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 다실

불광 다실

2008-01-30     관리자

※ 아직도 바람은 차갑다. 이겨울은 유난히도 혹독스러이 추웠다. 아마도 중동지역의 유전을 놓고 세상이 떠들썩 하는 바람에 불안하고 떨리는 추위도 보탰느나 싶다. 그러나 어차피 이젠 봄이다. 눈속 얼음 밑에 물은 졸졸 흐르고 개울가 양달쪽 한모퉁이에는 벌써 버들강아지가 그 차가운 바람 속에 포근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우리 불광은 지난 추위 동안을 어느해 보다도 뜨겁게 활동하였는가 한다. 가장 동장군의 위세가 심했던 1월 중에 각 법등 점등대회를 가졌다. 이것은 불광을 구성하하고 있는 각 법등에서 신앙 정근과 전법활동이 얼마나 불타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행사다. 새 봄과 함께 나라와 사회를 향해서 크게 발돋음 하고 활개칠 준비작업이었다.

정말 놀라 우리만치 뜨겁게 뜨겁게 불타고 있었다. 철저한 기도여행을 법등심지로 삼아, 온 이웃을 밝히는 전법의 빛과 온 불자 형제가 하나로 묶이어 보살국을 향한 수레바퀴를 크게 글리고 있는 것을 거듭거듭 확인하였다. 참으로 믿음직스럽고 자부심을 넘치게 하는 행사였다.

겨울은 새봄을 준비하는 고요의 계절이 아니었다. 여름이 푸르게 타오르는 것처럼 불광의 겨울은 오히려 뜨겁게 타 오르고 있었다. 불광법등의 씩씩한 행진에 박수를 보내며 기대를 보내며 기대를 건다.

※ 불광이 겨울 동안 준비한 것이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은 불교음악에 불을 붙힌 사실이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불안할 때일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욱 밝고 늠름하며 희망에 불타 있어야 한다. 그것은 경제나 정치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깨달음, 진리의 실천자에 의해서 행해져야 한다. 그래야 어둠이 물러간다. 평화와 성취가 온다. 지난 연말이래 세계를 뒤덮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향하여 불광이 올린 횃불이 불교음악 발표다. 밝고 싱싱한 진리의 노래를 널리 펴냄으로써 우리의 가슴과 앞날을 밝게 장식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위기의 시대에 불자의 존재와 역활을 뚜렷이 한 행사였다. 지난 2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단은 이런 막중한 뜻을 담은 밝고 희망찬 선율의 폭발이었으니 우리 불자의 수확은 과연 켰다 아니할 수 없었다.

※ 광실자는 또 몇마디 더 회고조의 가락을 읊지 않을 수 없다. 대학생 불교운동의 초창기에 초석을 놓았던 원조 박성배 교수가 11년 만에 일시 귀국한 것이다. 지금은 미국 뉴욕주립대학 교수로써 그곳에서 한국사상 연구소를 담당하고 있는데 그는 불법홍법차 도미한 이래 11년 동안을 정말 눈물 겨운 정진을 거쳐 뉴욕주립대학에 한국사상 연구소와 그 연구를 담당할 한국적 강좌마저 개설하였다. 이는 우리의 요망을 한몸으로 실현해 준 것이라 그 성과가 우리 모두의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래서 1월 10일의 불광법회는 그의 성대한 환영법회가 되었고 그는 그 동안에 성장길을 눈물나게 발표해 주었었다. 보살의 성장이 그렇게도 눈물 겨운 것인가를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심어 준 밤이었다.

※ 구랍 25일에는 한국불교 정화운동의 거장 경산종사가 입적하더니 금년 정월 초하루에는 우리 모든 불자의 친구였던 방울스님 홍도보살이 또 갔다.

경산종사는 금강산 유점사에 출가하여 생애 전반은 선사로써 수정같은 맑은 수도생활에 몸 바쳤고 불교정화가 일어난 1954년부터는 종단 바로 잡는 일에만 오로지 몸바쳤다. 이제 저 수줍음을 띄운 미소, 평화가 담긴 낭낭한 목소리가 회상의 상념 속에 숨고 말았다. 그러나 경산스님은 오늘의 모든 불자에 맑은 정진과 뜨거운 호법원력 속에 깊이 살아 있을 것이다. 종사의 면목은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홍도스님 장례식에는 그와 더불어 가슴을 통하고 있던 순무관의 야인들이 모여 [붓다의 메아리] 에 실어 그를 보냈으니, 왈 [한국불교 사회봉사 단체장] 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