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만(公慢)을 드높이자

권두언

2008-02-11     관리자

사회 정화운동의 정착을 위하여

오늘날 우리나라 구석구석에는 사회 정화의 물결이 세차게 감아돌아가고 있다. 정부중앙관서를 비롯하여 각 행정관서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사회, 기업체, 각 종교 단체와 모든 사회단체가 총 참여한 운동이다. 그래서 사회 구석구석에 남아있던 온갖 비리와 부정을 과감하게 차곡차곡 소탕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까지 이런 운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역대 위정자와 뜻있는 단체와 인사들에 의하여 끊임없이 주장되고 이 운동이 전개되었었지만 별 성과는 보지 못했다.

대개가 일시적인 구호나 운동에 그치고 만 감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본 란은 이 운동이 큰 성과를 거두기를 기원하면서, 온 불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있는 정진을 촉구하는 바이다.

대개 사회 정화운동은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의식이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국민 대다수의 정신적 바탕을 정화하는데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 운동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한낱 일시적 운동으로 흘러가고 마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사업이 참으로 실효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먼저 국민 각자가 자주적인 자신(自身)에 눈떠야 하고 그 자신 속에서 끊임없이 청정성을 뚜렷이 확인하여야 한다. 만약 주체적인 자기에 눈뜨지 못하고 육체적 나(我)와 물질적 욕망과 그 충족에만 관심한다면 인간은 영원히 타락의 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사회에는 이기와 비리와 부정이 터져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 정화운동은 구호와 행사와 실천운동에 못지 않게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의식정화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불자의 책임이 누구보다 막중하다 하는 것이다.

경의 말씀에「마음의 청정함을 따라 국토가 청정하다」하였고 또 「일체유심조(一 切唯心造)」라고 하였다. 사회 모든 현상은 우리의 마음이 만드는 것이며, 우리의 마음의 청정 정도에 따라 우리의 환경과 국토가 청정하다는 말씀이다.

이 가르침을 불자들은 온 국민에게 전하고 온 국토에 펴야 하겠다. 그리고 마음의 청정을 닦아가는 방법도 널리 전하여야 하겠다. 여기에서 오늘의 사회 정화운동은 참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이며 구경의 완성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자주적인 책임의식의 문제다. 원래로 인간은 우주의 중심이며 개아(個我)는 자각적 정신이 그 핵심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은 자신에 대한 자각의 정도에 따라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개개인이 사회화경을 만드는 주인공이다. 그러므로 사회 정화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각에 의하여 성취되는 것이며 국가와 사회는 그것을 돕는데 불과한 위치에 있다. 거듭 말해서 사회 정화의 결정적 핵심이 개아의식의 정화라는 말이다. 한 사람이 청정할 때 사회가 청정해지고 한 사람이 애국할 때 나라의 부강이 온다. 반대로 내 마음이 부정할 때 사회가 문란해지고 내가 국가에 충성하지 않을 때 나라가 약해진다. 나는 나 한 몸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중심임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이 「사회와 국가의 중심이다」라는 말은 자칫하면 잘못된 「아만(我幔)이 아니냐」할 것이다. 원래 아만은 망자존대(妄自尊大)를 나타내는 교만이다. 그러나 내가 나라에 충성하지 않으면 나라가 흔들린다는 자부심과 긍지는 결코 마발이 아니다. 그것은 개아의 교만이 아니라 자신이 국가의 토대라는 대아적 자각과 책임을 말하는 것이다.

일찍이 신 소천(申韶天) 노사는 이것을 공만(公慢)이라고 하였다. 만(慢)이기는 한데 공변된 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공만은 크면 클수록 개아가 성장하고 이기주의와 고식적 편의주의는 사라지며 사회는 밝고 활기에 차고 국가는 부강해지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물결치고 있는 사회정화 운동은 이것이 민족번영의 기초작업이다. 참된 안정과 질서와 창조는 여기에서부터 싹이 튼다. 온 불자들이 신앙적 열정으로 이 운동에 앞장서야 하겠다. 이것은 사회와 나를 밝히는 동시에 자아의 청정과 불국토를 실현하는 고귀한 작업인 것이다. (광 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