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명법문] 복 짓는 법, 복 받는 법 / 성일 스님

2008-05-25     성일 스님
▲ 성일(性一) 스님 _ 동학사와 범어사 강원에서 사교과와 대교과를, 탄허 스님 문하에 서 화엄학을 수학했다. 1973년 경기도 화성 신흥사 주지소임을 맡아, “내 성불 한 생은 늦추더라도 이생은 포교하리라”는 원을 세우고 35년을 한결같이 대중포교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청소년 포교를 위해 수련원 건립의 원을 세우고, 두문불출 10년 기도 원력으로 청소년수련원을 건립하여 해마다 2,000여 명의 수련생을 배출하며 수많은 대중을 교화하고 있다. 저서에 『신도포교지침서1, 2』 『어린이불교학교 지침서』 『청소년포교 지침서』 『현대관음기도 영험록』 등이 있다.

●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고 복을 받고자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좋은 일 하려고 노력할 것도 없고, 좋은 직업 구해서 돈 벌려고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애쓰고 노력하는 것은 행복하고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과연 무엇이 행복이고 잘 사는 것일까요? 복을 받고자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사람은 돈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행복할 것으로 아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아요. 그런 사람은 돈을 벌려고 해도 마음대로 돈이 붙지를 않습니다. 복을 지어 놓지 않으면 절대 행복이 붙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복을 지으면 내버려둬도 알아서 행복이 붙습니다.

【 복은 지어야 받는다 】
백유경에 보면 놀부 심보를 가진 장자가 이웃에 사는 착한 장자에게 복을 빼앗아오기 위해서 갔습니다. 가서 보니까 닭 벼슬 위에 복이 올라앉아 있어요. 그래서 “여보게, 저 닭을 나한테 선물로 주면 좋겠네.” 하니까, 착한 장자가 순순히 가지고 가라고 합니다.

그런데 받는 순간에 그 복이 싹 날아가서 착한 장자의 지팡이로 가서 붙는 거예요. 그래서 이 악덕 장자가 착한 장자에게 다시 그 지팡이를 선물로 달라고 요청해, 지팡이를 딱 받는 그 순간에 그 복이 날아가서 항아리로 올라가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또다시 항아리를 달라고 했습니다. 아, 그런데 항아리를 딱 받으려는 순간, 그 복이 또 날아서 장자 머리 위로 올라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 악덕 장자가 ‘복이라는 것은 정말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구나. 착한 장자처럼 복을 지어야지. 이 복을 빼앗아온다고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이 세상에 공짜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불교신자는 복을 많이 받고 살아야 됩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제일 부자로 살아야 됩니다. 이 세상에 성인들 중에서 부처님처럼 복 많은 분이 안 계세요.

그런데 전생담에 보면 부처님이 전생에 설산 동자로 있을 때, 진리 한 구절을 듣기 위해서 목숨을 바쳤어요. 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호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먹을 게 없어, 새끼 대여섯 마리도 같이 죽게 생겼어요. 그때 전생에 왕자였던 우리 부처님께서는 호랑이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자기 몸을 절벽 밑에 떨어뜨려서 호랑이가 잡아먹게 했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전생 500생을 살면서 500번을 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공짜로 이루어진 복이 아니에요. 이 세상에 부처님처럼 복 많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게 보시를 한 결과로 우리 부처님은 한량없는 복을 성취하신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부처님처럼은 못 하더라도 복 짓는 방법을 배워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복을 많이 지어놓으면 누가 빼앗아가려 해도 못 빼앗아가는 거예요. 없어지지도 않아요.
복을 받자면 우리 불자들은 우선 부처님께 귀의하고, 부처님의 훌륭한 가르침에 귀의하고, 또 그 가르침을 이렇게 여러분께 들려주는 스님들께 귀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서원이 있어야 합니다. 서원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삶의 목표이고 희망입니다. 사홍서원(四弘誓願), 그 큰 네 가지 서원, 즉 중생을 다 구하고, 번뇌를 다 없애고, 법문을 다 배워서 매일매일 실천하고, 그 다음 불도를 다 이루는 것, 이것이 불자의 큰 서원이에요.

이러한 원도 안 세워 놓고 절에 와서 ‘돈을 많이 벌게 해주세요, 우리 아들 100점 받게 해주세요’ 이런 소소하고 자질구레한 소원을 아무리 말해봤자 욕심이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제가 해보니까, 서원을 세워놓고 열심히 수행정진 기도해보니까 다 되더라구요. 다른 사람도 다 되고요. 이처럼 거룩한 삼보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서원을 이루려면 육바라밀을 실천해야 합니다.

【 베풀고 또 베풀라 】
복 짓는 행이 육바라밀행입니다. 육바라밀 첫째가 뭐예요. 보시(布施)입니다. 그 중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 법보시입니다. 법을 전하려면, 우선 자신부터 자꾸 경전을 읽어야 합니다. 지혜를 열려면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을 많이 읽어야 되고, 또한 불교서적을 사서 많은 사람에게 읽히도록 선물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설법 들었잖아요. 딱 한 가지라도 기억해서 남에게 일러줘야 돼요. 그러면 지혜가 자꾸자꾸 생기고 발달하는 거예요. 스님들도 중생들을 위해서 뭘 해야겠다 생각하니까, 자꾸 머리가 열리는 거예요. 여러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지혜가 열린 거예요.

그 다음에 무외(無畏)보시. 만일 누군가 아주 두렵고 괜히 불안해 하고 두려워할 때는 좋은 말로 위로를 해서 두려운 마음, 불안한 마음, 슬픈 마음을 없게 해줘야 합니다. 남이 힘들고 어려울 때, 곱고 부드럽고 진실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덕담을 해서 힘을 실어주고, 희망을 갖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이 좋은 일 하면 따라서 기뻐해주고 칭찬해줘야 합니다. 그러면 무슨 공덕을 성취하느냐 하면, 수희공덕을 성취해요. 이렇게 하다보면 남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이 성취되는 것입니다.

법보시, 무외보시, 그 다음은 재물보시입니다. 물론 돈도 많이 벌어서 잘 살아야 되요. 지난번에 어떤 신도분이 불교는 돈 잘 버는 방법은 안 가르쳐주느냐 그러는데, 부처님께서는 돈을 많이 잘 벌어서 잘 쓰라고 하셨어요. 부처님께서는 재가불자들한테 돈 벌지 말라 소리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돈 없이도 여러 가지 공덕 지을 일이 많지만, 그래도 돈 없으면 안 되는 일이 많잖아요. 좋은 일 하려고 하는데 돈 없으면 안 되는 일이 많아요.

물론 우리 같은 스님들은 돈 버는 일에 매진하면 부처님 법 공부하고 전하는 데 소홀해지니까, 출가제자는 돈을 벌지 말라고 하신 겁니다. 부처님은 당신이 가진 것을 1/3로 나누어 씁니다. 아침마다 걸식해 와서 혼자 다 안 잡수잖아요. 병든 비구에게 1/3 나누어 주고, 걸인들에게 1/3 나누어주고, 당신이 1/3 드십니다. 그리고 재가불자들은 1/3은 먹고 사는 데 쓰고, 1/3은 복을 짓는 데 쓰고, 1/3은 저축을 하거나 장사, 사업 밑천을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 육바라밀을 끊임없이 실천하라 】
그 다음 육바라밀 두 번째는 지계(持戒)입니다.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고, 음행하지 않고, 거짓말과 악담하지 않고, 술 마시지 않는 이 다섯 가지만 지키면 수많은 공덕이 생기게 됩니다. 굶어죽게 생겼을 때 재물이 생긴 것과 같고, 죽을 병이 들었을 때 살아날 수 있는 약을 만난 것 같으며, 구속되었던 사람이 무혐의로 풀려나는 것과 같습니다. 불교의 지계사상은 나도 편하고 너도 편하고, 나도 자유롭고 너도 자유롭고,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게 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사상입니다.

세 번째 인욕(忍辱), 참는 것도 이게 큰 미덕입니다. 우리가 참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도 많잖아요. 일상생활에서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그리고 나를 거슬리는 모든 것에 참을 줄 알아야 합니다.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기다리고 참고 생각하는 과정을 세 번만 하면 바로 정답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네 번째 정진(精進)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부지런히 기도하고 정진하며 복을 쌓도록 자꾸 노력해야 됩니다. 그래야 자기 것이 되지, 게으르면 자기 것이 하나도 안 돼요.

그 다음 다섯 번째 선정(禪定). 선정에 들어야 자기 마음이 편하고 만사 행복하고 주변의 모든 일들이 거슬림 없이 잘 돌아가게 됩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지혜(智慧)입니다. 미혹을 끊고 모든 중생을 돌볼 수 있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참다운 지혜를 발현시켜야 합니다. 이것이 육바라밀, 우리 불자가 복을 짓기 위해 끊임없이 실천해야 할 육바라밀입니다. 새봄과 함께 원을 크게 세우시고 육바라밀 실천으로 복도 많이 지으시고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