.
너무 젊은 나이에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경계심이 자주 일기도 하지만, ‘목탁소리’를 통해 마음이 바뀌고 운명이 바뀌고 직장이나 가정, 학교에서 더 치열하게 수행하고 실천하는 불자들을 보면서, 오히려 출가자로서 부끄러울 때도 있다고 한다. 비록 가상공간이지만 더불어 수행을 하며 서로 경책을 하다보면 나태해질 수 없고, 출가했을 때 처음 그 마음(초심)을 잃지 않게 되어 ‘목탁소리’에 오히려 감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