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과 하나되어 미친듯이 몰입하라

자기계발과 선(禪) 2 - 성공의 원동력, 일에 대한 열정

2008-03-07     관리자

반산(盤山)의 보적(寶積) 선사는 푸줏간에서 우연히 이런 광경을 보았다. 어떤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와서 백정에게 말하였다.
“좋은 것으로 한 덩어리 주게.”
그러자 백정이 칼을 내려놓고 두 손을 마주 잡고서 말하였다.
“어르신! 어떤 것이 좋지 않은 것입니까?”
이 말을 들은 보적 선사는 깨달은 바가 있었다.
보적 선사에게 무심코 깨달음의 기연을 준 백정은 비록 비천한 신분이었지만 푸줏간의 일에 대해서는 이미 달인(達人)의 경지에 이르렀음에 틀림없다. 고기 살덩어리를 좋고 나쁘다는 분별심을 여의고 보고 있으니 이는 모든 사람, 아니 만물을 부처로 볼 줄 아는 안목을 갖춘 것이다.
『장자』에도 포정(疱丁)이란 백정이 등장하는데, 소를 잡는 솜씨가 놀라워서 한 번도 칼로 살이나 뼈를 다친 일이 없을 정도였다. 어느 분야의 장인이든 지극히 숙련되면 이와 같이 도(道)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한 가지 일에 깊이 열중하는 사람,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그 하루하루의 정진을 통해 저절로 심성이 닦여지고 깊이 있는 인격을 형성하게 된다.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명인(名人)들은 분명 그러한 과정을 거친 이들이다. 무심(無心)의 대가(大家)들이 일심불난(一心不亂)하게 몰두하는 일은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성공이나 다름없는 삶이다.
도예 명장인 천한봉 거사는 불광불급(不狂不及), 즉‘미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이것을 “무슨 일이든 쉬운 일이란 없고 통하지 않은 일이란 없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평생 하겠다는 정신이 있으면 해 나갈 수가 있다. 이것이다 싶으면 미친 듯이 달려들어야 한다.”고 풀이했다. 세상의 어느 분야이든 미치지 않고 대가가 된 사람은 없다. 오직 이 길 아니면 안 된다는 확신과 간절함, 그리고 열정이 없다면 평범한 삶으로 끝나고 만다.

열정은 꿈을 이루는 무한한 힘의 원천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일찍이 성공의 반열에 오른 이들은 하나같이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들이었다. 세계 굴지의 그룹 GE사의 전 회장 잭 웰치(Jack Welch)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 첫 번째로 열정(Energy)을 꼽았다. 자기계발 전문가인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 Tracy)는 “성공이란 당신이 가장 ‘즐기는 일’을 당신이 ‘감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 속에서 당신이 가장 ‘원하는 방식’으로 행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베스트 셀러 『이기는 습관』의 저자인 전옥표 (주)에스엠티유 사장은 “이기는 조직은 열정의 온도가 다르다. 일을 축제로 만들라”고도 했다.
독자들은 언젠가 TV 광고에서 이런 광고 카피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칭기즈칸에게 열정이 없었다면, 그는 평범한 양치기에 불과했을 것이다.”
몽고 대륙을 포효하며 질주하던 칭기즈칸의 모습이 돌연 양떼를 몰고 가는 양치기로 변하며 들려주는 이 말은, 순간 폭소를 자아내면서도 시청자의 가슴을 찌른다. 돈도, 지식도, 기술도, 경험도 따라잡을 수 없는 그 불가사의한 힘인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광고였다. 전옥표 사장은 “열정이란 꿈이 가리키고 있는 방향으로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는 육체적, 정신적 힘의 원천이다.”고 했는데, 무척 수긍이 가는 말이다.
일본 최고의 CEO에서 스님이 된 이나모리 가즈오는 『카르마 경영』에서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타오를 수 있는 ‘자연성(自燃性) 인간’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위에서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 타는 사람은 열의나 정열이 있는 사람이다. 어떤 일이라도 솔선수범해서 능동적으로 전력투구한다면 커다란 성취감과 함께 자신감이 생기고, 또 다음 목표에 도전할 의욕도 생긴다.

빈 마음으로 일을 즐길 때 자유를 얻는다
여기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가장 큰 동기부여이다. 의욕이나 노력, 성공을 향한 길도 모두 ‘좋아하는 것’이 그 모체이다. 일을 좋아하고 즐기면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무척 힘들 것 같은 수고와 고통도 본인에게는 힘들기는커녕 즐겁기만 하다. 법정 스님은 『텅빈 충만』에서 “무슨 일이건 그저 좋아서 하고, 하고 나서는 잊으면서 늘 자취 없는 마음이라면 그 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하였다. 대개의 경우는 자기가 하는 일에 얽매이게 마련인데, 자취 없는 빈 마음이라면 어디에도 거리낄 게 없다. 우리가 세상을 사는 일도 이와 같이 할 때, 거기 참된 삶이 불 속에서 연꽃을 피울 것이다.
사실, 어느 분야이든 야근을 밥먹듯이 할 정도로 일을 좋아하고 미치지 않으면 커다란 성과를 거두기란 어렵다. 성공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좋아해서 일과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성공률이 50%에 불과한 등정, 동료 5명을 잃고 다리 부상의 악전고투 속에서도 에베레스트 16좌 완등의 위업을 이룬 엄홍길 거사는 수없이 사선을 넘으면서도 산이 너무나 좋아 계속 산에 올랐던 것이다. 그 어떤 도전도 목숨을 내걸 정도는 아닐지라도, 미칠 정도로 집중하지 않고는 성취하기 어렵다. 그래서 도원(道元) 선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세간 사람일지라도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배워서 한 가지도 신통치 못한 것보다는, 오직 한 가지만이라도 분명히 닦아 배우는 것이 좋다. … 불도를 이루려는 자는 반드시 한 가지만을 일념으로 닦아야 한다.”(『정법안장수문기』)
이제 성공을 향한 여정의 출발선이나 중간지점에서 달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과연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자.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진정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면 일을 즐기는 마음으로 임해 보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열정도 생기고 훌륭한 성과도 이뤄낼 것이다. 그러려면 일할 때는 일과 철저히 하나가 되어야 한다. 주객일체(主客一體)의 일심이 되면 대상도, 일도, 일하는 사람도 사라진다. 오로지 깨어 있는‘텅빈 충만’속에서 위대한 걸작이 재탄생된다. 이렇게 된다면 노동이 무심(無心)의 힘을 키우는 수행이 아닐 도리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