宗敎 敎育의 必要性
특집/종립학교의 교육
①종교의 필요성
종교는 우리 모든 인간의 생명의 요구이다.
종교같은 것이 왜 필요한가라고 묻는 사람이 있
다면 무엇 때문에 살 필요가 있는가를 묻는 것과
같다. 자신의 생명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진지한 종교가 따른다.
종교는 우리 내부의 가장 깊은 곳에 필연적으
로 있는 요구이다. 생명 그 자체가 바로 종교의
요구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 생명의 요
구를 실현하는 생활이 종교 생활이다. 우리의 일
상 생활이 긴장하고 고민하는 상태에서 때로는 실
망하고, 때로는 공포심에 떨고 소외감을 갖기도
한다. 종교 생활은 이러한 인간의 분열된 감정
을 통합해주는 생활이다. 우리는 분열된 상태로
서 살 수가 없다. 그러므로 보다 높은 통일을
희구하는 요구가 우리의 의식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통일은 만족하는 것이고, 자유로운
생활이고, 상태인 것이다. 분열은 고통에 차 있
고, 불만과 부자유한 것이다. 여기에 우리는 자
유를 원하고, 극락정토를 희원해 마지않게 되는
것이다. 자기의 마음 내면 속에 두 개의 「나」가
도사리고 있다가 종교에 귀의함으로서 「참 자
아」의 중심으로 통일되는 것이다.
분열된 두 개의 나를 통일하여 제3의 새로
운 세계, 보다 높은 참 나를 발전시키는 것이
종교이다. 종교 생활을 위하여는 끝없는 정진이
따라야 하며, 이것이 종교가 존재해야 할 이유
가 되는 것이다. 불교는 이와 같은 종교의 속성
과 일치하고 있다고 보겠다.
②종교 교육의 가치
그런데 인간의 생명의 요구가 종교임에도 불
구하고 현대의 학교 교육은 현실 생활에만 능숙
한 인간〔能力〕을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경향이 짙다. 학교 교육이 의도적이고 계
획적인 교육이란 점에서 어떤 다른 사회적인 교
육보다도 가장 효율적이라 함은 말할 필요도 없
다. 학교 교육이 현실의 이익 추구라는 한편에
만 유용한 인재를 양성시키고 있고, 이상적인
참인간의 형성에 대하여는 무관심한 것은, 인간
자신의 품격을 스스로 하락시키고 있다고 생각
된다. 우리 나라 교육의 가치설정의 기준이 근
본적인 것을 망각하고 지엽적인데 흐르고 있다
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개인적인 가치
인 건강을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측면에서만 다
루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오늘의 일반적
인 경향은 경제적인 이익추구가 지상 최대의 목
표가 되어 있고 또한 기술적인 가치지향은 우리
를 효용성만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경제적인 이익에만 기술적인 효용을 무
시한 현실 속의 개인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지
만, 역시 인간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이다.
고전적인 교육에 있어서 가치 설정은 참되고
〔眞〕착하고〔善〕아름답게〔美〕사는 것으로서
정신적인 가치와 도덕적인 가치와 예술적인 가
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는 서서히 물러나고 개인적인 가치
에서의 건강과 경제여건, 그리고 기술과 더불어
정치적인 가치인 권력이 더 표면화된 가치로 나
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인 측
면이 일반화 되어 이웃과 서로 협동하고 사랑한
다〔愛〕는 가치가 표면화되고 있음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인 측면보다는 개
인적인 가치만이 강조되고 또 개인주의가 오히
려 이기주의로 잘못 받아들여져서 사회는 그대
로 자기 중심의 이기심만이 추구되고 있다. 이
것은 가치관의 혼란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되어진
다. 또한 가치관의 혼란은 인간을 정신적으로
분열하게 만들며, 정신적인 분열현상은 다시 우
리를 불안으로 이끌어가게 된다.
여기에 우리는 진선미의 가치실현을 적극적으
로 추진해야 할 것과 더불어 다시 더 나아가서
성스러운 것(聖〕의 가치 실현에 노력해야 할 필
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진. 선. 미 그리고 성스러운 것의 추구는 인
간의 품성을 높여주는 근본적인 요소이기 때문
이다. 현대가 아무리 과학 기술의 효용성과 경
제적 이익을 지상의 최고 목표로 삼는다고 하더
라도 결국 그것은 인간을 만족스럽게 해 주지는
못하며 궁극적으로는 불안의 요소를 더욱 성화
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진선미의 실현으로서 완전한 자기
실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여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인간의 불안한 요소는 종교가 아
니면 구제하지 못 한다. 종교는 인간 내면의 마
음〔宗敎心〕에서 길러진다. 이 종교심은 바로 부
처님이 말씀하신 보리심(菩提心)에서 비롯 되어
지는 것이다. 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이상적인
인간상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은 보리심이 우리
내면에 본래 갖추어져 있다고 스스로 깨닫는 것
이다. 오늘의 교육은 인간을, 적어도 보리심을
내도록까지는 끌고 가야할 것이며 여기에 밑바
탕을 두고서 이웃에 대한 사랑〔慈悲〕으로까지
행동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교육이 「인간의 행동의 변화과정」이라고 정의
내릴 때에, 인간의 궁극적인 자기 실현을 지혜
와 자비의 완성된 행동으로 표현되어야 비로소
교육의 근본목적이 달성되었다고 생각한다.
③현실에 맞는 불교 교육
교육이 아무리 공공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종교의 본질이 인류 공영공생에 목적이 있는 만
큼 교육 현장에서의 종교 교육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종립학교는 건학이념의 특수성을 인정받고
설립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성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만 건학이념을 실
현할 수 있다. 여기에 교육의 실제적 문제와 관
련지어 몇 가지 제언을 하려고 한다. 교육의 구
체적인 목적을 세 가지로 나누어 볼 때,
(1)우선 장소적인 관계를 생각하여 국가와 국
민의 실정에 알맞은 것이어야 한다. 동양에 위
치한 우리나라는 불교 문화권의 중요한 위치에
있다. 동시에 국민의식의 저변에는 불교적인 요
소가 흐르고 있다는 특수한 역사적인 조건을 생
각해야 한다.
(2)이러한 여건과 더불어 현대적인 감각이 있
는 교육, 즉 현대 사회 속에서 실제 생활을 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들어야 한다.
(3)마음과 몸의 발달 단계, 즉 연령, 성별 등
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구체적 목적을 실현
하기 위하여는 교학적(敎學的)인 연구가 선행되
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방법에 있어서도
충분히 논의되고 연구해야 할 과제이긴 하지만,
우선 긴요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하려고 한다.
첫째, 종립학교의 교육 현장의 구성원은, 자
질은 물론, 사명감 있는 종교적 신념과 봉사적
인 정신이 구비되어야 한다.
둘째, 환경 조성 문제,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심미적인 정감이 우러나는 것처럼, 종교적인 분
위기 속에서는 경건한 마음과 귀의하고 싶은 마
음이 우러나도록 환경의 무의식적인 동화력도
또한 중요시해야 한다.
셋째, 불교적인 가치와 접촉할 기회를 가능한
한 많이 만들어야 한다. 가령 법회, 수련회, 강
연회, 연극, 시낭송 등에 의하여 종교적인 정조
(情操:Sentiment)를 높여 주어야 한다.
이상의 방법은 구체적인 교육목표와 잘 조화
되어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