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약사경과 십이十二대원

특집Ⅱ · 약사여래와 그 신앙

2008-01-30     고산 스님

약사경은 약사여래 부처님의 중생 제도의 본성을 말씀하고 있다

 

1. 약사경에 대하여

 약사여래에 대하여 말씀한 경전이 여럿이 있어 종래 약사오경(藥師五經)이라 하여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널리 전해지기는 약사여래본원공덕경(藥師如來本願功德經)이다. 그밖에 관정경(灌頂經) 약사여의왕경(藥師如意王經)들이 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옛날에는 약사경이 범어원전이 없다고 하여 위경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그렇지만 근래에 연구결과 이미 적천(寂天)보살의 대승집보살학론(大乘集菩薩學論)에도 약사경의 인용이 있고 그 후에 범본이 발견되므로써 위경 논란은 사라졌다. 여기서는 약사여래본원공덕경에 의하여 약사여래의 十二대원을 간략하게 살피기로 한다.

 

  2. 약사경의 특징

 약사경은 어떠한 내용이며 교학사상의 특징은 어떤 것일까?

 약사경은 현세의 이익과 미래의 정토에 왕생할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대체적 특징이다. 정토에 대하여도 서방극락정토를 배제하지 아니하고 동방유리광정토를 설하고 있다.

 약사경은 약사여래 부처님의 중생제도의 본원을 말씀하고 있는데 여러 경전 가운데 핵심은 十二대원이다. 十二대원이 일체중생을 제도하는 원력의 근원이 되어 있다. 그래서 아세아 각지의 불교도들은 한결같이 약사여래를 신앙하고 염불하며 존상을 조성하고 수행을 하는 것이다. 十二대원의 요점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께서 광엄성(廣嚴城)에 계실 때 문수보살이 약사여래의 본원과 공덕에 대하여 물었을 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약사여래본원공덕경이다. 거기서는 十항하사의 국토를 지나서 정유리세계가 있고 그 부처님을 약사유리광여래라고 한다. 이 부처님은 보살도로를 닦을 때 十二대원을 세워 중생의 서원을 모두 이루게 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하여 설해진 十二대원의 요점은 다음과 같다.

 제一, 자기가 성불하였을 때는 모든 중생이 부처님과 똑같은 원만한 상호를 갖추게 한다.
 제二, 내세에 보리를 이루었을 때 몸이 유리와 같이 밝고 깨끗하며 일월 보다도 장엄하리라. 어둠 속 중생을 모두 비추어서 저들의 소원을 성취시키리라.
 제三, 방편과 지혜가 한량이 없이 많은 중생이 구하는 바를 만족하게 한다.
 제四, 사도를 행하는 자를 없게 하고 소승인 사람을 이끌어 대승의 믿음에 머물게 한다.
 제五, 모든 사람이 계율을 지키고 삼취정계(三취淨계)를 지키게 한다. 설사 계를 파하였더라도 약사여래의 명호를 부르면 청정하게 되고 악도에 떨어지지 않는다.
 제六, 신체가 불구인 사람이 약사여래의 명호를 부르면 구족해진다.
 제七, 중생들이 병들어 고통에 빠져 의지할 데 없고 의사도 없고 빈궁하고 고통이 많을 때 약사여래의 명호를 들으면 모든 병이 사라지고 심신이 안락하고 풍족하며 다시 위없는 깨달음을 얻게 하리라.
 제八, 여자가 백가지 장애 때문에 성불하지 못하고 있을 때 그가 여신을 버리고 자원하면 그 원을 이루게 하리라.
 제九, 나쁜 지견을 버리고 바른 지견에 돌아가게 하여 속히 보리를 얻게 하리라.
 제一O, 나라의 형벌 등 온갖 세상의 고통을 만난 사람도 약사여래의 이름을 들으면 약사여래의 복덕과 위신력으로 재난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제十一, 굶주리고 목말라 괴로워하는 사람도 약사여래의 이름을 들으면 훌륭한 음식으로 만족하게 되고마음의 편안함을 얻어 안락하리라.
 제十二, 의복이 없어 추위와 더위에 괴로워 하는 사람도 약사여래의 이름을 들으면 곧 훌륭한 의복을 얻어 모든 장엄을 성취하리라.

 이상이 유명한 약사여래의 十二상원이다.

 우리는 이 원이 중생의 죄와 고통에 사로잡혀 다른 청정한 마음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살피고 그에 대한 극진한 자비가 十二상원 속에 담겨 있는 것을 보는 것이다.

     3. 약사회상 약차대장

부처님에 대하여 화신불(化身佛) 보신불(報身佛) 원생불(願生佛) 법신불(法身佛)이 말하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법신은 부처님의 본신이고 화신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방편신이지만 원생불은 원을 세워 원에 의하여 성불 하였다는 뜻이니 약사여래나 아미타불이나 지장보살이 바로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보신불 은 과거세 수행의 결과로 이루진 불신이지만)

 약사여래는 중생이 고통에 빠져 스스로 수행하기 어렵게 되고 고통에 지쳐 있을 때 그를 구제하고 큰 원을 세워 오랜 수행을 거쳐 성불한 것이다. 이러한 약사여래는 중생의 고난과 중생계의 온갖 재난을 몸소 함께하고 계심을 말하는 것이며 그러한 고난의 현실적 구원자로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심을 알 수 있다.약사경에는 약사여래의 공덕과 큰 원이 일조일석에 된 것이 아니고 七불약사를 七불이며 그 세계도 동방四항하세계에 있는 광승(光勝)세계로 시작하여 五 · 六 · 七 · 八 · 九항하사세계에서 각각 약사불 세계가 있고 十항하사 동방에 정유리세계의 약사여래불국토가 있는 것이다.

 또한 약사여래에는 많은 권속들이 있다. 일광 월광 양대보살 외에도 十二약차대장(藥叉大裝)이 있어서 약사여래의 교화를 더욱 크게 빛내고 있다.

 十二약차대장은 각각 十二부의 신장을 거느리는 대장으로서 약차대장이 각각 七천의 약차신장을 거느리고 있으므로 八만四천의 신장이 약사여래의 위덕을 돕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관정경 · 본원경 ·  본원공덕경 · 七불본원공덕경 중에 각각 상세함을 볼 수 있다. 이와같은 약사여래의 위덕과 공덕은 필경 무엇일까?

 첫째는 중생을 고난에서 제도하는시고자 하는 부처님의 대자비 원력이다. 둘째는 중생의 미혹을 여실히 보면서 그 미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생의 실정을 너무나 곡진하게 살피고 계시는 부처님의 지혜의 방편이시다. 셋째는 어떤 고통이나 어떤 죄의 결박이나 어떤 개인적 사회적 재난이라 하더라도 필경 부처님의 대자비원력으로는 제도하지 못함이 없는 크나큰 원력과 위신력을 말해 준다 하겠다. 이러한 부처님의 지중한 자비시설이 있거니 우리에게 어찌 절망이 있을 수 있으랴.

 어떠한 고난에서도 부처님의 자비의 손길이 뻗히고 있음을 믿고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