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과 조상공경

신앙실록

2008-03-01     관리자

1. 죽어도 사는 인생
사람이 살고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죽어서도 살고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의 삶에 대해서 여러가지 신비한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은 저 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준에서도 살았을 때의 부부라던가 한가족관계를 이루고 있던 것이 다시 죽은 후에도 좋은 일을 주고 받는 것을 볼때 중생의 미혹을 깨뜨려 밝은 자성을 보는 것만큼 값있는 일도 없다는 것을 세삼 생각하게 됩니다. 살아서 밝고 우애 있고 따뜻하게 대해 준다던가 서로 깊이 이해하고 돕는다는 것이 우리 생활의 행복의 기본인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살아 생전에 그러한 착하고 기쁜 서로의 관계는 또 죽은 후에도 서로가 따뜻하게 돕고 향상되는 인연 가운데 있게 됩니다. 반대로 살아서 불목하고 대립된 감정에서 살다가 그대로 죽게되면, 역시 죽은 후에도 그런 감정의 대립관계가 남아 있어 서로 불행을 주게 되는 것이니 이런 것을 생각하면 우리의 생활은 어떤 때라도 밝고 따뜻한 사랑이 엉킨 생활이어야 하겠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2. 조상과 정신병

약 다섯 달 전 일입니다. 친지의 소개로 四八세 되는 S여사를 만났습니다. (사정상 이름은 안 밝힙니다) 그는 三남매의 어머니로서 서울 강서구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남편은 한 달 전에 병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장례도 치르고 마음을 안정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을 즈음에 뜻밖에 고등학교 3학년인 장녀가 병이 났습니다. 그것도 보통 병이 아닌 정신병입니다. 별안간 학교에 가자 병이 발작하여 하는 수 없이 서울 성북동에 있는 정신과에 입원시켰습니다. 가장이 급히 돌아가신 데다가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이런 환난을 당하니 백방으로 헤매다가 저에게 의논해왔습니다. 대게 정신에 오는 병은 조상과의 부조화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이며 더우기 근자에 집안어른의 상을 당하였을 때는 더욱 그곳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물어서 알아진 바로는 S여사는 죽은 남편과 심한 부조화 상태로 있었다는 것입니다. 상세한 것은 알 수 없어도 부부의 불화관계는 오래 전부터 계속되었었는듯 하였습니다. 그것도 부인편에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는 듯 하였고 남편이 죽기 1년 전부터는 이혼이 제기될 만큼 문제가 심각하였는듯 하였습니다. 그러한 불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남편은 병이 났고 이윽고 죽었던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죽은 남편은 아내에 대하여 깊은 불신과 원망과 증오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었습니다.

그것이 생전에서 화해를 못보고 죽은 후에도 아무런 화해와 설득의 작법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또한 S여사는 그 기질이 남편보다 억세어서 남편이 능히 아내와 대화를 통한 호소가 불가능한 관계에 있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경우 미혹한 영혼은 죽은 후에도 그 마음 속에 증오와 울분이 가시지 않았고 또 호소할 길도 끊겨 있으므로 불안이 절정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그 영혼의 불안한 정신상태는 영적 차원이 비슷한 형제나 자녀에게 미치게 되므로, S여사의 경우에서는 그 딸에게 조화를 이루지 못한 아머지의 영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3. 참회하고 독경하다

S여사는 저에게 딸의 병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간곡히 호소해 왔습니다. 저는 그에게 몇가지 다짐을 받고 이렇게 일러 주었습니다. 『따님의 병의 원인은 어머니인 당신에게 있습니다. 돌아가신 남편에게 참회하십시요. 그리고 고마운 남편이었다고 감사하십시요. 그리고 집에 남편의 위패를 모셔놓고 그 앞에서 열심히 독경하십시요. 남편이 이승에 애착을 버리고 불보살님의 가호력을 입어 극락세계에 태어나도록 염불하고 기원하십시요. 』

딸의 병이 심각한 만큼 S여사의 독경도 진실하였을 것입니다. 딸을 구하고자 하는 진지하고 애절한 모습에서 그것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후 20여 일이 지났습니다. 과연 학생의 병은 회복되었고 정상에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수 일 동안 휴식하다가 학업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오기에는 누구나 의사의 치료가 적절하였다고 생각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에 못지 않게 S여사의 진실한 참회와 독경 염불 공덕이 컸다고 확신합니다.

만약 미혹한 인연 있는 영이 계속하여 작용해 올 때 정신치료만으로는 회복되지 목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경험에서 인간은 육체만이 아니며 영적 정신적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확신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가정은 어떤 경우라도 따뜻하고 우애 깊은 진실을 서로 주는 사이가 되어야 겠다는 것을 다시 생각합니다. 그리고 살아 있을 때보다 영의 세계가 사뭇 부처님 법문에 영민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였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