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불교 약사

특집/남방불교의 어제와 오늘

2008-03-23     관리자

 남방불교는 상좌부불교, 소승불교로 알려진 남아세아지역의 불교를 말한다. 이 지역에는 일찌기 기원전 3세기 무렵 인도 중원을 통일한 아쇼카왕이 전륜성왕의 사상을 이상으로 하여 대외적으로는 이론이며 인도의 변경지방과 멀리는 그리스 에집트지역에 까지도 포교사를 파견하여 불교를 홍포하는 동시에 불법에 의한 친선과 평화적인 외교를 도모하였는데 그중에서도 세이론 지역에는 왕의 아들 마힌다(Mahinda)장노를 보내기도 했다.

 이때에 전파된 교파는 아쇼카왕이 신봉했던 상좌부(上座部) 불교였기에 남방불교는 상좌부불교라고도 하고, 파리(pali)어 경전을 근본으로 하였기에 파리불교라고도 하며, 교단의 장노인 상좌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보수적 경향이 강하고 계울에 얽매이는 소극적인 특색을 지니기도 함으로 후대 대승불교권에서는 소승(小乘)불교라 부르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남방불교는 그 계통과 형태 그리고 지역에 따라 대개 세이론을 중심으로 한 버어마 태국등지의 파리불교, 중국의 영향이 혼합된 베트남불교, 옛 전성시대의 유적을 지니고 있는 크메르 불교, 그리고 남해도 서지방을 중심한 남해불교의 네무리로 나눌수 있다.

 세이론, 즉 오늘의 스리랑카불교는, 기원전 3세기 데바남피야티샤(Devanamip-ya. Tissa, 전 247ㅡ207년간 재위)왕의 때에 아쇼카왕의 아들로 상좌부의 장로였던 마힌다가 부왕의 명으로 세이론에 도착함으로서 시작되었다. 즉시로 세이론 왕은 불교에 귀의하여 아누라다라는 곳에 마힌다를 위한 대사(大寺 : Mahavihara)를 건립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훗날 대사파의 기원이 된다.

 그후 사리탑도 조성하고, 이 나라왕의 초성으로, 마힌다의 누이동생 상가미타(Sanghamitta) 비구니마저도 중인도의 마가다에서 오면서 보리수의 남쪽가지를 섬으로 이식하여 오늘까지 전해지고 있다.

 남발불교의 역사에 있어서 이 대사의 창건만큼 중요한 사실은 없다. 대사파는 상좌부 중에서도 정통파로서 현재까지도 번영을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 버어마 타이랜드등의 상좌부도 그 법통을 여기에서 찾고 있으며 현재의 남방상좌부 모두가 마힌다의 대사창건에 그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마힌다와 상가미타에 의한 불교의 초전으로부터 100여년 뒤에는 바타가마니 아바야(Vattagamani-Abhaya)왕이 나타난 무외산사(無畏山寺 : aAbhayago-rivihara)를 건립함으로서 앞서의 대사파와 대립하게 되고 뒷날 다시 기타림사(祇陀林寺)파가 분리하게 되어 세이론의 불교는 3파로 나뉘어 오늘에 전한다. 5세기에는 중인도의 상좌부계통의 대학자였던 붓다고사(Buddhaghosa)가 430년경 세이론으로 건너와서 대사에 머물면서 불교학의 연구와 진흥에 힘쓴 결과 불교학의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으니 파리어 심장이 거의 완성을 본 때이기도 하다. 한편 보수적인 상좌부계통의 대사파에 비하여 다른부파의 비구들에게도 개방적이었던 무외산사파도 한때 우세를 보이기도 하였으나 11세기 이후에는 인도 본토에서의 회교제국의 성립과 함께 잦아진 이민족의 침략으로 3파의 본사가 모두 불타는 등으로 불교가 피폐하게 되었으나 역대 왕의 부홍책의 결과로 특히 12세기 파라카마바후 (Parakkama Bahcu : 1140-73)왕은 대사파의 부흥에 힘써 다시 융성하기도 하였다. 근세에 와서 16세기 이후로는 기독교 국가들의 오랜 지배와 그들 종교의 신장정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불교 3파가 전통성을 고수하면서 이나라 특유의 문화와 사상을 오늘에까지도 전승 유지하고 있는 것이 세이론의 불교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버어마 불교의 시작에 대해서는 아쇼카왕에 의한 전도설과 붓다고사가 세이론으로부터 와서 전도했다는 등 분명치 않으나, 5세기경 인도동부의 파라바(Pallava) 왕조시대 (400ㅡ885)에 바라문교와 더불어 불교가 전래된 것은 분명하다. 이때에 일체유부(一切有部) 계통의 상좌불교와 밀교적 대승불교가 육 · 해로를 통해 전해지고 특히 밀교가 성행했다.

 그 결과로 초기버어마 불교는 성력(性力) 숭배의 사교(邪敎)적 요소와 더불어 쇠퇴하고 마는 특징을 지니기도 한다. 그러나 버어마 최초의 통일시대를 이룩한 파간(Pagan)왕조의 아나와라다(Anawarata : 1044ㅡ77)왕의 불교정책에 의하여 타락한 밀교적 불교의 면모를 일신하고 순수한 남방 상좌부 불교로의 전향을 성취하였다. 그리고 버어마의 불교사에서 주의할 다른 한 가지는 15세기의 담마세티(Damma Ceti 1460ㅡ91)왕에 의한 개혁이다. 그는 출가 후에 왕이 된 자로 각교파의 장노를 모아 개혁을 시도하면서 우선 세이론에 장노를 파견하여 대사파로부터 상좌부 정통의 법맥을 받아오게 하고, 이로서 각 교파의 통일과 정화에 받아오게 하고, 이로서 각 교파의 통일파 정화에 성공을 거둔 점이다. 이어진 폐구(Pegu) 왕조 (1540~1757)도 상좌불교를 진흥하고 불탑과 사원을 건립하는 등 불교의 전성기를 갖는다. 그러나 이 나라도 서구세력의 침입으로 인한 불교수난이나 전통의 고수란 점에서는 세이론과 흡사함을 알 수 있다.

 타이랜드의 불교는 역사와 현실에 있어서 전형적인 상좌불교국으로서 세계적이라는 점을감안한다면 그 출발은 오히려 더디다. 이 나라는 본래 중국의 운남지방에서 이주해온 8세기경부터 그대로 중국적인 대승불교가 전래되어 있었으나 11세기에 버어마의 아나와라다왕의 침공과 함께 상좌부 불교가 크게 흥하여 대승불교를 몰아내고 말았다. 그후 14세기에는 세이론에서 상좌불교가 수입되어 계율 중심의 태국불교가 형성되었다. 현재 지역에서의 태국의 왕조는전후 3회로 이어지는데 도읍지별로 보면 Sukothai(12C~14C) Ayudhya(1350ㅡ1767) Bangkok(1782ㅡ) 으로 옮아왔다. 이 중에서 아유다 도읍시의 찬란한 불교문화는 멀리 유럽에서까지 알려졌다는데, 때의 고승 Siri SuriyavamsaRama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는 인도학에 널리 통달한 한승으로 1361년에 세이론에 사신을 파견하여 대사파의 정통법통을 전수하고, 태국왕을 위한 왕사를 맞아들이고, 파리성전을 수입하는 등 이후의 태국 왕조가 오늘과 같은 불교국가의 면목을 갖추게 한 장본인이다. 이런 결과로 1750년에는 세이론의 요청에 의해 이나라 불교가 세이론으로 역수출되어 그곳의 교단정화에까지 이바지하기도 하였다. 끝으로 이나라 역사에 빠뜨릴 수 없는 일은 1782년에 Chao phayachakkri가 방콕에서 신왕조를 이룩하고는 삼장의 재편집을 왕성한 일이다.

 다음으로 크메르 역시 초기에는 힌두교와 함께 대승불교를 수용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역대의 수도인 앙코르(Angkor)에는 수많은 사원이 건립되었는데 그중에서도 12C 초에 건립된 수도사(首都寺 Ang-Kor-Wat)는 남방불교 건축의 정수로 칭해진다. 이나라 역시 1181년에 즉위한 자야바르만 왕에 의해 세이론 불교가 수입되었는데 왕은 아쇼카왕을 본 받아 불교적 사회사업을 크게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13세기말 태국에 정복당한 뒤로는 종교도 태국의 영향을 크게 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기타 남방불교권으로 크메르와 유사한 역사를 지닌 라오스, 그리고 가장 중국적 영향을 많이 지녀서 우리와 비슷하게 유교 · 도교와 함께 불교를 수용한 월남이 있고, 남해 불교라 칭해지는 자바, 수마트라, 말레이지아 등의 불교가 있다. 월남의 경우 기원전부터 이미 중국의 한 · 무제의 지배를 받아 온 만큼 이 나라의 불교도 절대적인 중국의 영향 하에 있음을 알 수 있고 특히 9세기 이후로는 임제선풍을 중심한 중국적 대승불교의 경향이 농후하다. 한편 인접한 상좌불교권의 영향마저 곁들여 대 · 소승 불교의 공존지역인 점도 특이하다. 마지막으로 남해불교의 경우는 역사적으로 상좌불교ㅡ대승불교ㅡ밀교시대로 이어지면서 8세기를 정점으로 극히 융성하였으나 오늘에 와서는 대부분 인도네시아에 포함되는 이 지역은 거의 이스람교권으로 변하고 약150만의 불교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상과 같은 남방불교사에 있어서의 특징은 첫째가 아쇼카왕의 불교부흥을 기점으로 한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원시불교의 전통성을 고수한 것이다. 그리고 셋째로는 이러한 전통적 보수성이 순수불교의 면모를 흐리지 않을 수 있었음과 동시에 외세의 압제마저도 거뜬히 견디어 낼 수 있었다는 역사성을 지닌 점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