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經) 읽는 마음...

2001-05-14     관리자

[경을 읽는 마음]

경을 읽을 때의 마음은 부처님 대하듯 하여야 합니다. 즉 내가 경을 읽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회상에서 부처님 설법이 이루어 지는 마음으로 읽는 것이지요.

경을 읽는 순간에는 장소가 어디든 시간이 어느 때든 부처님이 바로 우리 앞에 현현하시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바로 내 옆에 계시는 것이며 지금 이 자리가 부처님이 법을 설하시던 그 자리이며, 지금 읽고 있는 경은 과거에 설해진 경이 아니고 지금 현실로 설해지고 있는 것이며 또한 과거 인연 깊던 천이백 아라한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오늘의 나'를 위해 설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겉모습은 내가 읽는 것이지만 내가 읽는 것이 아니고, 부처님이 나를 위해 지극한 자비심으로 설하고 계시는 것이며 이런 나로 인해 오늘 이 자리에서 부처님의 법회 회상이 재현되는 것입니다.

눈을 감으면 우리 마음은 부처님 계시던 곳으로 갑니다. 그 곳에는 지금도 아함이 설해지고 화엄이 설해지고 법화가 설해지고 있습니다. 실지로 우리 옆엔 수보리 존자가 걸식을 끝내고 부처님께 법을 설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시고 실지로 내 주위에는 지극한 정성으로 부처님 법을 듣기를 고대하는 천이백오십인의 제자들이 나와 함께 계십니다. 온 비구 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 그리고 천인(天人)들이 숨을 죽이고 거룩하신 부처님 말씀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부처님 경전은 2500 여년 전에 설해진 화석과 같이 지나간 과거가 아니고 실지로 나를 위해 지금도 설해지는 것이며 지금도 살아 있는 현재의 말씀인 것입니다.
그 부처님의 거룩한 법문이 경을 읽는 나를 통해 다시 한번 재현되며 나를 위해 설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부처님을 눈 앞에 대하듯 부처님이 눈 앞에 계신 듯, 지극한 공경심과 정성과 나의 맑은 공양으로 부처님이 설하시는 것을 지금 내가 듣는 것이, 우리가 경을 대하고 경을 읽는 마음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이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