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육 혁명할 때가 아닙니까

특집/종립학교의 교육

2008-02-17     김재영

  1 가능성을 현실로

 내가 봉직하는 학교는 서울의 사립 여자 고등학교이다. 순수한 민족자본으로 세워진 이 학원에는 천 팔백 명의 학도들이 재학하고 있다.

내가 15년 전 이 학교로 부임해오니, 특별반으로서 타종교 학생회만 활동하고 있었다. 一九七0년, 뜻 있는 동료들과 학생들이 함께 모여 불교 학생회를 세우고 법회 활동을 시작하였다. 당시 타종교 신자이신 학교장도 이러한 종교반 활동에 매우 협조적이어서 퍽 다행스러웠지만, 동료 교직원들의 이해성, 불교 교육 체제의 부재, 경전 교재의 결핍, 사찰과의 유기적 관련성 곤란 등의 허다한 장애요인이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보리들은 부처님을 찾는 뜨거운 구도심을 바탕으로 십년을 한결같이 정진해왔다. 지난 6월 30일의 학교 공식 통계에 의하면 타종교 학생회원 五一0명, 불교 학생회원 五六0명, 이제 우리 학교에서는 불교 학생회가 최대 종교로서의 마땅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금년 1학년의 경우, 재적 6백 명 가운데 불교학생 二三0명으로서, 2백명 돌파의 열망을 창립, 만 십년만에 성취하였다.

 불교 학생회의 활동은 단순히 숫자놀음으로 끝나지 않고, 학생 생활 지도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토요일 아침 7시에는 백여명의 싱싱한 보리들이 학교 소강당에서 합장하고 찬불가를 소리 높이 부르며, 스님의 사자후(獅子吼)를 경청하고 있다. 초파일 일주일 전부터는 오색 연등이 학교 강당 입구를 화려하게 장엄했다. 교무실에서도 보살, 부처님, 공양 등의 용어가 생활어로서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있다.

 

  2 학교마다 불교 학생회를

 종단에서 수억의 자본을 투입하여 종립학교를 세우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타종교 학교가 엄청나게 팽창하는 것이 그들 교단에서 세워서만은 아니지 않은가? 설립자나 학교장이 그 종교인이면, 그 학교는 그 종교학교가 되는 것이다. 〔물론 사립의 경우〕

 전국의 사학 가운데 불자가 설립한 학교도 많고, 불자가 교장인 학교도 많다. 이런 학교는  마땅히 불교 정신을 건학 이념으로 표방해야 하고 불교교육을 교과목으로 실시해야 한다. 모든 학교에는 불자 교사들이 없는 곳이 없다. 불자 교사들은 학교에서 불교반을 만들고, 마땅히 지도의 책무를 져야 한다. 나는 우리 학교의 증거를 통하여 불자 선생님들이 작심하고 나서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진실을 명백히 장담할 수있다. 모든 학교에 종교반이 있어야 하고, 불교반이 가장 크게 활동해야 된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 아닌가. 불자가 설립한 학교에서 부처님의 진리를 교육한다는 것이 또 얼마나 당연한 일인가.

 죽어가는 오늘의 학교 교육을 살릴 생명의 물은 종교 교육의 큰 강줄기에서 찾아야 한다. 이생명수의 줄기는 우리 불교의 바다로 부터 비롯 되어야 한다. 이 일은 꼭 실현되어야 하고, 또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지금 이 일은 단순한 희망사항이나 가능성이 아니라 하나의 산 현실로서 우리 눈 앞에 있다.

수 많은 불교 학교, 수 많은 불교반을 통한 새로운 불교 교육 혁명의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이것은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부처님의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