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출판·잡지의 흐름과 나아갈 방향

월간 「불광」 400호 기념 특별 좌담

2008-03-06     관리자


참석자 : 김형균 _ 동쪽나라 대표, 김호성 _ 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 형난옥 _ 현암사 전무
진 행 : 류지호 _ 월간 「불광」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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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호 _ 월간 「불광」은 34년간 ‘불광출판사’를 함께 운영하며, 문서포교의 한 축을 담당해왔습니다. 「불광」이 이번 2월호로 지령 400호 발행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에 불교 잡지 및 출판의 위상을 제고하는 의미에서, 불교 출판·잡지의 현재를 진단하고 발전적인 대안을 논의해보기 위해 좌담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선 불교잡지의 역사에 대해 ‘동쪽나라’ 김형균 대표님께서 간략하게 짚어주시기 바랍니다.

김형균 _ 1910년에 창간된 「원종(圓宗)」을 비롯해 「조선불교월보」(1913년 창간), 「해동불교」(1913년 창간) 등 불교잡지가 태동된 지는 오래 됐습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모두 폐간되었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것은 1970년을 전후하여 시작되었습니다. 「법륜」과 「불교」가 재창간되고 월간 「불광」, 「여성불교」 등이 이 무렵 창간됐습니다.
이후 1980년대는 불교잡지의 홍수를 이룬 시기입니다. 본격적인 종합잡지로 「불교사상」, 「선사상」, 「금강」이 발간돼 인기를 끌었고, 최초의 사보(사찰잡지)인 「해인」지를 비롯해 30여 종의 사보가 발간되어 사찰 홍보와 신도 교육에 큰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리고 「대중불교」, 「법회」, 「정토」, 「보리수」 등 신행단체와 신도회에서 신앙운동 성격의 잡지를 펴냈습니다. 그리고 80년대 말에는 최초의 어린이 불교잡지인 「굴렁쇠 어린이」가 창간됐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고사되거나 명맥만 잇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류지호 _ 수많은 불교잡지가 창간과 폐간을 거듭했는데, 불교잡지가 담당했던 역할과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또 일반 출판계에도 잡지가 있는데 상황은 어떻습니까?

김형균 _ 불교잡지는 기존 불자들에게 신심을 증진시키고 수행에 도움을 주며, 일반인들을 불교로 인도하는 문서포교의 중차대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불교잡지는 불교의 생활화 운동을 펼치며 대중불교의 시대를 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군부대, 교도소, 병원 등에 무료로 잡지를 공급하며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에도 기여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불교잡지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하는 어려움은 고질적인 재정난에 있을 것입니다.
불교잡지는 90년대 하향 추세로 접어들며, 그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불광」은 지금까지 잘 이끌어오고 있는데, 다른 잡지와 비교가 안 되는 실로 대단한 성과입니다. 저도 「굴렁쇠 어린이」를 5년간 이끌어왔지만, 그 어려움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어린이문화를 불교적으로 창달한다는 것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하지만 날이 갈수록 요원한 일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솔직한 견해를 밝히자면 불교잡지가 앞으로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형난옥 _ 출판 잡지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봅니다. 「출판저널」이 꽤 오래 출판을 대변하는 종합서평지 역할을 해 왔습니다만, 독립채산이 안 되다 보니 존속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출판계 안에서는 필요성을 느끼지만, 많은 독자들의 주목을 이끌어내지 못하여 휴간과 복간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 출판 기획과 관련한 현안과 경험을 토론하고 소개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회의」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출판기획을 생각하는 이들의 기획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추세를 읽게 하는 데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긴 합니다만, 수익성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정보의 보고였던 잡지는 이제 치열한 매체 경쟁 속에서 재정적으로 안정되지 못하고 독자들의 행보를 잡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대자본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독자들의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키며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어떤 구조를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절대 절명의 시기인 것 같습니다.

류 지 호 _ 인터넷이 발달하고 다양한 영상 매체가 세상을 주도하는 현실 속에서 잡지의 앞날이 밝지만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불교출판의 경우는 상황이 어떻습니까?

김호성 _ 저는 1986년부터 필자, 번역자로서 불교출판에 관여해왔습니다. 불교출판사의 어려움은 인세와 관련해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초판 인세 대신 책을 받아서 주변에 나눠주는 형식인데, 재판 안 찍으면 책 내서 돈 한 푼 못 받습니다. 저도 한때는 책만 써서 밥 먹고 살아가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정말 꿈에 불과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얼마 지나지 않아 깨우치게 됐습니다. 그렇다보니 필자의 저술 욕구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지난 3년간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불서 10’ 심사위원을 했는데, 지난해 같은 경우 수확이 빈약했습니다.
1997년 43개이던 불교출판사가 2004년에는 18개로 감소하여, 7년 사이에 25개 출판사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여러 고충은 이해하지만 좀더 의욕적인 모습으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 예로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써서 책으로 내자고 제안한 적은 많은데, 출판사 측에서 기획을 하고 이런 책을 만들어보자고 하는 제안을 받아본 적은 없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인력 구조의 한계가 있다보니,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기획으로 안일하게 책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출판사와 필자가 함께 고민하며, 양질의 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류 지 호 _ 일반출판사에서 불교출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불교전문출판사의 영역이 자꾸 좁아지는 느낌입니다. 불교출판에 역사성이 있는 곳 중의 하나인 현암사 얘기를 들어 볼까요?

형난옥 _ 현암사에서는 1960년대부터 ‘알기 쉬운 불교’ 시리즈를 출판했습니다. 지난 해 돌아가신 시인이자 불교학자인 이원섭 선생님께서 번역한 책들입니다. 일본에서 불교 대중화에 기여한 책들인데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들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한글세대에겐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 중판을 하는 중에 역자 분께 부탁 드려 부분적인 수정을 요청해서 번안을 한 부분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한국불교만의 독특한 내용이 있다, 새로운 양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생겨났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해보니 우리한테 필요한 기획을 할 수 있겠다는 염이 생겼고 우리한테 필요한 정신적인 자양분을 찾아 나섰습니다.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도 불교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큽니다. 그 교집합을 잘 조합해 보니 불교 안에 있는 독자들만 상대하지 않고 좀더 많은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자기 수양 또는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할 출판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출판한 책이 숭산 스님의 365일 공안집 『온 세상은 한 송이 꽃』 같은 책입니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도록, 전체 내용을 살피며 끊임없이 고민을 계속하여 만든 책입니다.

김형균 _ 말씀을 듣다보니 옛날 생각이 납니다. 1970년대 초 현암사에서 나온 김달진, 이원섭 선생님 등이 번역한 ‘현대인의 불교’라는 시리즈를 산 기억이 새롭습니다. 당시 재직하던 신문사의 봉급이 2,000원이던 시절이었는데, 그 돈을 모아 한 질 사서 아껴 읽었습니다. 그때는 우리나라 불교출판이 원시적이었던 시기였습니다. 불교학도 일본에 많이 기대고 있었죠. 그런데 서정주, 양주동, 조연현, 고은 선생님 등 필자는 지금보다 풍성했던 것 같습니다. 청탁을 드리면 재밌는 글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형난옥 _ 그 당시에는 동양학과 연관해서 기본적으로 한문, 일본어 등 오리지널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한 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한글 표현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더러 보였지요. 그러나 요즘도 좋은 필자분들은 많다고 봅니다. 치열한 편집자 정신을 발휘하여 책을 만든다면요.

김호성 _ 그러고 보니 예전 필자들은 문학하셨던 분이 많네요. 지금 불교서적 필자는 스님과 불교학자가 많습니다. 이 분들 중에는 전문분야로서 불교는 많이 아시지만 글쓰기가 수월하지 않아 독자들에게 읽힐 수 있는 울림을 못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연관해 학계를 살펴보면, 최근 대학에서는 학문 발전을 전문화에 두고 있습니다. 학자가 되려면 다방면으로 많이 아는 것보다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깊이 연구해야 합니다. 이를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공부를 폭넓게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아쉽습니다. 그러다보니 필자들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류 지 호 _ 필자 발굴의 어려움은 불교출판 핵심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과제와 어려움이 있을 듯한데 무엇이 있을까요?

김형균 _ 예전엔 소설 『만다라」를 시작으로 불교에서 베스트셀러가 많이 나왔는데, 이제는 기독교와 비교가 안 됩니다. 지금 불서출판은 양적인 측면에서 기독교서적의 1/10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출판계에서 불교의 영향력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경영 악화로 필자 계발에 투자가 안 되니, 쉽게 책을 내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악순환이 거듭 되며 불교출판이 크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교시장은 좋은 쌀이 굉장히 많은 동네인데, 떡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러다보니 번역서에 의존을 많이 하게 되고, 한국불교 자체 내에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망한 전문 필자들도 먹고 살기 힘듭니다. 젊은 사람들이 도전해서 애를 키우며 가정을 꾸려나갈 수 없습니다.
이러한 책임은 불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어느 통계를 보면 불자들이 1년에 불서 1권을 채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희망이자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청소년 분야는 더욱 심각합니다. 어린이책은 한마디로 고비사막입니다. 10년 전에 ‘동쪽나라’에서 출판한 법정 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가 밀리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러한 법정 스님의 글로 만든 유아용 그림책 3권 각 5,000부를 찍었는데, 아직도 재고가 있습니다.
어린이·청소년 책을 기획할 때마다 ‘돈 생각 안 해야지’ 하지만, 쉽게 출판 결정을 못 내립니다. 그러다가 신심이 무르익어 출판 결단을 내리고나서, 서점 판매대에 책을 깔면 1주일도 안 되어 내려옵니다. 그만큼 불서 중에서도 어린이 책은 어렵습니다.
어린이출판이 얼어붙으면 잡지·출판은 물론 불교계의 미래도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어린이 불서는 교육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아이들이 커서 불교를 접했을 때 십시일반, 피안, 인연 같은 불교용어를 자연스럽게 들으며 크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김호성 _ 저도 불광출판사에서 『어린이 천수경』을 낸 적이 있으므로 한마디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어린이불서뿐 아니라 불교학술서는 가외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논리의 경쟁 속에서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출판사에만 손해와 책임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나마 불교출판사는 문서포교의 의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에,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출판을 하고 있습니다.
사보를 보더라도 모두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잡지를 포함한 어린이불서와 불교학술서 출판의 부담을 재정에 여유있는 큰 사찰이나 공익재단, 종단 등에서 나눠 맡으면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재)만해사상실천선양회’에서 학술지 「불교평론」과 문예지 「유심」을 펴내는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류 지 호 _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불교 출판물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어렵게 나온 이런 책들도 판매가 부진하여 후속타를 못내는 실정이 안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호성 교수님의 ‘역할분담론’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큰 본사급에서 발행하고 있는 사보를 재고하여 어린이·청소년 또는 학술지 등으로 관심을 돌린다면 현재의 상황보다는 훨씬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론적으로 출판은 왜 필요한지도 함께 이야기 하면서 주제를 계속 이어 갔으면 합니다.

형난옥 _ 출판의 위상 약화는 나라의 지력(知力) 약화를 의미합니다. 독서량이 떨어졌다는 말은 지력이 상당히 약화되었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지식강국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무기를 잃어버린 꼴입니다. 불교계에서도 출판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힘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종단은 물론 불교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불서읽기운동’을 펼치고 도서관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현암사는 종교 관련한 출판만 놓고 봐도 불교출판만 전문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독자들과의 만남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특정 종교와 비교해서 죄송합니다만 기독교계에서는 도서 보급에 불교계보다는 무척 신경을 쓰더군요. 기독교계에서는 표준 성경을 만드는 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며, 성경 보급에 열성적으로 임했던 기억을 어렴풋이 해봅니다. 불교계도 예컨대, 표준이 될 수 있는 한글 경전 같은 것도 만들어 보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 불교를 더 잘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호성 _ 한국종교출판 현황에 대해 1997년과 2006년을 비교해보면, 불교출판사는 반 이상으로 급격히 감소한 반면 불서 종수는 오히려 30%가량 늘어났습니다. 이는 일반출판사가 불서 출판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불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독자들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형난옥 _ 제가 불교 관련 출판물을 낼 때는 상업적 성공만을 기대하고 출판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일반출판물을 해본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해서, 불서를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겠다는 보시 차원에서 출판한다고 보시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좀 다른 생각도 듭니다. 설법집이나 옛 고전을 종교적 목적은 아닐지라도 마음 수양서로 읽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재해석하여 만들기도 합니다. 한 선원의 대표 분이 집필한 『마음 놓고 쉬는 도리』나 『그곳에 부처도 갈 수 없다』 같은 책도 그런 책인데 영역본도 냈습니다.

김호성 _ 불자들이 책을 안 읽는 근본적인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스님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불자들에게 스님의 영향력은 지대할 것입니다. 그런데 스님들이 책 읽으라는 소리를 잘 안 하신다고 합니다. 예전에 법정 스님의 법문을 듣는데, 다음 법회 때 읽어올 책을 숙제로 내주시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불서를 읽으면 신앙심 고취와 수행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유통의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지방 초청 강연 때 책 이야기를 하면, 그 책은 어디서 살 수 있느냐고 되묻습니다. 요즘엔 동네에 서점도 없지만, 서점에 가도 불서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류 지 호 _ 좀더 많은 불자들과 일반인들이 불교 책을 더 자주 접하게 하기 위해서는 불교출판계에서도 좀더 다양한 책을 출간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 심리학 관련 책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으나 정신적 스트레스는 늘어나는 현상을 다스리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틱낫한 스님과 달라이 라마의 책이 대중에게 호응받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불교에 근간을 둔 경제·경영, 자기계발, 명상, 심리 등 다양한 방면의 책이 요구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형난옥 _ 일반적으로 심리학 등 정신적인 힘이 강조되고 있는데, 과연 불서는 진화했는가를 돌아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보수적이고 경직된 틀에서 벗어나 쉬운 용어만 아니라 쉬운 형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서를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류 지 호 _ 인터넷의 급속한 성장으로 종이책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어느 정도 있을 것입니다. 전자책이나 웹진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형균 _ 전자책이나 웹진의 위협은 아직까지 몸으로 느끼는 단계는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급속하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언제 어떻게 변화될지 모릅니다. 기본적으로 원고와 사진 자료 등 기본 데이터베이스를 잘 모아놓고, 전자책과 웹진에 대한 정보와 교육에 촉각을 열어두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형난옥 _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의 편집에 참여하여 단행본 100만 부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때는 그것 자체가 굉장한 이슈였는데 이제는 양의 창출에만 기대지는 않습니다. 질의 출판에 더 기대가 크지요. 또 다품종 소량생산도 깊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출판사는 다양한 문화를 여는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기획 및 편집에 좀더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투영할 것인지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류 지 호 _ 좌담회를 정리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오늘 저희 좌담회가 불교 출판·잡지의 모든 것을 진단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을 충분히 마련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초 통계자료가 충분치 않고, 시장이 크지 않은 이유 때문에 전문 분석가의 글도 드믄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바쁘신 중에도 참석해서 귀한 말씀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