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 구제도 꿈!

2001-01-30     관리자

[중생 구제도 꿈!]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 하나는, 중생 구제도 꿈!이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모르고 흔히 중생 구제한다고 우리가 조금 상(相)을 일으키는데-세속 말로 말하면, 소위 '폼'을 잡는 것이지요-천만의 말씀! 구제될 중생도 없고 구하는 보살도 본래 없는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자꾸 보살이 중생을 구한다,는 마음을 내니 불보살님들이 자꾸 웃으시는 것입니다. 중생 구제도 꿈 속의 일인데 말입니다.

제가 아는 불연이 아주 깊으신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참으로 부처님과 인연 깊으신 분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마 과거 여러 생을 여법히 닦으셨을 것입니다. 선지도 뛰어나고, 안광이 형형하신 분입니다. 이 분은 '지옥중생을 마침내 다 구하리라'하는 지장보살님 같은 대원을 가지고 지금 그렇게 살아가고 계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보기에 이 분은 당신 말고는 다 지옥 중생입니다. 지옥중생을 구하겠다, 라고 늘 말씀하시는데, 부처님 법문에 지옥이 어디 있고 지옥 중생이 어디 있습니까? 모두 다 잠자는 보살, 부처를 이루지 못하신 부처님들에 지나지 않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이 분은 당신 말고는 다 지옥 중생이라시며 그들을 구하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없던 지옥이 그 분 발걸음마다 생겨나고(지옥에 가서 지옥 중생 구하시겠다니) 멀쩡한 중생이 그 분 앞에서는 모두 '지옥 중생'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옥 중생이 구해질 리가 있겠습니까? 본래가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데도 끝없이 지옥 중생을 구제하겠다고 되뇌이십니다.
사실이 이러 하니 중생은 중생대로 괴롭고(왜냐하면 자꾸 자기는 지옥 중생이 되어 버리니까!), 이 분은 이 분대로 구제되지 않는 지옥 중생이 더욱 가엾습니다.

내 능력이 보잘 것 없어 저 지옥 중생이 구제가 안 되는구나! 나는 어찌 이리도 아직 힘이 미약한가 하고 한탄하시거나 또는, 지옥 중생을 구제하시겠다는 보살인 당신 말을 몰라 주고 당신 말을 듣지 않는 저 중생들이 지독히도 야속한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꾸 중생들은 그 분 곁을 떠나갑니다. 그 분을 경원시하고 그 분을 두려워 하니 모든 일이 그리 뜻대로 되지는 않는 것입니다. 온 중생이 성불하는데 없는 지옥에서 당신 혼자서만 지옥 중생을 구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본래 구제될 중생이 없는 것이고 한 중생도 구제된 바가 없다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그러니 중생을 구제하겠다, 는 생각을 하는 것도 모두 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꿈은 꿈 중에 '제일 멋진 꿈'입니다. 꿈을 꾸더라도 이런 꿈을 꾸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꿈은 꾸고 나도 기분이 상쾌하고 가슴에 맺히는 것이 없습니다. 신날 뿐 아니라 마음이 시원합니다. 옆에서 보는 사람도 시원합니다.

중생 구제의 큰 뜻을 세웁시다. 그러나 이 역시 꿈인 것을 잊지 맙시다.
구할 중생도, 구제될 중생도 일체가 없는 이 눈부신 화장 세계에서, 할 일 없는 사람되어 한나절 중생 구제의 꿈이나 한바탕 실컷, 여한없이 우리 모두 한 번 꾸어 봅시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